*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보이그랜더의 VM 렌즈 아포-란타 90mm F4 클로즈 포커스에 관한 두 번째 포스팅입니다. VM 마운트 최초의 간이 매크로 렌즈로 쿼터 매크로 이상급의 근접 촬영 성능이 발표 당시부터 관심을 모았습니다. 라이카 M 시스템의 가장 큰 약점이 근접 촬영이니 당연한 얘기겠죠. 거기에 화질과 색수차 억제력이 뛰어난 아포크로매트 설계가 적용됐습니다. 현행 VM 렌즈들 중 화질과 활용도가 가장 뛰어난 렌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이그랜더 아포-란타 90mm F4 클로즈 포커스 - 고화질, 매크로, 휴대성의 조화.
보이그랜더 아포-란타 90mm F4 클로즈 포커스 - 고화질, 매크로, 휴대성의 조화.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보이그랜더의 새로운 VM 렌즈 아포-란타 90mm F4가 출시됐습니다. 0에 가까운 색수차, 최고 수준의 해상력을 자랑하는 아포-란타 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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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cm 근접, 0.28배 간이 매크로 촬영

이 렌즈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 할 것은 단연 근접 촬영 성능입니다. 최단 촬영 거리를 50cm까지 줄였고 망원 프레임 덕분에 최대 촬영 배율이 0.28배에 달합니다. 1:1 매크로 렌즈의 1/4 수준에 근접하죠. 1:1 매크로 렌즈에는 비할 바 못 되지만 근접 촬영 성능이 떨어지는 M 시스템에선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입니다.

저 역시 소품, 음식 등의 사진을 찍을 때 최단 거리가 멀어 따로 미러리스 카메라를 챙기거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대신해 왔는데 이 렌즈로는 원하는 것들을 의도한 프레임대로 찍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F4 최대 개방을 활용하면 얕은 심도 연출까지 더해지고요.

최단 촬영 거리는 50cm지만 뷰파인더는 70cm까지만 연동이 됩니다. 50-70cm 구간은 라이브 뷰 또는 비조플렉스를 사용해야 해요. 오동작을 방지하기 위해 렌즈 초점링은 70cm 구간에서 한 번 걸리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덕분에 파인더에 눈을 댄 상태에서도 근거리 초점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요.


동일한 피사체를 70cm, 50cm 거리에서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작은 시계의 디테일을 표현하기에 70cm 촬영은 아무래도 아쉽습니다. 크롭을 해서 쓴다고 해도요. 50cm에서는 그보다 세부 묘사가 한결 나아집니다. 한 뼘 남짓의 거리지만 촬영의 편의성 및 결과물이 모두 차이가 나죠.
[아포-란타 90mm F4의 50cm 근접 촬영 이미지]



라이카 M 카메라로 촬영하기 어려웠던 작은 디저트를 크고 선명하게 찍을 수 있었습니다. 아포-란타 시리즈로 기본적인 해상력이 좋아서 F4 최대 개방 촬영으로 충분했고요. 그래서 이 렌즈를 쓰는 동안에는 음식, 소품 사진을 평소보다 많이 찍었습니다. 화면 가득 찬 피규어나 디저트를 보며 셔터를 누르는 즐거움이 있더라고요. 미러리스, 스마트폰 카메라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라이카 M 사용자들에겐 카메라의 성능이 한 단계 향상된 듯한 기쁨입니다.



90mm 프레임

이 렌즈의 또 다른 본질은 '망원 렌즈'입니다. 90mm로 이 역시 M 시스템에서는 흔치 않습니다. 뷰파인더 안의 프레임 라인이 너무 좁아서 구도 설정 하기도, 초점을 잡기도 쉽지 않거든요. 그래도 최근 제품들엔 라이브 뷰 기능이 지원되면서 전보다 활용도가 높아졌습니다.

28-50mm 렌즈에 익숙한 M 사용자가 90mm 렌즈를 쥐게 된다면 하루, 이틀은 진땀을 뺍니다. 하지만 적응이 끝나면 꽤나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얻을 수 있어요. 간결한 프레임, 함축적인 표현이 M 시스템과 잘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에는 거리, 스냅 촬영에서 그 장점들을 느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피사체는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아 표정과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망원이라 프레임 주변을 정리하기가 수월했습니다.





어쩌면 스트릿 포토그래피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레임이 90mm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물론 90mm 렌즈를 M 카메라에서 쓰는 것은 불편합니다. 라이브 뷰를 쓰더라도 셔터 랙 문제가 있고 배터리 소모도 훨씬 빠릅니다. 그래도 여행지에서 하루쯤 90mm 렌즈만 물려서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이 렌즈가 아니더라도 M 카메라와 75mm 또는 90mm 망원 렌즈 조합은 꼭 한 번 써 보시길 바랍니다. 당장엔 좁고 답답하지만 곧 프레이밍의 자유와 재미를 느끼시게 될 거예요.
F4 그리고 아포크로매트 설계.

단렌즈에서 F4는 약점입니다. 더군다나 망원 프레임에선 손떨림까지 고려해야 해요. 이 렌즈가 어두운 조리개 값을 택한 이유는 크게 둘로 유추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는 휴대성. 조리개 값을 타협하면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75mm F1.8 렌즈는 부담스러워서 꼭 필요한 날에만 챙기지만 이 렌즈는 쓸 일이 없을 것 같아도 일단 주머니, 파우치에 챙깁니다. 그렇게 한 장 더 건지는 거죠.

두 번째 이유는 이미지 품질이라고 생각해요. 무리하게 낮은 조리개 값을 고집하면 개방 화질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해상력은 물론 주변부 비네팅, 색수차 등에서도 문제가 생기겠죠. 이럴 때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높게 설정하는 대신 F4에서도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아포크로매트 설계도 그 일환일 테고요.

