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보이그랜더의 니콘 Z 마운트 렌즈 녹턴 28mm F1.5 렌즈에 관한 두 번째 포스팅입니다. 이미 녹턴 빈티지 라인 28mm F1.5 VM 렌즈로 경험했던 이 렌즈의 광학 성능을 니콘 Zf에서도 느끼고 있습니다. 더 짧은 최단 촬영 거리와 동영상 촬영은 덤이고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약 3주간 이 렌즈를 사용하며 느낀 특징과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렌즈의 사양, 디자인은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보이그랜더 녹턴 28mm F1.5 ASPH Z 렌즈 - 기다렸던 대구경 광각 렌즈(Nokton 28mm F1.5 Aspherical)
보이그랜더 녹턴 28mm F1.5 ASPH Z 렌즈 - 기다렸던 대구경 광각 렌즈(Nokton 28mm F1.5 Aspherical)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2025년 보이그랜더의 걸음이 무척 분주합니다. 니콘 Z, 캐논 RF 마운트 등 다양한 시스템으로 렌즈군을 확장하며 신제품 출시 소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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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렌즈의 장점
기존에도 렌즈 변환 어댑터를 통해 VM 렌즈를 소니, 니콘 미러리스 카메라와 조합하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만 Z 마운트 렌즈가 정식 출시되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요. 단순히 어댑터가 필요 없다는 것 외에도 전용 렌즈의 장점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입니다.
1. 촬영 정보 기록
렌즈 어댑터 중 대다수는 카메라와의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동이 필요한 기능, 데이터 통신이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라이카 M 시리즈처럼 오래 된 카메라는 큰 불편함이 없다지만 많은 기능을 탑재한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에서는 퍼스트파티 렌즈 대비 손해보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촬영 정보 기록 여부. Z 마운트 렌즈를 사용하면 모델명부터 초점거리, 조리개 값 등의 촬영 정보가 파일에 기록됩니다.
VM 렌즈를 쓸 때는 결과물을 일일이 비교하며 조리개 값 등의 정보를 유추해야 했지만 전용 렌즈로 이것이 말끔히 해소됐습니다. 여러 렌즈를 쓸 때 렌즈별로 촬영 결과물을 분류하기도 편하고요. 별 것 아니라지만 많은 이미지들을 관리할 때 이 데이터들이 요긴하게 사용됩니다.
2. MF 서포트 (포커스 피킹, 확대 버튼)
수동 초점의 편의성을 증대시키는 기능들은 전용 렌즈의 연동 덕분에 가능해 진 것입니다. 피사체에 초점이 맞춰졌을 때 포커스 영역의 프레임 색이 빨간색에서 녹색으로 바뀌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확대 없이도 빠르게 촬영을 할 수 있죠. 좀 더 기민한 대응을 원하면 피킹 옵션까지 추가하면 됩니다. 얕은 심도의 개방 촬영에서는 확대 버튼을 눌러 섬세하게 초점을 조절합니다. 본체의 확대 버튼을 사용해도 대응하지만 원래 화면으로 복귀하기 위해 두 번 더 눌러야 해서 Fn 버튼에 별도로 지정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카메라 전면, 위 그림 중 8번에 해당하는 Fn 버튼에 촬영 화면 확대를 지정해 놓았습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확대/복귀가 반복되고 확대 비율을 5/10배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카메라에 내장된 손떨림 보정 장치와도 정상적으로 연동됩니다. 렌즈 자체에 손떨림 보정 장치가 없기 때문에 야간/실내 촬영 또는 핸드 헬드 동영상 촬영에서 우려되는 흔들림이 해소 된다는 것만으로 렌즈 어댑터 대신 전용 렌즈를 사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조작성 / 만듦새
대부분의 현행 보이그랜더 렌즈들은 메탈 소재를 사용해 견고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수동으로 조작하는 렌즈인만큼 조리개 링과 초점 링의 조작감 역시 뛰어나고요. NIKKOR Z28mm F2.8, Z40mm F2 렌즈가 Zf의 단짝으로 불리지만 조작의 즐거움과 감성까지 즐기고 싶다면 이 렌즈는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의 조화도 훌륭하고요.
28mm 프레임
35mm를 가장 좋아하지만 익숙한 건 28mm입니다. 오랫동안 라이카 Q2 하나 들고 여행을 다녀서 조금 넓은 듯한 28mm 광각에 익숙해져 버렸어요. 더군다나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메인 카메라의 프레임을 24-28mm 광각으로 설정한 이후로는 종종 35mm가 답답하게 느껴지기까지 해요. 시야보다는 확실히 넓지만 이것저것 담기 수월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천후로 쓰기 좋고요. 동시에 초광각 특유의 주변부 왜곡, 광량 저하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니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가장 많이 사용되는 28/35/50mm 렌즈의 프레임을 비교해 보니 35mm와 28mm의 차이가 꽤나 납니다. 오랫동안 35mm 하나로 28/50mm 둘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풍경, 건축물 촬영에서 확실히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28/50mm 둘로 대체하는 게 낫겠단 것이 요즘 드는 생각입니다. 어디서 무엇을 찍던간에 28mm는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여유있게 주변 풍경을 담아 줍니다. 그것이 때때로 전체 완성도를 높여 주기도 하고, 기대 이상의 멋진 포착이 되기도 합니다. 자투리가 된다면 편집으로 잘라내면 되니까 잃는 것보단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 렌즈에 한정해서 얘기하면 광각이면서도 왜곡이 없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풍경을 찍던 일상 스냅을 찍던 보기에 편해요.
