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드라가나스(Antonio Dragonas)가 1986년 오픈한 토니 드래곤스 그릴(Tony Dragon’s Grille)은 맨해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푸드트럭들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엔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방송의 힘이 대단하죠. 처음엔 핫도그, 프레첼 등 간단 조리식을 팔던 간이 트럭이었지만 꾸준히 성장해 현재 그릭 샐러드와 립아이 스테이크 등 지중해 음식을 파는 이동식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해요.
Madison Ave & E 62nd St · 미국 10065 뉴욕
교차로
www.google.com
주소 : New York, NY 10065, USA | https://maps.app.goo.gl/jHUmPecX6ZT7RFqD9
메뉴 : $13 (7oz 토니 버거)
홈페이지 : https://www.tonydragonsgrille.com/ | https://www.instagram.com/dragonsgrille
제가 방문한 건 오후 두 시. 트럭에 가까워지니 굽고 지지는 소리 그리고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남색으로 칠한 트럭은 다른 푸드트럭보다 확연히 깨끗해 보였어요. 다른 푸드트럭보다 고급스러운 느낌. 홀리데이 시즌을 맞아 메뉴판과 카운터 주변으로 두른 은색 장식과 조명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기 메뉴는 연어 보울과 치킨 샌드위치 그리고 토니 버거라고 합니다. 저는 시그니처 버거인 7온스 토니 버거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2달러, 지금은 1달러가 올라 13달러가 됐습니다. 버거 자체만 보면 가격 대비 양과 구성이 좋다 할 수 있지만 테이블이 없는 푸드특성의 특징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한 블록 건너면 세계에서 가장 큰 공원이 있으니 테이블이 없는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소풍 가는 기분으로.
버거가 식을까 봉투를 들고 센트럴파크까지 달렸습니다. 스케이트장이 보이는 풀밭에 자리를 잡고 엉덩이 바닥에 대기 무섭게 봉투를 우악스럽게 찢었습니다. 은색 호일로 싼 버거는 제 손바닥보다 훨씬 컸고 무게도 묵직했습니다. 이거 다 먹으면 몸무게 1kg은 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7온스 토니 버거는 클래식 치즈버거 레시피에 패티와 번으로 변주를 준 모델입니다. 무게 약 200g의 소고기 패티, 부드럽고 쫄깃한 브리오슈 번, 아메리칸 치즈, 로메인 상추, 생 토마토, 생 적양파 그리고 케요네즈(케첩+마요네즈)이 들어갔습니다.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살짝 구운 브리오슈 번의 식감. 밀도가 낮아 납작하게 눌리다가 곧 이빨에 잘려 나가는 것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곧장 치즈향이 풍깁니다. 특이하게도 이 버거는 치즈를 전체 재료 위,아래에 배치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치즈의 녹진한 식감과 풍미가 도드라졌습니다. 미디엄으로 구운 패티는 식감이 좋지만 후추향이 다소 강합니다.
40여 년의 역사에 걸맞게 클래식 치즈버거의 레시피를 충실히 따르고 있어요. 유일한 변주인 브리오슈 번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일단 저는 ‘호’ 한 표 드립니다. 양도 푸짐해요. 7온스 패티는 싱글 치즈버거 중에서는 꽤나 두툼한 편이고 그에 맞춰 다른 재료들의 양도 늘렸습니다. 신선 채소의 상태가 좋은 것도 장점으로 꼽습니다. 단점은 패티, 케요네즈의 강한 향과 맛입니다. 클래식 버거의 소스지만 제게는 각 재료의 장점을 가리는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주문할 때 소스를 따로 달라고 할 수 있으니 취향에 따라 뿌려가며 드시는 것을 권합니다.
어지간한 버거집들보다 나은 푸드 트럭 버거였습니다. 근처에 센트럴파크가 있으니 버거 싸들고 소풍가면 좋을 것 같아요. 에싸 베이글도 함께 사가면 완벽한 뉴욕 한 끼가 될 거예요.
https://brunch.co.kr/brunchbook/nycburgers
[연재 브런치북] 뉴욕버거 57선
80일간 57개의 버거를 먹었습니다. 이왕 먹는 거 가장 좋아하는 걸 제대로 먹기로 했습니다. 푸드 트럭과 고급 스테이크하우스, 프렌치 레스토랑, 백 년 넘은 노포까지. 다양한 식당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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