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행을 다녀오는 사이 탐론에서 또 하나의 매력적인 렌즈가 출시 됐더군요. 처음 제품 정보를 보고 APS-C 포맷에 대응하는 평범한 표준줌 렌즈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17-50mm 초점거리의 표준줌 렌즈를 캐논 DSLR 카메라에 사용한 적이 있거든요. 당시 꽤 인기 있는 F2.8 고정 줌렌즈였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발매된 탐론의 새로운 17-50mm 표준줌 렌즈는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응하는 렌즈입니다. 소니 FE 마운트용으로 발매됐고 17-50mm의 광각 3배 줌, F4 고정 조리개 값을 내세웠습니다. 동영상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사진/동영상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줌렌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는 렌즈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제품 사양
활용도 높은 광학 3배 줌을 제공하는 것은 여느 줌 렌즈들과 비슷하지만 일반적인 공식을 따르지 않고 광각, 표준 줌렌즈 사이의 틈을 교묘히 노렸습니다. 16-35mm, 17-28mm 류 광각 줌렌즈와 비슷한 17mm의 최대 광각을 지원하고 최대 망원은 50mm까지 늘렸습니다. 광각 줌렌즈와 비교하면 35-50mm 구간이 추가된 것이죠. '표준 화각'으로 불리는 표준 줌렌즈의 핵심 초점거리들을 포함한 결과 표준줌까지 커버하는 전천후 광각 줌렌즈가 되었습니다.
조리개 값은 F4로 대구경 고급 렌즈들의 F2.8보다 어둡지만 그들보다 작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영상 촬영 비중이 높아지면서 조리개 값이 어둡더라도 작고 가벼운 렌즈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전보다 많아졌습니다. 저의 주 촬영 용도인 여행용 렌즈로도 그렇고요. 최단 촬영 거리는 최대 광각 기준 19cm로 현행 렌즈다운 근접 촬영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길이 114.4mm, 무게 460g으로 탐론의 대표 렌즈인 28-75mm F/2.8 Di III RXD 렌즈와 경통 길이(117.8mm)는 비슷, 무게(550g)는 90g 가량 가볍습니다. '계륵'으로 불리는 표준줌 렌즈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광각 성향의 사용자들이 고려해 볼 만한 렌즈입니다.
현행 렌즈답게 외부 이물질과 수분 유입을 막는 간이 방적 설계가 적용돼 있습니다. 현행 탐론 렌즈들에는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위한 USB C 포트가 탑재돼 있는데 별도의 덮개는 없지만 최신 스마트폰 수준의 방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패키지 / 디자인
현행 탐론의 패키지는 깔끔해서 좋습니다. 색상 때문이기도 하고 여기 사용되는 폰트를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패키지에 인쇄된 Di III는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용으로 설계되었다는 뜻입니다. 이미지 서클이 작은 APS-C 포맷 렌즈는 Di III-A로 표기됩니다. VXD는 이 렌즈에 적용된 리니어 모터 포커스 드라이브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사진뿐 아니라 영상에도 사용하기 위해 소음과 진동 등을 줄인 AF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이건 촬영하면서 테스트 해 봐야죠.
구성품을 렌즈와 앞,뒷캡 그리고 후드입니다. 28-75mm F2.8 류의 줌렌즈에서 느낄 수 있는 단단함이 있습니다.
예상보다 좀 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직접 보기 전 이전에 테스트 했던 Tamron 20-40mm f/2.8 Di III VXD 렌즈 정도를 염두해 뒀던 것 같아요. 실제로 이 렌즈는 다른 광각 줌렌즈인 17-28mm F/2.8 Di III RXD 렌즈보다도 조금 더 크고 무겁습니다. 광학 3배줌의 활용도냐, F2.8의 밝은 조리개 값과 더 나은 휴대성이냐. 촬영 목적과 취향에 따라 고민할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초점링이 경통 끝단, 줌링이 안쪽에 있습니다. 사용 빈도가 높은 줌링의 면적이 더 넓고 경통에 17/20/24/28/35/50mm 등 주요 초점거리를 표기해 뒀습니다.
