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맞아 부산으로 1박 2일 짧게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삼 년만에 한국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라 별 일 없이 조용하게 보낼 줄 알았는데 해운대 빛축제와 맛있는 음식들로 연말 기분 제대로 냈습니다. 휴식이 주 목적인 이틀짜리 나들이라 카메라를 안 챙길 생각이었지만 정작 떠나는 날이 되니 역시 손과 맘이 허전해서 가벼운 조합을 선택했습니다. 서브 카메라로 잘 활용하고 있는 소니 ZV-E10과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입니다.
바디와 렌즈 합친 무게가 1kg이 되지 않아 가방에 넣기에도, 목에 걸고 다니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2400만 화소 사진,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35mm 환산 약 25-105mm의 광학 4.1배 줌을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볍게 여행하고 싶을 때 이만한 조합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반 년 가량 이 조합으로 다양한 것들을 촬영하고 포스팅으로 남겼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11월 일상의 기록 맛집 편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소니 ZV-E10)
사진도 영상도 '이것'이 꼭 있어야 한다 -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의 VC 테스트
KTX를 타고 두 시간 반. 마음만 먹으면 금방 올 수 있는 곳인데 잘 안 된단 말이죠. 부산역을 나와 광장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은 몇 번을 봤지만 여전히 질리지 않습니다. 익숙함이 더해지니 오히려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숙소가 있는 해운대까지는 한 시간이 걸립니다. 부산은 계절마다 와 봤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 온 것은 오랜만이에요.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크리스마스-연말연시 시즌에 열리는 빛축제 장식들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모래사장 위에 놓인 이런저런 장식들이 낮에도 꽤 볼만하지만 역시 밤에 볼 때가 훨씬 더 아름답죠.
성벽처럼 세워진 이 구조물은 낮에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밤에는 스크린이 되어 화려한 영상을 재생합니다. 까만 해변 위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영상이 재생되는 것이 무척 근사합니다.
조명, 스크린을 제외한 대부분의 면적은 어둡지만 렌즈의 조리개 값이 F2.8로 밝아서 촬영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미지 안정화 장치 VC까지 탑재됐기 때문에 70mm 최대 망원에서도 셔터 속도를 1/125초 정도로만 고정해 두면 흔들림 없이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이런 류의 야간/조명 축제는 명암 대비를 고려해 어둡게 촬영하는 게 유리하기도 하고요.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해변 부대에서 초대 가수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멀리서부터 가수 싸이의 노래가 들리길래 반가워서 달려갔더니 싸이의 노래로 활동하는 모창 가수 '짜이'였습니다. 그럼에도 해변 무대가 꽉 채워진 것은 물론 주변까지 인파가 대단했습니다. 싸이의 히트곡 몇 개만으로도 분위기 후끈 달아오른 건 물론이고요. 연말, 축제다운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이 사진은 무대 바깥에서 70mm 최대 망원으로 찍은 사진인데 꽤 그럴 듯 하죠? 추가로 중심부를 추출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줌 렌즈가 이럴 때 유용하죠.
그 밖에도 해변에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습니다. 주로 조명을 활용한 빛 축제인데 1월 31일까지 쭉 진행 된다고 하니 부산 방문 예정 있으시면 방문해 보세요. 풍경이 화려해서 기념 사진 찍기도 좋습니다. 완전히 깜깜한 밤 보다는 해질녘이 가장 예쁠 것 같아요.
이날 머문 숙소는 영화의 거리에 있는 한화리조트. 창밖으로 망망대해가 펼쳐지는 것이 해안 도시 여행 온 기분 제대로 나더군요. 작년에도 이 주변 숙소를 에어비앤비로 대여해 머문 적이 있는데 해운대 해수욕장 근방보다 가격도 괜찮고 동백섬, 오륙도쪽 뷰 모두 매력 있으니 고려해 봐도 좋겠습니다.
멀리 보이는 오륙도와 그 주변 풍경을 찍은 사진들입니다. 14층이라 그리 고층이 아닌데도 건물이 가리지 않으니 탁 트인 기분을 제대로 누릴 수 있었어요. 평소였으면 숙소에서는 짐만 풀고 곧장 바닷가로 나갔을텐데 숙소 뷰가 좋아서 이날은 아예 소파도 창문 쪽으로 옮겨 두고 해 질 때까지 바다를 감상했습니다. 창 너머를 찍은 사진 두 장 중 흑백 사진은 19mm 광각, 두 번째 사진은 70mm 망원입니다. 같은 뷰를 찍은 사진이지만 느낌이 꽤 다르죠.
