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덴젤 워싱턴, 데릭 지터, 힐러리 클린턴과 빌 클린턴 그리고 다이앤 소여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잭슨 홀의 단골손님이라는 것입니다. 대통령과 셀러브리티들이 낡은 식당 구석 자리에 앉아 20달러짜리 햄버거를 씹어 먹는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만 긴 시간 사랑받은 식당이란 건 확실히 알 수 있죠. 그나저나 클린턴 부부는 버거를 꽤나 좋아하나 봐요.
https://maps.app.goo.gl/PQvM2qhpc2enXHF88
Jackson Hole · 232 E 64th St A, New York, NY 10021 미국
★★★★★ · 햄버거 전문점
www.google.com
https://jacksonholeburgers.com/
Best Gourmet Burger Restaurant & Family Diner in New York – Jackson Hole Burgers are family owned and have been serving the be
ESTABLISHED 1972 Jackson Hole Burgers, a group of family-owned restaurants in New York and New Jersey, proudly opened their saloon doors in 1972. Born and raised in New York City, our family-run establishments serve up some of the best
jacksonholeburgers.com
1972년 퀸즈 출신의 지미와 크리스 형제가 설립한 레스토랑입니다. 매장 공사 중 바닥 아래에서 발견된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의 기사에 나온 잭슨 홀의 지명을 따서 이름을 지었다고 해요. 맨해튼 머레이 힐에 첫 매장을 연 뒤 현재는 맨해튼과 퀸즈, 뉴저지에 총 네 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랑은 고풍스러운 시골 식당의 분위기 그리고 도시에서 가장 큰 버거입니다. 모든 버거에 7온스(약 190g) 패티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10온스 패티를 쓰는 파이브 냅킨도 있으니 정말로 가장 큰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손에 꼽을 정도로 푸짐한 것은 맞습니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영화 좋은 친구들(GoodFellas, 1990)의 일부 장면이 퀸즈에 있는 잭슨 홀에서 촬영됐고 배우 재니퍼 애니스톤이 무명 시절에 맨해튼의 어퍼 웨스트 사이드 지점에서 근무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맨해튼 내 두 개의 점포 중 제가 방문한 곳은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이스트 64가 지점입니다. 머레이 힐에 있는 식당이 본점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으면 그쪽으로 갔을 텐데. 홀은 벽을 사이에 두고 나뉘어 있는 구조고 주방은 조리 과정이 모두 보이는 오픈 키친입니다. 낡은 나무 벽과 가구, 벽에 걸린 옛스런 그림과 사진들, 붉은 조명까지 어딘가 카우보이 모자에 승마 부츠 신은 보안관이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였어요.
저는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더 클래식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9달러로 7온스 패티에 베이컨까지 기본으로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뉴욕에서 가장 큰 버거가 20달러도 되지 않는 거잖아요.
버거를 보고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식당의 자랑대로 정말 큰 버거였거든요. 빵의 지름, 패티 그리고 그 위에 쌓은 채소와 재료들까지. 게다가 이 동네에선 드물게 채소가 잔뜩 올라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재료를 높게 쌓아 올리고 뚜껑빵은 옆에 따로 놓았습니다. 재료 위에 뿌린 이 집만의 JHB 소스는 장밋빛 색부터 맛까지 케요네즈(케첩+마요네즈)와 비슷해서 제과점에서 파는 한국식 햄버거를 떠올리게 만들었어요.
구성은 7온스 하우스 에이징 패티를 중심으로 아메리칸 치즈, 베이컨, 튀기듯 볶은 어니언, 피클, 상추와 토마토입니다. 전형적이지만 디테일에 차이가 있어요. 흔히 쓰는 생양파나 갈색으로 볶은 양파가 아닌 튀김처럼 바삭하게 구운 양파를 올린 것, 채소를 잘게 썰어 올린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빵은 평범한 화이트 번을 사용했습니다.
잘게 썬 채소가 접시와 식탁에 흩어지고 손등으로 소스가 흘러내렸지만 이런 버거는 이렇게 먹어야 합니다. 몇몇 변주를 줬음에도 잭슨 홀의 클래식 버거는 전형적인 베이컨 치즈버거의 매력을 물씬 풍깁니다. 두툼한 패티는 안쪽에 선홍빛이 비치는 미디엄 굽기로 제대로 구웠고 바삭할 정도로 구운 베이컨은 양파와 함께 씹는 재미를 더합니다. 그간 버거에 넣기 황송할 만큼 좋은 품질의 베이컨을 맛봐서 그렇지 베이컨 치즈 버거에는 이쪽이 정석이긴 해요. 채소의 양은 제가 뉴욕에서 먹은 버거들 중 가장 많았습니다. 덕분에 어떤 버거보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 느낌이었고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것은 특제 소스. 맛이 강해서 재료의 맛과 향을 가리더라고요. 가성비, 구성에선 좋은 점수를 주지만 뉴욕 베스트 버거집으로 꼽기엔 뭔가 좀 부족한 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