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탭 크래프트 버거 & 비어(Black Tap Craft Burgers & Beer)는 2015년 뉴욕 소호에서 문을 연 레스토랑입니다. 블랙 탭이란 상호명은 맥주 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잡이에서 따 온 것으로 실제 해당 지역 브루어리들의 맥주들을 다수 취급하고 있습니다. 메뉴들도 맥주와 어울리는 칩, 튀김, 버거 위주로 구성돼 있어요. 주력 메뉴인 챔프 버거는 뉴욕 와인 앤 푸드 페스티벌(NYCWFF)에서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People’s Choice Award)를 수상했습니다. 더 위켄드(The Weeknd), 케이트 허드슨(Kate Hudson), 케이티 홈즈(Katie Holmes)가 이 집 버거를 먹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급속도로 유명해졌다고 해요.
Black Tap Craft Burgers & Beer - 35th St · 45 W 35th St, New York, NY 10001 미국
★★★★★ · 햄버거 전문점
www.google.com
주소 : 45 W 35th St, New York, NY 10001, United States | https://maps.app.goo.gl/FtLieaZ7eqYXpZXm8
메뉴 : $24 (더 챔프)
홈페이지 : https://blacktap.com/ | https://www.instagram.com/blacktap
블랙&화이트로 간결하게 꾸민 외관과 노란 조명 때문에 흔하디 흔한 모던 레스토랑처럼 보이지만 안을 둘러보면 소호와 브루클린의 예술적 감각이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네온사인에서 영감을 받은 조명 장식과 이 식당만을 위해 그린 벽화들은 공간에 활기를 더합니다. 홀 안쪽에는 4000개의 카세트테이프로 만든 설치 미술이 있다고 해요. 테이블 배치는 여느 식당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창가 자리를 안내 받았습니다. 햇볕이 들어 버거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건 좋았지만 어쩐지 벽을 보고 밥을 먹는 것 같아 외롭기도 했어요. 이런 게 혼자 다니는 설움입니다.
이 식당의 자랑 더 그렉 노먼(THE GREG NORMAN)을 주문했습니다. 2015년 뉴욕 와인 앤 푸드 페스티벌(NYCWFF)에서 수상한 버거인데 지금은 더 챔프(THE CHAMP)로 이름을 바꾸고 가격도 소폭 인상했습니다. 닭날개 튀김 메뉴 중에는 양념 치킨 소스에서 영감을 받은 코리안 BBQ 윙이 있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버거의 구성은 1/2 파운드 와규 패티, 블루치즈, 루꼴라, 생 토마토, 상추, 피클 그리고 버터밀크 딜 소스입니다. 토마토, 상추, 피클은 모든 버거에 공통으로 제공된다고 해요. 번은 마틴 사의 감자빵을 썼습니다. ‘뉴욕에 이렇게 푸릇푸릇한 버거가 있다니!’ 빵을 빼면 꽤 괜찮은 샐러드고 차가운 파스타 면을 올리면 그것대로 별미가 될 구성입니다.
루꼴라 위에 상추, 토마토, 피클을 올린 뒤 뚜껑 빵까지. 콧노래를 부르며 버거를 조립한 뒤 마침내 한 입 크게 베어 물었습니다. 역시나 그간 먹었던 버거들과 사뭇 다른 경험입니다. 채소의 식감도 좋았지만 루꼴라와 블루치즈의 이색적인 향이 단연 압권이었어요.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버거를 만들면 이렇게 만들지 않을까요.
지방이 많고 육질이 부드러운 와규는 뉴욕에서도 고급 소고기로 인식돼 있습니다. 많은 버거집들이 추가 옵션으로 와규 패티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과 달리 블랙 탭의 더 챔프 버거는 이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거기에 무게도 1/2 파운드, 약 8온스로 웬만한 버거집의 더블 패티 수준입니다. 이것만으로도 24달러의 가격을 납득하게 됩니다.
듣던 대로 식감이 매우 부드러웠는데 지방의 함량도 함량이지만 다른 식당들의 패티보다 고기를 곱게 다졌어요. 흡사 떡갈비나 함바그를 씹는 것 같을 정도로. 와규의 최대 강점인 풍부한 육즙은 엄격한 그릴링으로 강조했습니다. 굽는 동안 딱 한 번만 뒤집는 방식으로 육즙을 안에 가둔다고 해요. 하지만 설명과 달리 제가 먹은 패티에서는 특별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고기의 향은 미국 소고기로 만든 패티보다 확실히 가볍고 고소했어요. 블루치즈의 우유향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루꼴라는 느끼함을 잡아 주면서 씹는 재미가 있습니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서울에서도 루꼴라 올린 버거를 즐겨 먹는 저는 반가웠어요.
구성이 좋은 버거입니다. 패티만 잘 구웠어도 손에 꼽는 버거로 남았을 텐데 그게 못내 아쉽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되면 이런 것들을 유지하기가 힘들죠.
https://brunch.co.kr/brunchbook/nycburgers
[연재 브런치북] 뉴욕버거 57선
80일간 57개의 버거를 먹었습니다. 이왕 먹는 거 가장 좋아하는 걸 제대로 먹기로 했습니다. 푸드 트럭과 고급 스테이크하우스, 프렌치 레스토랑, 백 년 넘은 노포까지. 다양한 식당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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