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영하의 추위에 출사는커녕 외출도 망설여지지만 이 때 가기 좋은 곳, 즐기기 좋은 것 그리고 찍기 좋은 장면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매일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카메라를 선호합니다.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늘 가방에 카메라를 넣어 두면 하루에 몇 번은 찍을 일이 생기거든요. 12월, 1월의 연말연시 시즌에는 소니 ZV-E10과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가 그 역할을 했습니다.

이 카메라와 렌즈가 제 일상을 담당하는 조합입니다. 카메라 대비 렌즈가 좀 크긴 한데 그만큼 활용도와 성능이 좋아서 감내할 만해요. 광각부터 망원을 아우르는 광학 4.1배 줌과 F2.8의 조리개 값, 손떨림 보정까지. 특별히 다른 렌즈가 생각나지 않을만큼 만능입니다.
일상용 서브 카메라, 렌즈 하나면 다 된다 -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일상용 서브 카메라, 렌즈 하나면 다 된다 -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탐론의 APS-C 포맷용 표준줌 렌즈 17-70mm F/2.8 Di III-A VC RXD에 관한 두 번째 포스팅. 지난 이야기가 줌과 화질, 근접 촬영 등 이 렌즈의 특징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엔 실제로 제가 이 렌즈를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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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스타일 LP 카페 비온디앤 (BonDn)

https://www.instagram.com/cafe_bondn/
크리스마스에 발견한 카페입니다. 몇 번 지나가면서 외관만 봤을 때는 영업을 하지 않는 곳처럼 보였는데 이날은 커피 내리는 모습이 창에 비쳐서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건물 자체로 긴 세월이 느껴지는 내부 공간, 켜켜이 쌓인 시간의 힘이 마음에 들었어요. 단순히 빈티지를 흉내 낸 요즘 카페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손님을 맞는 1층을 매우 좁고 테이블도 몇 개 없습니다. 그래서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2층에 공간이 있다더군요. 오래된 건물의 공간 몇 곳을 사용하고 있는데 각 공간이 제법 떨어져 있고 사이엔 카페와 전혀 상관 없는 상점들이 있는 것이 오히려 매력적이었습니다.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1층을 빼곡히 채운 사진과 소품들을 촬영하고 있으니 직원이 말을 건네더군요. '렌즈가 좋아 보이네요.'라고.



쪽문 앞의 공간까지 가서야 사장님이 사진에 꽤 관심이 있으시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양한 빈티지 카메라들이 놓여 있더라고요. 라이카, 핫셀블라드의 탐나는 모델들까지. 사진, 음악 그리고 커피. 멋진 것들로 이뤄진 카페입니다.


2층에는 또 다른 느낌의 공간이 있습니다. 창가 좌석에서는 웨스틴 조선 호텔과 주변 빌딩들을 감상할 수 있고 안쪽 테이블에 앉으면 추억 속 소품들도 구경할 수 있어요. 한쪽 벽에는 턴테이블과 커다란 스피커가 있는데 시간마다 사장님이 LP를 교체해 주십니다. 스피커 크기가 공간 대비 큰 편이라 음악이 201호를 가득 채워요. 디지털 오디오와 사뭇 다른 느낌의 따뜻한 소리라 대화를 멈추고 한참을 들었습니다. 요즘 LP 감성 표방하는 바, 카페들이 많이 생겼는데 여긴 흉내가 아니라 진짜입니다. 요즘같은 겨울에 잘 어울리고요.
턴다운서비스

LP 감성에 반해 또 다른 카페를 찾아봤습니다. 연남동에서는 턴다운서비스라는 카페가 유명하더군요. 앞서 소개한 비온디앤과 달리 여긴 레트로 스타일을 표방한 최신 카페입니다. LP 음악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은 비슷한데 이집의 장점은 LP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방문 전 검색해 본 사진에는 분리된 공간에 LP들이 진열돼 있어 청음실이 구비돼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단순히 유리벽으로 분리된 단체석이더라고요. 그래도 오래된 LP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충분했습니다.



어둑어둑한 조명과 나무벽, 레트로 스타일의 가구들이 빚어 내는 감성은 확실합니다. 오히려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느껴질 정도로요. 요즘 이런 컨셉의 카페들이 인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제가 머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다가 좌석이 없어 돌아갔습니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2,30대의 젊은 사람들이었고요.


야간, 실내 촬영에는 이 렌즈의 F2.8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할 수 없는 일을 해 주거든요. LP 카페의 감성을 사진에도 고스란히 담으려면 역시 스마트폰보다는 카메라를 써야 합니다.