조리개 값은 1/2 스톱 간격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현행 렌즈답게 조작감도 깔끔합니다.

고화질을 상징하는 아포크로매트 설계가 탑재돼 작은 크기에도 결과물의 품질이 좋습니다. 거기에 근접 촬영을 활용하면 F4에서도 얕은 심도 연출이 가능합니다.

높은 해상력과 얕은 심도의 조화로 이미지가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상을 줍니다. 현행 고성능 렌즈들의 특징이기도 하죠.


단렌즈로서 F4가 어둡다는 것이지 풀 프레임 카메라에서 F4는 충분히 밝은 조리개 값입니다. 그래서 전신 인물 아웃 포커스까지 연출할 수 있어요. 소품, 공간 촬영에서 이런 장점을 느꼈습니다.





약점이라면 역시 저조도 촬영입니다. 어두운 실내, 야간 촬영에서는 셔터 속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요. 손떨림까지 고려하면 1/90 내외의 셔터 속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면 ISO 감도가 우습게 3200을 넘어 갑니다. 그리고 라이카 M 카메라의 고감도 이미지 품질은 대체로 좋지 못하죠. 망원 프레임 역시 실내에선 답답할 때가 많으니 이 렌즈는 확실히 실내보다는 야외용입니다.

아포-란타의 이름


VM 렌즈의 최상위 라인업인 아포-란타 시리즈로 발매됐습니다. 0에 가까운 색수차와 높은 해상력이 이 시리즈의 공통점입니다. 이 렌즈 역시 최대 개방 이미지에서도 세부 묘사가 뛰어납니다. 개방 색수차도 찾아보기 힘들었고요. 아래 이미지들은 다양한 환경에서 촬영한 것들입니다. 대부분 F4 최대 개방 조리개 값으로 촬영됐고 밝은 야외에서는 F5.6-8을 사용했습니다.




0.28배 간이 매크로와 이미지 크롭을 활용하니 1:1 매크로 못지 않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더군요. 해상력이 높아서 크롭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해도 무리 없었습니다.




색수차가 쉽게 발생하는 환경에서도 수차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화질, 색수차 걱정 없이 원하는 조리개 값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빛이 부족한 우천 중에도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주변부 해상력이 중심부 못지 않게 좋았던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휴대성 좋은 렌즈에서 주변부 화질 문제가 흔히 보이는데 아포-란타 렌즈답게 광학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조리개 값에 따른 해상력 차이 (F4-16)]













해상력이 탁월한 렌즈지만 F4 최대 개방과 F5.6 촬영 결과물을 비교하면 미세한 해상력 저하가 보입니다. 윤곽선 주변부가 미세하게 뿌연 느낌이 있어요. 다만 촬영에서 이걸 캐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미지를 확대 비교해야 눈치챌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변부 해상력입니다. 개방 조리개 값에서 광량 저하가 눈에 띄지만 해상력 자체는 중심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 특성이 극주변부까지도 유지되고요. 중심부와 주변부 모두 개방에서 미세한 해상력 저하가 있고 조리개 값이 높아지면서 개선됩니다. 8 내외에서 가장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변부 광량 저하 비교(F4-8)]




다만 주변부 광량 저하는 개방 촬영에서 제법 눈에 띕니다. F4에서 가장 심하고 F5.6까지 단계적으로 개선됩니다. F5.6 이후로는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좋아집니다. 아포크로매트 설계의 자랑인 색수차 억제는 모든 조리개 값에서 유효합니다. F4 최대 개방 촬영에서도 색수차를 발견할 수 없어요.
[F4 최대 개방 촬영에서의 비네팅]




보케, 빛갈림 표현

[조리개 값에 따른 보케 표현 차이(F4-22)]







90mm 망원 렌즈의 주 용도 중 하나가 인물 촬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렌즈의 보케 연출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가뜩이나 조리개 값이 어두워서 대체로 F4 사용이 강제되거든요. F4에서는 크고 선명한 보케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후 조리개 값이 높아지면서 형태가 10각형으로 바뀌고 크기 역시 작아집니다. 1/2 스톱만 조리개를 조여도 바로 다각형으로 바뀌기에 보케 표현이 중요한 촬영에서는 F4 최대 개방 중심으로 촬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리개 값에 따른 빛갈림 표현 차이(F4-22)]






빛갈림은 열 갈래로 표현되며 단렌즈답게 크고 선명합니다. 조리개 값에 따라 점차 형태가 또렷해지고 F11 내외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F22 최소 조리개에서는 형태가 오히려 흐려집니다.
쓰임새가 많은 VM 망원 렌즈

단순한 90mm 망원 렌즈라고 하기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최상급 라인업인 아포-란타 타이틀을 빼고 봐도 매력이 충분한 렌즈입니다. 라이카 M 카메라에서 요원했던 간이 매크로 촬영이 가능해지면서 표현의 폭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상의 장면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90mm 프레임 자체도 사용하기에 따라 거리 사진, 스냅 촬영용으로 유용하고요. 인물 사진 용도야 뭐 당연히 좋습니다. 프레임 고유의 매력과 아포-란타 시리즈의 고화질 그리고 간이 매크로. 이 셋을 모두 갖춘 렌즈는 VM 렌즈군을 통틀어도 많지 않습니다. 아, 한 가지가 더 있네요. 이 렌즈는 휴대성이 좋아서 매일 챙기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라이카 M 카메라에서 망원 렌즈를 써 보고 싶은데 망원의 활용도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 이 렌즈가 충분한 정당성을 부여해 줄 것입니다. 자주 가지고 다니면서 다양한 것들을 담아 줄 수 있으니까요.
[ 보이그랜더 아포-란타 90mm F4 클로즈 포커스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라이카 M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