경통 지름은 74.8mm, 필터 구경은 67mm입니다. 17-28mm F2.8, 20-40mm F2.8, 28-75mm F2.8 렌즈들도 같은 67mm 필터를 사용합니다. 액세서리 활용을 고려한 시스템 구성으로 보입니다. 특히 동영상 촬영에서 중요하죠.
경통에는 탐론 유틸리티 연결을 위한 USB C 포트,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포커스 셋 버튼(Focus set button)이 있습니다. 렌즈에 USB C 포트가 있는 것이 처음엔 무척 생소했는데 간편한 사용법과 다양한 기능으로 사용자들에게는 평이 좋습니다. USB C 포트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지난 포스팅에 정리해 둔 것이 있습니다.
여행용 렌즈로의 가능성, A7C + 17-50mm f/4 Di III VXD
여행 사진이 주 촬영이다 보니 이 렌즈 역시 여행용 렌즈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활용도에 걸맞은 이미지 품질을 갖췄는지에 대해 관심 갖고 살펴볼 예정입니다. 17-50mm의 초점 거리는 매우 마음에 듭니다. 망원 촬영의 빈도가 낮기도 하고 그간 여행용으로 사용했던 라이카 Q2의 28mm 광각에 늘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야외 풍경 그리고 야경 촬영에서 17-24mm 구간이 무척 유용할 것 같습니다.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중 휴대성이 가장 뛰어난 모델 중 하나인 A7C에 마운트 한 모습입니다. 20-40mm F2.8 렌즈처럼 작진 않지만 충분히 괜찮은 균형을 보입니다. 거기에 17-20/40-50mm 구간이 추가되니 렌즈를 교체할 필요 없이 하나로 모든 촬영이 가능하고요. 이 조합의 무게는 카메라 509g, 렌즈 460g으로 1kg이 되지 않습니다. 여행용 올인원 조합으로 꽤나 큰 강점입니다.
아무래도 F4 조리개 값에 많은 분들이 아쉬움을 느낄텐데, 이 렌즈가 17-50mm F2.8로 제작됐다면 이보다 크기와 무게 그리고 가격까지 크게 증가했을테니 제 용도에는 이쪽도 충분히 좋습니다. 가변 조리개가 아니라 F4로 유지되는 것이 반갑고요. 요즘 카메라들의 고감도 이미지 성능이 전보다 크게 좋아졌고 라이트룸 등의 소프트웨어에서 훌륭한 노이즈 제거 기능을 제공해서 이전보다 조리개 값에 대한 고민은 많이 줄었습니다. 심도 표현이 목적이라면 F2.8 렌즈보단 단렌즈를 하나 더 챙기는 쪽이 낫거든요.
소니의 컴팩트 단렌즈 FE 50mm F1.8 렌즈와의 크기 비교입니다. 길이가 좀 길지만 경통 지름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기대보다 크고 무거워서 그렇지 이 렌즈들의 사양과 성능을 고려하면 납득할 만한 크기, 무게라고 생각합니다. 20-40은 올인원으로 사용하기엔 화각의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경통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이너 줌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이 역시 동영상 촬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줌 조작에 따라 내부 렌즈군이 움직이는데 24-28mm에서 대물 렌즈가 가장 안쪽으로 숨고 17/50mm 최대 광각, 망원에서 최대로 돌출됩니다.
첫인상보다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렌즈입니다. F4 조리개 값에 대한 아쉬움은 17-50mm 초점거리의 활용도와 뛰어난 휴대성으로 충분히 설명 가능할 것이고 현행 탐론 렌즈다운 촬영 성능, 이미지 품질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A7C와 함께 이곳 저곳 다녀보며 렌즈의 특징과 장단점을 파악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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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