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매크로 렌즈로 찍을 수 있는 것들로 꽃이나 곤충, 물방울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피사체는 시계입니다. 정밀한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 움직임과 케이스의 폴리싱, 브러싱 마감 등 눈으로 볼 때와 사뭇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시계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촬영 용으로 매크로 렌즈를 구비하고 계시더군요. 저도 새 시계를 구매하거나 스트랩을 교체하면 사진을 찍어 둡니다.

최근에 시계 수리를 받았습니다. 구매한 지 4,5년쯤 돼 오버홀 할 때가 되기도 했고 마침(?) 크로노그래프 버튼을 분실했어요. 부품 교체와 무브먼트 정비, 케이스 폴리싱까지 전체 서비스를 거치니 시계가 새것이 되어 돌아왔더군요.


매끈한 시계를 보니 사진으로 찍어 두고 싶더라고요. 다시 흠집이 생기고 이런저런 먼지나 기름이 끼기 전에. 촬영한 카메라는 니콘 Zf, 렌즈는 탐론 90mm F2.8 매크로 렌즈입니다. 시계 촬영에는 매크로 렌즈 하나면 됩니다.

탐론 90mm F/2.8 Di III MACRO VXD - 매크로 렌즈의 재발견 (니콘, Zf)
탐론 90mm F/2.8 Di III MACRO VXD - 매크로 렌즈의 재발견 (니콘, Zf)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탐론 최고의 렌즈로 최근에는 많은 사용자들이 28-75mm F2.8 렌즈를 꼽겠지만 광학 기업으로서의 탐론을 대표하는 렌즈는 90mm 매크로
mistyfriday.kr
23cm 근접 촬영

탐론 90mm F2.8 매크로 렌즈는 1:1 비율의 접사 촬영을 지원합니다. 최단 촬영 거리는 약 23cm지만 실제 촬영 거리는 렌즈 끝에서 약 10cm 정도입니다. 렌즈의 길이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케이스 지름 약 3-40mm의 시계 촬영에 적합한 사양이죠.

최단 촬영 거리에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눈으로 보기 힘든 부분까지 볼 수 있을만큼 확대가 됐어요. 매크로 렌즈답게 해상력도 매우 좋아서 베젤에 앉은 작은 먼지 한 톨까지 생생하게 보입니다. 전용 매크로 렌즈의 힘은 보통의 렌즈와 근접 촬영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탐론의 표준 줌렌즈 28-75mm F2.8 G2의 75mm 망원과 비교해 봤습니다.
[탐론 90mm F2.8 매크로, 28-75mm F2.8 G2 렌즈 근접 촬영 비교]




28-75mm F2.8 G2의 최단 촬영 거리는 약 38cm입니다. 90mm와 75mm, 23cm와 38cm. 숫자만 봐선 얼마나 차이 나겠냐 싶지만 촬영 결과물에선 큰 차이가 있습니다. 표준 줌렌즈로는 시계를 화면 가득 채우는 것조차 힘들지만 접사 렌즈는 무브먼트의 톱니 하나 하나까지 구분 가능할만큼 확대가 됩니다. 기계식 시계 촬영에서 둘의 차이는 절대적입니다.

여기에 이미지 크롭을 활용하면 다이얼 표면의 질감까지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프린팅 된 글자와 로고의 잉크가 번진 형태까지도요.

니콘 Zf로 촬영한 2400만 화소 이미지를 크롭한 결과입니다. 어찌 보면 이만큼 확대를 해도 깔끔한 기계식 시계의 정밀함이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크게 보니 눈으로 보는 것만큼 매끈하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F2.8 아니고 F5.6

모든 사진들은 최단 촬영 거리인 23cm를 유지해 촬영했습니다. 카메라의 LCD 화면으로 보는 장면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구도라 신경 쓸 것들이 생기는데 대표적인 것이 먼지와의 싸움입니다. 어지간하면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들까지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히거든요. 극세사 전으로 시계를 닦을 때도 천에 붙어 있던 작은 섬유 조각이나 공기 중 먼지가 쉽게 카메라에 붙거나 앉습니다. 시계 유튜브 채널들을 즐겨 보는데 그들의 고충을 느끼게 되더군요.

눈으로 볼 때는 의식하지 못했던 크로노 그래프 다이얼의 미세한 단차, 용두의 요철, 베젤의 질감 등 촬영된 사진들을 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촬영 준비하며 먼지가 좀 앉긴 했지만 깨끗하게 폴리싱 된 케이스 표면은 여전히 반짝반짝 근사하더군요.


매끈한 폴리싱 표면과 잔 선으로 마감된 브러싱이 교차하는 케이스 옆면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몇 년간 시계를 차면서 이 부분이 경계가 느껴지지 않을만큼 흠집이 생겼는데 깨끗하게 복원됐네요. 채 없어지지 않은 잔흠집과 시계를 쥐는 과정에서 찍힌 지문도 사진에 다 찍여 있습니다. 매크로 렌즈로 제품 촬영을 할 때 평소보다 더 세심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계 촬영의 백미는 무브먼트. 오메가 문워치의 무브먼트는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시계들 중 가장 화려하기도 하고요. 먼지가 좀 보이긴 해도 이 정도면 꽤 그럴싸한 제품 사진이죠.


여기에 이미지를 확대하면 각 부품의 마감도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손가락 한 마디보다도 작은 부품 하나에 다양한 표면 처리가 돼 있고 글자가 각인이 돼 있는 것이 볼수록 신기합니다. 각 부품이 유격 없이 완벽하게 맞물리는 것도요. 이런 것이 매크로 촬영의 즐거움이죠. 실제로 이날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 하느라 해가 뜰때즘 잠에 들었습니다.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는 동영상 화질도 뛰어나죠. 무브먼트가 동작하는 모습을 영상으로도 찍어 봤습니다. 가끔 마음이 뒤숭숭할 때 시계 태엽 돌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있을 때가 있어요. 이른 바 시계멍. 그러면 금방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눈으로 볼 때도 좋았지만 이렇게 접사로 촬영해 놓으니 그 효과가 배가됩니다.

시계를 받을 때는 새것처럼 폴리싱이 완벽하다 생각했지만 매크로 렌즈로 들여다 보니 미처 정비가 되지 못한 부분도 군데 군데 보였습니다. 특히 베젤 바깥 부분은 잔기스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더군요. 이 부분은 서비스 과정에서 폴리싱 작업이 되지 않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던 부분이었어요.



서비스 과정에서 교체되고 남은 원래 부품들은 돌려 받았습니다. 시계 안에 있을 때는 이렇게까지 작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각 부품들을 보니 정말 작고 얇더군요. 특히 시계 바늘은 손으로 집기도 힘들 정도였고 잡고 있으니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크로노그래프에 있던 작은 바늘의 크기는 이 정도입니다. 손가락 위에 올려 놓은 뒤 매크로 렌즈로 촬영했습니다. 바늘도 바늘이지만 제 손가락 지문이 생생하게 찍힌 게 더 신기하네요.

기계식 시계의 정밀함, 매크로 렌즈의 즐거움을 함께 느낀 촬영이었습니다. 시계 좋아하는 분들은 컬렉션 촬영용으로 매크로 렌즈 하나 구비해 두셔도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