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버거 회사. 흔하지만 직관적인 이름입니다. 메뉴 역시 클래식한 버거들을 다루고 있어요. 장점은 가격입니다. 모든 버거의 가격이 10달러 내외고 패티를 추가해도 15달러가 넘지 않아요. 단점은 위치입니다. 10번가 웨스트 23길로 관광 명소가 몰려 있는 맨해튼 미드 타운에서 멀고 소호와도 거리가 꽤 있어요. 첼시마켓, 허드슨 야드 정도가 그나마 가까운데 양쪽 다 맛집들이 몰려 있어서 굳이 여기까지 버거 먹으러 가기를 추천하진 않습니다. 근처에 있다면 가 볼 만하고요.
주소 : 470 W 23rd St, New York, NY 10011 | https://maps.app.goo.gl/1Yt5VSnqCzCXvyvWA
메뉴 : $8 (더 클래식) | $11 (더 베이컨 1000)
홈페이지 : https://www.newyorkburgerco.com | https://www.instagram.com/newyorkburgerco/
식당 검색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곳입니다. 관광객이 찾아 갈 만한 맛집은 아니란 의미겠죠. 저는 첼시마켓으로 가는 길에 이 집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간판에 BURGER라는 글자가 있으니 눈이 갈 수밖에요. 프랜차이즈 식당이겠거니 했는데 찾아 보니 지점 없이 한 곳뿐입니다. 근데 또 운영 방식은 맥도널드, 버거킹과 비슷합니다. 예약 여부를 묻는 직원도 없고 자리도 빈 곳 아무 데나 앉으면 됩니다. 카운터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제 이름을 부르면 가서 받아 옵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쟁반과 쓰레기를 정리하고요. 그동안 몇 번 고급 식당을 가 봐서 그렇지 사실 이쪽이 익숙하고 편해요.
더 베이컨 1000(The Bacon 1000)을 더블 패티 옵션으로 주문했어요. 첫 방문에서는 대체로 기본 또는 시그니처 메뉴를 주문하는 편이지만 이집처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집에서는 개중에 좀 비싸고 재료 많이 넣은 것을 주문하기도 합니다. 패티도 두 장으로. 가격은 세금 포함 약 15.5달러를 지불했어요. 우리돈으로 버거 하나에 2만원이니 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이동네 물가를 생각하면 괜찮은 가격입니다.
버거의 맛은 클래식한 베이컨 치즈 버거와 비슷하지만 씹다 보면 예상치 못한 맛, 기대 이상의 풍미가 한 번씩 혀와 코, 턱 안쪽을 자극합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베이컨입니다. 사과 나무로 훈연한 베이컨을 사용했는데 그 품질이 비슷한 가격대의 버거들 중에서는 월등했어요. 너무 바삭하지 않을 정도로 구워서 하몽이나 프로슈토같은 쫄깃한 식감을 더해 준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블 패티를 선택한 것도 성공이었습니다. 기본 패티가 버거 크기 대비 얇은 편이라 두 장을 넣었을 때 재료의 조화가 더 나았어요. 치즈도 패티 수에 맞춰 두 장이 올라가니 돈값은 충분히 합니다. 게다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패티의 육즙이 꽤나 풍부합니다. 굽기는 미디엄으로 안쪽에 선홍빛이 비치게 잘 구웠고 치즈도 잘 녹아 패티에 완전히 엉겨 붙었습니다. 단점이라면 패티가 좀 기름지다는 것인데 소스가 이를 잘 잡아 줍니다. 마요네즈와 올리브 오일, 레몬 즙과 식초 등의 새콤한 맛이 느끼한 맛을 줄여서 손과 종이는 기름에 흠뻑 젖었어도 속은 괜찮았습니다. 이집을 방문한 어떤 이의 짧고 간결한 후기에 공감합니다. “진짜 버거(Real Burger).” 겉보이엔 평범한 버거집이라, 가격도 저렴해서 큰 기대하지 않았지만 가격을 훌쩍 넘어서는 가치가 있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nycburgers
[연재 브런치북] 뉴욕버거 57선
80일간 57개의 버거를 먹었습니다. 이왕 먹는 거 가장 좋아하는 걸 제대로 먹기로 했습니다. 푸드 트럭과 고급 스테이크하우스, 프렌치 레스토랑, 백 년 넘은 노포까지. 다양한 식당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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