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편의성 하나 믿고 고배율 줌 하나 챙겨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35mm 환산 약 24-400mm에 해당하는 M.Zuiko Digital ED 12-200mm f/3.5-6.3 렌즈였는데 현지에서는 놀랄만한 주밍 그리고 LCD 화면에서는 충분해 보이는 화질에 '역시 여행에는 올인원 고배율 줌렌즈인가'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돌아와 결과물을 보니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최대 망원 결과물의 해상력이 기본 14-42 번들렌즈만도 못했거든요. 이후로 고배율 줌렌즈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풀프레임이라면? 거기에 최신 광학 성능까지 더해진다면? 이란 의구심은 늘 갖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탐론 28-200mm F/2.8-5.6 Di III RXD 렌즈에 대한 호평도 꽤 들었고요.
이번에 소개할 렌즈는 탐론의 새로운 고배율 줌렌즈 28-300mm F/4-7.1 Di III VC VXD입니다. 28-200mm 렌즈보다 망원 촬영 구간을 더 확장한 10.7배 줌렌즈입니다. 조리개 값을 F4-7.1로 타협했지만 최대 망원 기준 F5.6과 F7.1은 해상력만 뒷받침 된다면 드라마틱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생각하기 때문에 200-300mm 구간을 얻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28-200mm 렌즈의 성능이 좋았던 만큼 28-300mm 역시 해상력을 기대해 볼 만 하다 싶습니다.
제품 사양
렌즈 구성 13군 20매
초점거리 28-300mm
최대 조리개 값 F4-7.1
최소 조리개 값 F22-40
최단 촬영 거리 19cm(광각)/99cm(망원)
필터 규격 67mm
조리개 날 9매(원형)
이미지 안정화 장치(VC) 탑재
77x126mm
610g
탐론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고배율 줌렌즈의 가장 진화된 버전입니다. 28mm 광각부터 300mm 장망원까지 대부분의 촬영 영역을 하나로 커버할 수 있도록 광학 10.7배에 달하는 고배율 줌과 휴대성을 함께 고려했다. 경통 길이가 126mm, 무게는 610g로 28-200mm F2.8-5.6 렌즈와 비슷합니다. 거기에 28-200mm 렌즈에 없는 손떨림 보정 장치 VC가 채용돼 망원 및 동영상 촬영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발매 된 렌즈 중 올인원 렌즈라는 이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렌즈가 아닐까 싶어요.
디자인
탐론 17-28mm F/2.8 Di III RXD 렌즈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두 렌즈는 성향이 많이 다르면서도 확실한 연결성이 있습니다. 17-28mm은 F2.8 고정 조리개 값으로 대표되는 광학 성능 중심의 저배율 줌렌즈, 28-300mm 렌즈는 광학 10.7배 고배율 줌의 편의성을 앞세운 가변 조리개 값의 렌즈입니다. 화질은 단연 17-28쪽이, 편의성은 28-300mm가 우위에 있겠죠. 하지만 두 렌즈는 상호 보완 관계에 있습니다. 이 두 조합이면 17-300mm F2.8-7.1 조합이 완성되니까요. 이렇게 놓고 보니 17-28/28-75 조합도 좋지만 이 17-28/28-300 조합도 여행용으로 괜찮겠단 생각이 듭니다.
두 렌즈의 휴대성은 의외로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17-28mm 렌즈는 그만큼 덜 타협했다고 볼 수 있고 28-300mm 렌즈는 몇몇을 과감히 타협하면서 휴대성을 끌어올린 결과라 할 수 있겠죠. 같은 브랜드의 렌즈답게 외형이 상당히 유사하고 67mm 필터와 액세서리를 공유한다는 점도 같지만 현행 시스템을 채용한 28-300mm 렌즈는 17-28mm 렌즈에 없는 USB Type C 포트, 기능 버튼가 있습니다.
소니 컴팩트 풀프레임 카메라인 A7C에 물려도 균형이 크게 깨지지 않으니 휴대성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경통 지름이 77mm로 일반적인 줌렌즈와 비슷해서 안정적으로 쥘 수 있고 카메라를 바닥에 놓았을 때 안정적인 것도 마음에 들고요. 카메라 현행 렌즈답게 기능 버튼, 탐론 유틸리티 연결을 위한 USB Type C 포트가 배치돼 있고 고배율 줌렌즈의 특성에 맞춰 줌 락 스위치도 있습니다. 렌즈 특성에 맞춰 줌 링이 상당히 넓게, 초점링은 경통 하단에 좁게 배치돼 있습니다.
초점거리에 따라 경통이 돌출되는 구조로 2단으로 수납된 경통이 인상적입니다. 휴대성을 위한 설계겠죠. 경통길이는 28mm 최대 광각에서 가장 짧고 300mm 최대 망원에서 가장 깁니다. 이때 경통이 약 75mm 돌출돼 전체 길이가 20cm로 늘어납니다.
초점 거리에 따라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F4에서 F7.1로 변하는 렌즈는 값이 변하는 구간을 알아두는 것도 촬영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저조도 환경에서 더 나은 결과물을 얻는 데 필요하죠. 이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 변화를 정리해 봤습니다.
F4 : 28-31mm
F4.5 : 32-44mm
F5 : 45-54mm
F5.6 : 55-76mm
F6.3 : 77-165mm
F7.1 : 166-300mm
가장 밝은 조리개 값인 F4 개방 촬영이 가능한 구간은 28-31mm 구간으로 좁은 편입니다. 이후 초점 거리에 맞춰 1/3스톱 단계로 조금씩 늘어납니다. 표준줌 구간으로 여겨지는 76mm까지 F5.6 촬영이 가능하니 환경에 따라 F5.6 조리개 값을 기본으로 설정하고 촬영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광량이 충분하다면 F7.1 또는 F8 고정도 좋겠죠. 동영상 촬영에서도 그렇고요.
처음 렌즈를 쥐었을 때, 카메라에 마운트하고 들어 올렸을 때는 묵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것이 28-300mm 광학 10.7배 줌렌즈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가볍게 만드는 게 가능하구나, 라며 생각이 바뀌죠. 물론 여전히 고배율 줌렌즈에 대한 제 시선은 곱지 않아서 앞으로 촬영 해보면 평가 해야겠습니다만 최근 몇 년간 탐론 렌즈가 크게 실망시킨 적이 없기 때문에 믿고 나가 보려고 합니다. 정말로 이거 하나만 챙겨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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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