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대입구 쪽에 좋아했던 튀김 정식집이 있었습니다. 해외에 다녀 오면 가장 먼저 달려 가기도 하고, 맛있는 밥 대접하고 싶은 사람들을 데리고 가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몇 해 전 폐점 소식을 들어 아쉬웠죠. 그래서 일본 여행을 가게 되면 맛있는 튀김 정식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게 이제야 성공했어요. 여행 중 신경 써서 찾는 튀김집입니다. 상호명은 덴푸라 가네코 한노스케.

니혼바시에 있는 식당입니다. 본점은 텐동을 취급하는 가네코 한노스케고 저는 근처에 있는 덴푸라 가네코 한노스케에 방문했어요. 튀김 덮밥이 아닌 밥과 튀김을 따로 먹는 튀김 정식을 취급하는 집입니다. 예전부터 텐동보단 덴푸라메시를 좋아했기에 고민없이 이집으로 결정했어요. 본점이 워낙에 웨이팅이 심하단 얘기도 들었고요. 두 식당이 가까이 있으니 대기 짧은 곳으로 선택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미쓰코시마에 역에서 가깝습니다.

https://maps.app.goo.gl/3oas9zocZFSbFoo58
덴푸라 가네코 한노스케 · 1 Chome-4-3 Nihonbashihoncho, Chuo City, Tokyo 103-0023 일본
★★★★☆ · 튀김 전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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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시간인 저녁 7시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앞에 대기가 한 팀밖에 없더군요. 좌석은 많지 않지만 메뉴 특성상 회전이 빠릅니다. 몇 분 지나니 두,세 무리가 식당에서 나오더군요. 이런 게 여행의 작은 행운이죠.

내부는 특별한 게 없습니다. 매장의 절반 가까이를 주방으로 쓰고 있고 그 주변을 빙 둘러 바 테이블로 쓰고 있습니다. 좌석은 얼추 세 보니 열 다섯 명 정도 앉을 수 있겠더군요. 혼자 밥 먹기에 좋고 자리에서 튀김이 요리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매우 만족. 실내에 들어서니 기름 냄새가 진동하더군요. 처음엔 식욕을 돋웠지만 식사 끝날 때쯤 되니 좀 거북했어요. 환기가 잘 되는 것 같진 않습니다.


튀김 정식은 메뉴 구성에 따라 넷으로 나뉩니다. 기본 튀김정식이 1550엔, 가장 비싼 특상 붕장어 튀김 정식이 2450엔입니다. 저는 1950엔짜리 붕장어 튀김 정식을 주문했어요. 특상과의 차이는 보리새우입니다. 모든 정식에는 공깃밥과 된장국이 포함되고요. 양은 일반적인 성인 남성이 먹으면 적당한 수준. 많은 편은 아닙니다. 야식을 추가로 먹어야 했으니.


먹는 타이밍이 중요한 튀김 정식인만큼 주문 후에 조리가 시작됩니다. 튀김옷을 입히고 솥에서 튀겨질 때까지 눈과 귀가 즐겁죠. 이날 식사는 밥보다 이걸 보는 게 즐거웠어요.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튀김은 두 번에 나뉘어 나옵니다.

처음으로 나온 튀김들. 새우와 오징어, 잎새버섯, 닭가슴살입니다. 이집 후기 중에 튀김이 바삭하지 않고 눅눅하다는 말이 많았는데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바사삭하는 식감은 아니었어요. 튀김옷 가장 끝은 파삭한 느낌이 들지만 재료를 싸고 있는 튀김옷은 폭신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러웠어요. 튀김옷 자체도 좀 두꺼웠고요. 이건 도쿄 지역 튀김의 특징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이집에 좋지 않은 평을 남긴 한국인 방문객도 많았어요.

하지만 제 입에는 괜찮았습니다. 소리로 일단 사람을 만족시키는 파사삭한 튀김은 아니었지만 갓 튀긴 튀김의 온도와 고소한 맛이 나무랄 데 없었어요. 재료 자체의 향과 맛도 좋았고요. 잎새 버섯은 깨물어 먹기가 좀 힘들었지만 고소한 향이 코에 가득 차는 것이 그간 먹어 본 버섯 튀김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어요. 오징어는 칼집을 충분히 내서 질기지 않고 야들야들했습니다. 새우는 평범했어요. 크기가 크지 않아서 새우살 특유의 맛이 부족했습니다. 닭가슴살은 무난했지만 제 입에는 좀 별로였어요. 튀김옷과 잘 어울리지 않았달까.

첫 번째 튀김들을 다 먹을 때쯤 두 번째가 나옵니다. 붕장어가 포함된 하이라이트죠.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장어의 크기가 상당합니다. 살도 부드럽고요. 다만 이렇게 큰 장어가 나오는 집은 끝까지 먹은 적이 드물었던 것 같아요. 재료 자체의 맛이 부족해서 금방 물린달까. 이날은 간장 그리고 허기에 의지해 다 먹긴 했지만요. 꽈리고추는 예상대로의 맛이었습니다. 다만 '어, 제법 맵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사람들 매운 것 잘 못 먹는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가지도 뭐, 기름에 튀기면 맛 없을 수가 없죠.

숟가락에 담아 준 달걀은 반숙으로 노른자가 살아 있습니다. 터뜨려서 밥에 비벼 먹으면 고소하고 맛있죠. 다른 집에서도 많이 먹었던 터라 특별하진 않았지만 언제나 제 베스트 튀김입니다. 먹다보니 숙대입구 그 튀김 정식집 생각도 나고요.

볼거리와 튀김 소리, 다양한 재료들을 맛 보는 것까지 튀김 정식만의 경험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본토에 와서 먹으니 감회도 새로웠고요. 다만 이집의 소감을 물었던 이에게 추천은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바삭한 튀김이 아니란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아마 열에 여섯, 일곱은 실망하지 않을까 해서요. 다음에 도쿄 가면 다른 튀김정식집도 가볼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