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인들이 살고 싶은 동네로 꼽는다는 그리고 저도 좋아하는 동네 키치죠지. 아기자기한 골목과 이노가시라 공원을 걷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솜씨 좋은 식당과 카페, 상점들을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늘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예요. 자주 가질 못하니 늘 새로운 식당에 가보려고 하는데 아직 실패한 적은 없습니다. 이번에 간 집도 역시 성공. 일본식 카레를 주 메뉴로 하는데 매일 메뉴가 바뀌는 오늘의 플레이트도 인기가 있습니다.


아직 키치죠지에 안 가보셨으면 다음 도쿄 여행때 반나절이라도 시간 내서 가 보세요. 북적이는 도쿄와는 또 다른 감성 속에서 새로운 취향을 찾게 될 수도 있습니다.

https://maps.app.goo.gl/K5osJwH48BrUqaY16
Shifuku Shokudō · 2 Chome-18-2 Kichijoji Honcho, Musashino, Tokyo 180-0004 일본
★★★★☆ · 일식당 및 일정식집
www.google.com
이날 방문한 집은 시후쿠 쇼쿠도. 키치죠지 역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있습니다. 근처에 식당과 카페, 상점들이 몰려있어 키치죠지 방문한 사람들은 빠짐 없이 지나치는 길이에요. 크기도 작고 외관도 허름하지만 꽤나 인기가 있습니다. 오픈 삼십 분 전부터 이미 서너 팀이 줄을 서 있었고 이내 십여 팀으로 늘었습니다. 방문을 원하시면 오픈런을 노리세요. 회전이 그리 빠른 집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오픈 전에 메뉴판을 받아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메뉴를 고른 후 전송하는 스타일입니다. 한글 메뉴가 따로 없지만 영문 메뉴로 어렵지 않게 주문할 수 있었어요. 다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한지 제 스마트폰에서는 바로 주문이 되지 않아서 직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응대가 매우 친절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 메뉴는 커리입니다. 2,3가지 카레와 각종 채소, 고기들로 구성된 플레이트가 가장 인기 있다고 해요. 그리고 매일 바뀌는 오늘의 스페셜이 있습니다. 보통은 대표 메뉴를 주문하는 편인데 '스페셜' 그리고 '한정 판매'라는 말에 혹해서 오늘의 스페셜을 주문했어요.


내부가 넓진 않지만 좌석도 많지 않아 내부는 여유로운 편입니다. 입구 앞에는 혼자 온 손님들이 주로 앉는 바 좌석이, 안쪽으로 2-4인용 테이블이 있습니다. 벽에는 키치죠지 지도나 이런저런 그림, 사진들이 걸려 있는데 도심에 있는 식당과 비교하면 확실히 소박하고 정겹습니다. 손으로 그린 메뉴판까지.

바 좌석의 특권은 주방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날도 형형색색 재료들이 그릇에 올라가는 모습들을 감상하고 있는데 주방 칠판에 익숙한 한글이 보이더군요. 이집 후기 중에 한국어에 능통한 귀여운 직원이 있다는 말을 봤는데 그 분 이름이 카호인가 봅니다.


제가 주문한 오늘의 스페셜. 일종의 정식입니다. 밥과 국 그리고 갖가지 채소, 고기 요리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 메뉴인 커리가 들어있지 않은 것이 의외였어요. 이날은 샐러드와 구운 닭고기, 채소 그리고 채소 무침류가 있었습니다. 소스는 토마토 베이스였고요.

갖가지 요리들을 반찬 삼아 밥과 먹으면 됩니다. 서울에서도 종종 먹었던 일본 가정식과 다름 없습니다. 메인인 구운 닭고기는 토치를 사용해 겉바속촉 식감을 살렸고 살코기의 식감이 매우 부드러웠습니다. 토마토 소스 맛이 잘 배어서 밥반찬으로 좋았어요. 그 외에도 구운 버섯과 감자, 당근, 콩이 함께 있었습니다. 일본식 달걀말이도 있었고요. 속에 부담없는 건강식이죠.

다른 테이블에서 먹는 카레 냄새가 연신 코를 찔러서 카레를 먹을까 후회되기도 했습니다만 아침 겸 점심으로 먹기에 더할 나위 없었어요. 특히 함께 나온 국이 기가 막히게 맛있었습니다. 보통의 일본 식당에서 내 놓는 장국이 아니고 녹색 채소를 갈아 맛을 낸 수프였는데 코코넛 밀크를 넣은 그린 커리를 먹는 것처럼 부드럽고 담백했어요. 이걸로 국밥 만들면 일본 올 때마다 찾아 먹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메뉴가 바뀌니 내일은 또 내일의 베스트가 있겠지만요.

오늘의 스페셜은 동네 사람들을 겨냥한 메뉴 같아요. 매일 와도 질리지 않도록 그리고 속 편하도록 담백한 재료들을 적당히 조리해 내어 놓았습니다. 한편으로 대표 메뉴인 카레 플레이트가 궁금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음식에 진심인 집이니 카레도 맛있겠단 확신이 들었어요.

https://maps.app.goo.gl/k7LXAoNwBJ1GLe8cA
키치조지 사토우 · 일본 〒180-0004 Tokyo, Musashino, Kichijoji Honcho, 1 Chome−1−8 吉祥寺さとう
★★★★☆ · 정육점
www.google.com
아 그리고 키치죠지에 가시게 되면 역 앞에 있는 사토우는 꼭 방문해 보세요. 즉석에서 튀겨 파는 멘치카츠가 일품입니다.


맘 같아선 열개쯤 사다가 숙소에 두고 맥주 안주 하고 싶은 제 도쿄 최애 음식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