여행용으로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를 선택하는 첫 번째 이유는 휴대성 그 다음은 광학 4.1배 줌입니다. 메인 카메라인 라이카 M 시리즈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단렌즈를 사용하지만 여행용으로는 역시나 줌렌즈가 편하죠. 렌즈를 여러개 챙겨 그때마다 교체하는 번거로움을 경험해 봤다면 공감하실 거예요. 여행지에서는 넓은 풍경 그리고 특정 피사체를 번갈아 찍어야 할 상황이 많습니다. 이를 렌즈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장점입니다.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의 줌 배율은 4.1배. 35mm 환산 25mm의 광각부터 105mm 망원에 해당하기에 활용도도 높습니다. 풍경과 인물, 정물, 간이 매크로까지 웬만한 사진은 이 렌즈 하나로 다 촬영할 수 있을 정도죠.
[17mm 광각 / 70mm 망원 프레임 비교]
이런 장점 때문에 짧든 길든 여행에서는 늘 줌렌즈 조합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풀 프레임보다 가벼운 APS-C 포맷은 가볍게 떠나고 싶은 여행에 제격이고요. 숙소에서 창 밖을 찍은 사진들만 봐도 한 자리에서 다양한 장면을 담을 수 있는 줌 렌즈의 장점이 잘 드러납니다.
[F2.8 최대 개방 근접 촬영]
거기에 F2.8의 밝은 조리개 값과 근접 촬영 성능. 70mm 망원에서 최대 개방으로 촬영하면 배경 흐림과 보케가 더해진 감성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물 사진에서도 좋지만 크리스마스, 연말연시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장식들을 촬영할 때도 좋습니다. 근접 촬영도 광각에서 19cm, 망원에서 39cm까지 가능하니 간이 매크로 수준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크리스마스트리, 소품들을 촬영할 때 적극 활용했어요.
여행에 음식이 빠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소니 ZV-E10과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는 요즘 제가 음식 촬영용으로 즐겨 사용하는 조합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조리개 값이 밝아 심도 조절, 야간 촬영에 유리하고 근접 촬영도 요긴합니다. 거기에 광학 4.1배 줌이 테이블 전체, 음식 단독 사진을 모두 커버하니 촬영이 무척 쾌적하죠.
이번 여행은 기간이 이틀뿐이라 다양한 음식을 맛 보는 것보단 전부터 가 보고 싶은 집들을 방문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해운대 근처의 미쉐린 가이드 식당들이었고요.
첫 번째 집은 부다면옥. 해운대 시장, 구청 근처에 있습니다. 평양냉면으로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됐다고 해서 그간 서울에서만 평냉을 먹어 온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결과는 만족. 심심하지만 감칠맛 있는 육수부터 서울에서는 비싼 가격을 받는 메밀 순면까지 가성비가 좋다고 느꼈습니다. 가격은 냉면 보통이 12000원입니다. 특히 이집은 냉면보다 수육이 더 기억에 남아요. 맛보기 수육을 2만원에 판매하는데 부위도 사태, 아롱사태, 꼬리 등 다양한 데다 그 촉촉함과 부드러움이 남다릅니다. 냉면집에서는 냉면만 먹는 저도 이 집 수육은 극찬하면서 먹었어요.
다음날 방문한 집은 금수복국. 이미 유명한 집이고 이미 방문 해 봤지만 이번에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됐대서 재방문했습니다. 밀복, 은복, 까치복 등 어종으로 메뉴에 차이가 있고 튀김, 껍질 등 사이드 메뉴도 다양합니다. 사실 복국 경험이 많지 않고 해장 음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금수복국이 얼마나 뛰어난 지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근처 초원복국은 방문한 적이 없어 비교도 할 수 없고요. 하지만 맛은 확실히 있어요. 게다가 전날 와인을 마신 터라 더 시원하고 개운했어요.
또 한 곳 기억에 남는 곳은 해운대 시장 안에 있는 옥수수 전문점 황남옥수수. 본점은 경주에 있는 듯한데 옥수수를 활용한 간식거리가 맛도 컨셉도 꽤 괜찮았습니다. 옥수수 튀김에 마요를 얹거나 아이스크림에 곁들이거나. 서울에서는 맛 볼 수 없으니 옥수수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 보셔도 좋겠습니다. 이 외에도 해운대 시장이 이색적인 디저트 가게들로 꽤 많이 바뀌었더군요.
짧은 나들이였지만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 기록들을 역시나 폰보다는 카메라로 기록해 두니 챙겨 간 것이 다행이다 싶어요. 굳이 크고 무거운 풀프레임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여행용으로는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즈모 포켓 시리즈같은 V-LOG 전용 카메라도 사용해 봤지만 역시 저는 사진 중심으로 기록하는 것이 좋아요.
https://sunphoto.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8351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