스타일은 좋았지만 제가 기대했던 LP 음악에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LP 감성을 가져왔을 뿐 음악을 듣기에는 좋은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단순히 공간이 좁고 사람이 많아서 생긴 문제는 아닙니다. 스피커의 위치 등 소리를 고려한 배려가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명동 카페와 확실한 비교가 됐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나아가 따로 청음실이 있는 카페에 방문해 보려고요.
따뜻한 음식과 사진

최근 사진들을 정리해 보니 카페 아니면 음식입니다. 이런저런 모임들도 많았고 추운 날씨를 피해 다니다 보니 실내 사진들이 많을 수밖에요. 사실 평소에도 이 카메라, 렌즈로 음식 사진을 많이 찍긴 합니다. 일상용 카메라의 용도로 음식 사진을 빼 놓을 수 없죠. 최근 방문한 가게들의 음식 사진들을 모아 봤습니다. 겨울에 추천하는 집들이기도 합니다.
니시무라멘의 따뜻한 라멘

라멘 마니아로 주변에 알려진 제 요즘 원픽 라멘집입니다. 2025년까지 몇 년간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고요. 라멘 격전지라는 홍대 근처에서도 이집의 라멘은 좀 특이합니다. 유럽 수프와 일본 라멘의 중간쯤에 있는 맛과 구성이거든요. 느끼한 듯 녹진한 국물과 바질 향 때문에 그렇습니다. 심지어 바게트 한 조각이 들어 있습니다. 솥밥에 라멘 국물과 치즈를 넣어 만드는 리조토에서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고요. 정통 일본 라멘을 섭렵하셨다면 이집도 꼭 한 번 가보세요.
수퍼(SOUPER)에서의 포근한 식사



으슬으슬 몸이 좋지 않을 때 가는 집입니다. 수프 전문점이라 헛배만 찰 것 같지만 종류가 다양하고 샌드위치가 포함된 콤보도 있어서 먹는 재미가 있어요. 안 아픈 날에도 배 불리 먹을 수 있습니다. 여긴 매달 방문할 정도로 좋아하는 곳이고 차근 차근 모든 메뉴 정복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겨울에 이만큼 어울리는 메뉴를 찾기도 어렵죠. 음식의 모양새도 예뻐서 사진도 잘 나옵니다.

이석덕생면파스타의 생면 경험


저렴한 가격에 생면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 곳. 백화점에 입점한 식당들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지만 생면, 가격 메리트가 있어서 방문해 봤습니다. 설명대로 면이 건면보다 훨씬 부드럽고 곡향도 충분히 느껴집니다. 먹고 나서 속도 좀 더 편하고요. 아쉬운 점은 메뉴들이 토마토, 크림, 라구 등 소스 맛 강한 것들 위주로 돼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알리오 올리오같은 심플한 파스타가 있으면 면의 매력이 더 살지 않을까 싶은데 판매량이 저조하겠죠? 그래도 만원 초반대에 생면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추천 포인트입니다.
안다미로 팬케이크의 제철 과일 디저트

서촌에 있는 작은 카페. 주문 즉시 반죽하는 수플레 팬케이크가 대표 메뉴입니다. 따뜻한 온기와 달콤한 맛, 제철 과일과 차의 향까지. 겨울철 디저트로 또 이만한 게 없죠. 케이크라면 당근 케이크 빼고 다 좋아하지만 요즘엔 수플레 팬케이크에 빠져 있어요. 조만간 도쿄에 가면 그동네 팬케이크도 섭렵해 볼 생각입니다. 과일을 곁들인 수플레 팬케이크는 사진도 예쁘게 나와요. 이집 케이크는 특출나지 않아서 굳이 이곳을 찾아 가시기보단 가까운 팬케이크 가게를 찾아 보시길 권합니다. 겨울나기가 즐거워질 거예요.

늘 가을을 사진찍기 좋은 계절로 꼽지만 겨울도 겨울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비단 눈이 펑펑 오는 풍경이 아니더라도 바깥이 추워 더 포근하게 느껴지는 공간과 음식같은 것들을 틈틈이 사진에 담아봐도 좋을 거예요. 매일 일기쓰듯 그렇게 일상을 기록하는 거죠. 그 때 스마트폰 카메라도 좋지만 이왕이면 작은 것이라도 카메라를 쓰는 게 두고 두고 넘겨 보기에 좋을 겁니다. 저는 ZV-E10과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을 그런 용도로 쓰고 있고 일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 없이 만족스럽습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도 그런 카메라와 렌즈를 찾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