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랜더의 새로운 VM 렌즈 그것도 90mm 망원 렌즈가 발매됐습니다. 일반적으로 85mm 내외의 초점거리를 준망원으로 분류하지만 M 시스템에서는 90mm만 되어도 컨트롤하기 꽤나 어렵습니다. 뷰파인더 구조상 프레임을 가늠하고 초점을 잡는 것부터가 까다로워서 타 시스템의 135mm 혹은 그 이상으로 타이트하게 느껴집니다. 현행 VM 렌즈 중 90mm 이상의 초점 거리를 갖는 렌즈가 없는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죠.
2025년 1월 발매되는 보이그랜더 아포-울트론 90mm F2 VM렌즈는 F2의 밝은 조리개 값, 아포크로매트 설계 등 고사양 망원 렌즈로 제작됐습니다. 휴대성 중심의 90mm 망원 렌즈였던 아포-스코파 90mm F2.8의 상위 제품이자 최고의 VM 망원 렌즈라는 소개에 M 시리즈의 망원 렌즈에는 그리 관심이 없던 저도 이 렌즈의 발매 소식은 기대가 되더군요. 아포-란타 35/50mm 시리즈로 VM 아포 시리즈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품 사양
7군 8매 구성(이상부분분산 렌즈 6매)
초점거리 90mm
조리개 F2-16
최단 촬영 거리 90cm
12매 조리개
필터 규격 52mm
61.9x63.3mm
340g
7군 8매의 구성 중 이상부분분산 렌즈가 6매나 포함 된 호화로운 설계에서 이 렌즈가 전체 VM 렌즈 라인업에서 어떤 위치를 갖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35/50mm 아포-란타와 함께 VM 렌즈 중 최고 수준의 해상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인물/정물 등 세부 묘사가 중요한 촬영에서 그 힘이 발휘될 지 기대해 봅니다. F2의 밝은 개방 조리개 값, 축상 색수차 및 배율 색수차를 억제하는 아포크로매트 설계 등 고성능에 초점을 맞춘 렌즈입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VM 렌즈보다 크기가 크고 무게도 무겁습니다.
APO-ULTORON vs APO-SKOPAR
현행 VM 렌즈 중 아포-스코파 90mm F2.8 VM이 아무래도 이 렌즈와 가장 먼저 비교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90mm 초점거리와 아포크로매트 설계가 같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머지 사양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아포-스코파가 휴대성에 중점을 둔 F2.8 렌즈로 발매된 데 반해 아포-울트론은 그보다 크고 무겁지만 대부분의 사양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두 렌즈의 사양을 간단히 비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렌즈 구성 : 7군 8매 | 7군 7매
특수렌즈(이상부분분산 렌즈) : 6매 | 5매
조리개 값 : F2-16 | F2.8-22
최단 촬영 거리 : 90cm | 90cm
조리개 날 수 : 12매 | 10매
필터 규격 : 52mm | 39mm
크기 : 61.9x63.3 | 53x60mm
무게 : 340g | 250g
두 APO 렌즈를 통해 VM 렌즈는 90mm 망원 렌즈 라인업을 꽤 괜찮게 채웠습니다. 아포-울트론은 성능과 심도 표현, 아포-스코파는 휴대성과 가격에 명확히 장점이 있습니다. 용도와 취향에 맞춰 선택하면 되겠죠. 이전에 경험해 본 바 아포-스코파 렌즈도 아포크로매트 설계가 적용된 만큼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충분했습니다. 아래에 아포-스코파 90mm F2.8 렌즈의 후기를 첨부합니다.
보이그랜더 아포 스코파 90mm F2.8 VM 렌즈 소개 & 첫인상 (Voigtlander APO-SKOPAR 90mm F2.8 VM)
보이그랜더 아포 스코파 90mm F2.8 VM 렌즈 사용 후기 (Voigtlander APO-SKOPAR 90mm F2.8 VM)
디자인
블랙, 실버 두 버전 중 제가 받은 것은 실버 색상입니다. 전체적인 외형은 35,50mm 아포 란타 시리즈와 비슷해서 이질감이 없습니다. 초점 링 디자인 때문에 라이카 Summilux 50mm 1세대, Noctilux 50mm F1.2 등을 떠오르게 하는데 이는 VM 아포 시리즈들의 공통점이기도 하죠. 60대 클래식 렌즈의 디자인 요소를 채용한 것. 제가 사용하고 있는 녹턴 빈티지 라인 28mm F1.5 Type II 렌즈 역시 그렇습니다. 넓은 외부 면적의 상당 부분을 초점링으로 사용해 조작감을 배려했습니다.
클래식 렌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초점링 디자인은 조작할 때 손가락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킵니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가 보기에도 아름답고요. 개인적으로 현행 렌즈의 매끈한 초점링보단 이쪽을 선호합니다. 초점링의 너비는 여타 렌즈들과 같습니다. 조리개 값은 F2부터 F16까지 1/2스톱 간격으로 조절 가능합니다.
전용 후드와 함께 라이카 M10에 마운트 한 모습입니다. 확실히 광각-표준 렌즈에 비해 부피가 큽니다. 체감상 녹턴 50mm F1 렌즈(73.6x55mm, 484g)를 처음 마운트 했을 때만큼 육중하게 느껴지지만 그보단 확실히 작고 가볍습니다. 경통 길이가 녹턴 50mm F1보다 길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후드의 길이도 약 3cm, 직경도 7cm 가량 되기 때문에 후드까지 붙이면 데일리 조합으로는 조금 부담이 되죠. 알루미늄 소재라 크기 대비 무게는 납득할 수준인 것이 다행입니다. 황동으로 만든 녹턴 빈티지 라인 28mm F1.5 Type II 렌즈가 크기는 훨씬 작지만 무게는 330g로 거의 같거든요.
녹턴 50mm F1 같은 특수한 렌즈를 제외하면 그간 사용해 어떤 렌즈보다도 크고 묵직합니다. 90mm 망원, F2 그리고 아포크로매트를 동시에 갖기가 이렇게나 만만찮은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며칠 들고 나서보니 예상대로 쉽게 볼 녀석은 아닙니다. 목과 어깨가 뻐근한 존재감도 그렇지만 뷰파인더 속 자그마한 90mm 프레임을 구성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최신 M 시리즈에서는 라이브뷰, 비조플렉스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지만 되도록이면 뷰파인더로 촬영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야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제 막 새해를 맞이한 1월의 일상과 여행들은 M10과 아포-울트론 90mm F2 VM 렌즈로 담아 보겠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댓글 남겨 주세요.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