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지 맛집 탐방 특히 일본 식도락에서는 가급적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은 피하려고 합니다만 그럼에도 몇몇은 겹치기 마련입니다. 먹어보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되거든요. 다들 쫓아가는 이유가 있는 거죠. 츠지한이 그랬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곳이고 줄 서 있는 사람들 대부분 관광객이라 처음엔 꺼렸지만 다녀온 사람들 평이 칭찬일색이니 '나도 한 번 가보자'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https://maps.app.goo.gl/ZcwmbBEEX6cw5TBx7
츠지한 도쿄 미드타운점 · 일본 〒107-0052 Tokyo, Minato City, Akasaka, 9 Chome−7−1 東京ミッドタウン ガ
★★★★☆ · 해산물 돈부리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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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대기가 짧다는 도쿄 미드타운점에서도 한 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했습니다. 앞뒤로 선 사람들 대부분이 한국인 관광객이었고 나머지는 태국, 중국 사람들이었어요. 도쿄 내에 다섯 개의 점포가 있는데 주로 중심가에 몰려 있어 관광객들이 방문하기 좋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매장 내부 사진이 없네요. 그도 그럴 것이 딱히 공간이랄 것이 없습니다. 좌석은 긴 바 테이블이 전부고 그 뒤로 간신히 한 사람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있을 뿐입니다.

메뉴는 하나, 해산물 덮밥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이들 찾는 카이센동류는 아니고 손질한 생선들을 밥 위에 올려 먹는 덮밥입니다. 대신 가격은 생물 그대로 올라가는 카이센동보다 저렴한 편이에요. 토핑의 종류와 양에 따라 총 네 가지가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츠를 먹습니다. 모든 재료가 다 올라가 있거든요. 구성은 게, 성게, 연어알, 참치, 새우, 소라고둥, 왕우럭조개, 오징어, 청어알, 오이, 김 그리고 밥입니다. 호화 해산물 덮밥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게와 성게, 연어알 양이 두 배인 도쿠조를 주문하셔도 좋겠습니다. 가격은 마츠가 2500엔, 도쿠조가 3900엔입니다.

메뉴가 간단하기 때문에 음식을 무척 빨리 나오는 편입니다. 재료를 손질하는 것을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요. 본 메뉴가 나오기 전 네 점의 참치회가 나옵니다. 츠마미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식사의 일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참깨된장 소스를 올린 회를 한 두 점 먹고 나머지는 마지막에 도미 육수에 넣어 먹는 것이 이집의 팁입니다.


근데 저는 뜨거운 육수에 회를 넣어서 먹는 것보단 이때 다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회를 먹는 동안 덮밥이 준비됩니다. 보기에도 예쁜 카이센동과 비교하면 모양새가 그리 먹음직스럽진 않지만 푸짐해 보이는 느낌이 있어요. 와구와구 먹기에도 편하고요. 다양한 생선과 재료들을 버무려 밥 위에 올리는 것이 이집 해산물 덮밥의 특징입니다.

마지막으로 연어알을 올려 완성. 저와 함께 들어 온 팀들은 대부분 마츠를 주문했고 성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타케를 주문했습니다.

고상하진 않아도 들여다 볼 수록 먹음직스러운 모습. 두 손으로 쥐고 들어 올리기 좋은 그릇은 마지막 도미 육수를 위한 선택이 아닐까 싶어요.

뭐가 뭔지 재료 하나 하나 구분할 순 없지만 해산물이 그득하고 신선해 보인다는 점에서 지불할 가격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2만원 조금 넘는 가격에 이 정도 해산물이면 뭐. 그리고 저는 이어지는 도미 육수에도 대만족했어요.

덮밥을 먹는 데는 특별한 규칙도 팁도 없습니다. 그저 즐기면 되는 것이죠. 한 입 가득 넣고 행복감을 만끽하거나 하나 하나 집어 맛과 향을 탐색하거나. 둘러 앉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식사를 하는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이 자체로는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만 이집의 마무리이자 킥이 있어요.

매장 한 쪽에 끓인 도미 육수입니다. 해산물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남은 밥과 해산물 위에 도미 육수를 담아 줍니다. 국밥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한국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죠. 이 도미 육수가 부드러우면서도 녹진한 것이 저는 해산물보다 더 맛있더라고요. 먹는 내내 이걸로 라멘 만들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국물과 함께 밥도 추가할 수 있어서 다 먹고 나면 배가 꽤 부릅니다.

근데 회를 여기 올려 먹는 건 영 입맛에 안 맞았어요. 날것도 익힌 것도 아닌 미지근한 생선살이 일단 별로였고 육수의 향과도 그리 조화롭다 느끼지 못했습니다. 회는 맛있을 때 다 드시고 육수는 육수대로 드시는 것을 추천해요. 해산물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덮밥에 대단한 감동을 받진 못했지만 마무리 도미 육수가 아주 마음에 들어서 결론은 추천입니다. 대기가 만만치 않지만 한 번은 가볼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