F1.5 개방 촬영
광각 렌즈를 전천후로 사용할 때 흔히들 느끼는 아쉬움이 개방 촬영의 얕은 심도입니다. 인물/정물 촬영에서 심도를 통한 피사체 부각 효과를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이 렌즈는 F1.5의 밝은 조리개 값으로 이것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녹턴 50mm F1.0 등의 특별한 렌즈를 제외하면 40mm F1.2 다음으로 밝은 수준입니다. 라이카 Q2의 Summilux 28mm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F1.7인 것과 비교하면 만족스러운 값이죠. 거기에 최단 촬영 거리가 28cm로 짧아서 근접 촬영과 F1.5 개방 조리개 값을 함께 활용하면 꽤나 얕은 심도 연출도 가능합니다. 물론 저조도 촬영에서도 강점이 있고요.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차이]
심도 비교 이미지는 최단 촬영 거리인 28cm 간격을 두고 촬영했습니다. F1.5 최대 개방부터 f2.8까지는 배경 흐림 효과가 꽤 준수합니다. 이는 제가 라이카 Q2를 사용하며 느낀 것과 일치합니다. 28mm 렌즈에서 얕은 심도 연출을 시도하려면 조리개 값이 F2.8보다는 낮아야 한다는 거죠. F1.5-2 개방 촬영에서 해상력이 꽤 준수한 것도 눈에 띕니다. 피사체와 배경을 확실히 분리 시키며 사진에 공간감을 부여하는 효과가 있죠. VM 렌즈는 개방 촬영의 색수차 발생이 많이 지적됐는데 Zf에서는 상대적으로 덜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해상력
고화소 카메라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현행 렌즈이기에 2400만 화소 Zf에서는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보여줄 것을 예상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VM 렌즈에서도 발견됐던 최대 개방 촬영의 주변부 광량 저하가 이 렌즈에서도 눈에 띌지도 관심사였어요. 동일 설계를 사용한 렌즈이므로 이 렌즈의 광학 특성 역시 VM 버전과 대동소이합니다. F4 이후로 결과물이 대단히 선명하고 F1.5-2 구간에선 해상력 저하와 주변부 광량 저하가 있는 것. 다만 색수차는 확실히 라이카 M10과 빈티지 라인 VM 렌즈로 테스트 한 것보다 나았습니다. 아래는 다양한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확대해 본 것입니다.
[ 조리개 값에 따른 해상력 차이 - 중심부 ]
중심부 해상력은 F1.5, F2, F2.8, F4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F1.5 최대 개방에서는 윤곽선의 표현이 다소 흐릿하고 보라색 수차도 제법 눈에 띕니다. 하지만 이는 F2에서 바로 개선됩니다. 이후 조금씩 향상돼 F4부터 F8는 최상급 해상력을 유지하고 F11, F16에서 다시 조금씩 떨어지는 일반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얕은 심도 연출, 저조도 환경이 아니라면 F2이상의 조리개 값만 설정해도 충분합니다.
[ 조리개 값에 따른 해상력 차이 - 주변부 ]
주변부 결과물에서는 광량 저하가 단연 눈에 띕니다. VM 버전에서도 개방 촬영의 주변부 비네팅이 있었던 터라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만 이는 라이카 Summilux 렌즈도 피할 수 없는 한계이니 조리개 값을 F4 이상으로 설정하거나 라이트룸 등 편집 프로그램에서 보완하는 방법으로 대응해야겠습니다. 광량 저하와 해상력 모두 F4 촬영부터 해결됩니다.
[개방 촬영에서의 주변부 광량 저하 비교(F1.5/F4)]
F1.5 최대 개방에서의 주변부 광량 저하는 이 렌즈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손꼽힙니다. 특히 풍경 촬영에서는 보정이 필요할 때가 꽤 있어요. F1.5부터 F2, F2.8, F4 촬영 결과물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뚜렷합니다. 원경 촬영 비중이 높은 광각 렌즈 특성상 이를 고려해서 조리개 값을 설정하는 것이 유리해 보여요.
28cm 근접 촬영
최단 촬영 거리는 28cm입니다. 요즘 렌즈들과 비교하면 특출날 것도 없지만 VM 렌즈의 최단 촬영 거리는 50cm입니다. 그래서 촬영할 때 종종 놀랄 때가 있어요. 광각 렌즈 특성상 주변부 왜곡에 대한 우려 등으로 28cm 근접 촬영 비중이 높진 않지만 음식이나 소품, 그 외 간단한 블로깅용 촬영에서 유용하게 써 먹습니다.
빛망울 / 빛갈라짐
보케는 F1.5 최대 개방에서 원형, 이후로 12각형으로 표현됩니다. 아무래도 원형 보케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에 이 렌즈로 인물 촬영을 하게 된다면 조리개 값을 F1.5로 고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빛갈라짐은 매우 선명하게 표현됩니다. 12갈래로 갈라진 형태가 F2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F11까지 점점 크고 선명해집니다. 야경 장노출 촬영에서 꽤나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녹턴 빈티지 라인 28mm F1.5 asph 렌즈가 현행 VM 렌즈들 중에서도 평이 좋은 제품이라 Z 마운트 버전도 그만큼 좋은 결과물을 안겨 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결과는 기대를 충족시켰고요. NIKKOR 28mm F2.8 렌즈와 비교해도 휴대성이 크게 떨어지 않으면서 F1.5의 밝은 개방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F1.5와 F2.8 렌즈의 표현의 폭에는 꽤 차이가 있으니까요. 제가 쓰는 Zf 기준으로는 디자인과 만듦새도 녹턴쪽이 월등합니다. 수동 초점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전천후 렌즈로 이만한 게 없죠. 라이카 Q, 리코 GR이 이미 증명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