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 첫날, 호텔 침대에 누워 이리 저리 모은 30여 개의 식당 리스트 중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았습니다. 맨해튼 다운타운 금융가에 있는 7번가 버거(7th Street Burger). The Infatuation 등 몇몇 매체가 이집을 뉴욕 베스트 버거에 꼽았습니다. 80일 긴 여정의 첫 번째 버거라는 점에서 제게는 의미 있는 식당입니다
https://maps.app.goo.gl/moy1kvFxh9EiYDEr6
7th Street Burger Financial District · 80 Nassau St, New York, NY 10038 미국
★★★★☆ · 햄버거 전문점
www.google.com
2021년 6월 케빈 레즈바니(Kevin Rezvani)와 파라스 자인(Paras Jain)가 설립한 이 버거집은 뉴욕과 미국 동부 스타일을 대표하는 스매시 버거를 판매합니다. 오픈과 동시에 다양한 매체가 주목하며 인기를 얻었고 주말에는 하루 천 개의 패티를 구웠을 정도로 크게 성공했고 2025년 2월 현재 뉴욕 내 19개, 워싱턴 DC에 1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뉴욕 매거진은 이 집의 버거를 ‘신이 의도한 버거를 잘 보여준다.’라며 극찬했다고 하네요.
월 스트리트에 있는 Financial District 점과 Downtown Brooklyn 점 두 곳을 방문했습니다. 그 외에도 소호, 타임스퀘어, 윌리엄스버그 등 번화가마다 매장이 있으니 접근성이 무척 좋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니 부담 없이 간식으로 하나 맛보기에도 좋아요. 매장들은 공통적으로 작고 변변한 테이블 없이 창가에 좁은 좌석을 뒀거나 아예 의자 없이 서서 먹도록 했습니다. 주문과 픽업은 카운터에 가서, 음료도 냉장고에서 가져다 먹으면 됩니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위한 시설과 서비스입니다. 처음으로 방문한 Financial District 점은 의자 하나 없이 스탠딩 테이블 세 개가 전부였어요.
치즈버거의 가격은 6.5달러. 3달러를 추가하면 패티가 두 장인 더블 치즈버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무언가에 홀린 듯 임파서블 버거를 주문했습니다. ‘이 가격엔 도무지 불가능할 정도로 맛있는 버거라는 뜻인가?’ 그때는 그것이 비건 버거라는 걸 몰랐어요. Impossible Foods라는 기업에서 만든 비건 패티, 쉽게 말해 콩고기를 쓴 버거였습니다.
초록색 체크 무늬 종이로 싼 버거와 감자 튀김 그리고 휴지 두세 장이 들어 있습니다. 따로 쟁반이나 접시를 주지 않는 식당이라 이대로 테이블에 가져가서 먹으면 됩니다. 스탠딩 테이블에 서서 허겁지겁 포장지를 뜯고 뉴욕 여행 첫 버거의 자태를 감상했습니다.
서울에서 먹던 수제버거보다 확연히 빈약하고 못난 외모가 실망스럽지만 먹어보니 잘 녹은 치즈의 풍미 그리고 강한 염분이 혀를 때리더군요. 하지만 이게 뉴욕까지 와서 먹을 맛인가, 하면 사실 그건 아니었습니다. 의문을 갖고 검색을 하다 알게 됐어요. 아, 나는 콩고기 버거를 먹었구나.
곧장 카운터로 가서 치즈버거를 사 왔습니다. 포장지를 뜯는 사이 흥건하게 손에 묻은 기름. 그래, 이거 치즈버거지.
버거의 구성은 스매시 패티와 아메리칸 치즈, 구운 양파, 피클 그리고 특제 소스. 신선 채소 한 장 없는 전형적인 뉴욕식 스매시 버거입니다. 번은 Martin사의 감자빵으로 식감이 쫄깃하면서 씹을 수록 고소해요. 패티에서 소고기의 육향이 아주 진하게 납니다. 마이야르 반응으로 풍미를 끌어올린 스매시 버거의 특징입니다. 단점이라면 강한 육향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것.
두 번째 방문에선 더블 치즈버거를 주문했는데 안 그래도 기름진 패티가 두 장이 되니 느끼한 것 좋아하는 제게도 부담스러울 정도더군요. 그래도 가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으니 뉴욕 스타일 버거에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 볼 만 합니다. 특히 야식으로 좋아요.
더 많은 정보는 아래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istyfriday/231
08화 7번가 버거, 더블 치즈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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