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에 다녀 보스턴. 1월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지만 둘을 합해도 5일이라 그 매력을 충분히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뉴욕보다 여유롭고 느긋한 도시라는 인상은 확실히 받았어요. 깨끗하기도 하고.
좋았던 곳들 중 다분히 제 취향에 맞는 곳이 있었으니 뉴발란스 팩토리 스토어. 한국에서 유독 인기 있고 저도 매우 좋아하는 뉴발란스가 미국 브랜드라는 것은 많이들 알지만 그 중에서도 보스턴이 고향이라는 이야기는 생소할 거라 생각합니다.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본사 건물이 있고 몇 분 거리에 팩토리 스토어가 있습니다. 두 곳 다 가 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촉박해 수확이 있을 만한 팩토리 스토어를 골랐습니다.
뉴발란스 991v2 그레이, 네이비 - 내 다음 여행 신발 얘기
2022년과 2023년 겨울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뉴발란스 스니커 마니아가 됐습니다. 유럽에선 1600 모델을 신고 20여개 도시를 구석구석 걸어 다니며 여행에서 신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고 다음해엔 착화감 가장 좋다는 990V6 모델을 신고 뉴욕에 갔습니다. 많게는 하루 열 시간 가까이 걸었는데도 발병이 나지 않았으니 투자한 효과가 확실했습니다. 이번엔 991V2를 신고 갔어요. 앞으로도 여행 때는 뉴발란스 신발만 신을 것 같아요.
https://maps.app.goo.gl/6cpUVdGHh8wwJRdC6
보스턴 뉴발란스 팩토리 스토어는 중심가에서 떨어진 Brighton에 있습니다. 거리가 멀다는 말에 가 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찾아보니 버스로 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더군요. 하버드 캠퍼스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길래 구경이나 해 보자는 생각으로 가 봤습니다. 버스 한 번 갈아타면 바로 스토어 앞으로 가는 86번 버스가 있습니다.
겉보기에도 규모가 꽤 커 보입니다. 출시된 지 6개월 이상 된 상품들 중 일부가 팩토리 스토어에 입고 된다고 합니다. 물론 인기 상품들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간혹 993 스니커 등 국내에서 출시가 이상으로 거래되는 상품들도 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는 그런 운은 따르지 않았지만요. 저는 의류 액세서리에는 관심이 없었고, 스니커 중 MADE 라인만을 노리고 갔습니다.
스토어 내부가 꽤 컸지만 MADE 라인이 한쪽에 모여 있어서 쇼핑하기에 좋았습니다. 990, 991, 996, 1500, 576 등 인기 모델들이 몇몇 있었는데 대체로 비인기 컬러들이었습니다. 해외 편집샵에서 할인하는 모델들이 많았어요. 물론 가격은 저렴합니다. 가자마자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990V2 브라운/퍼플 컬러가 보여서 신이 났어요. 가격이 100달러인데 일부 품목이 30% 추가 할인이라 70달러에 구매했습니다. 시간 내서 온 보람이 있었어요.
이 날 수확은 두 켤레. 이전부터 관심 있었던 모델입니다. 990V2는 가을/겨울에 어울릴 색상,소재와 색 조합이 마음에 들었고 가죽 소재의 990V4는 코디가 어려워 보였지만 가죽 질감이 마음에 들어서 참지 못했습니다. 두 켤레 각각 70달러, 10만원이 되지 않습니다. 아직 박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신발이 많지만 이 가격이면 일단 쟁여 놔야죠.
990V4는 다음 행선지 뉴욕에서 바로 개시. 이 외에도 맘에 드는 모델이 몇 개 더 있었는데 왜 더 사오지 않았는지 후회됩니다. 보스턴 여행 일정이 있다면 두어 시간 짬 내서 다녀올 만합니다. 다만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