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삼각대 헤이피 W28 3in1 삼각대 사용 후기 두 번째. 한 달간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낀 제품의 장단점 그리고 여행용 삼각대로서의 가치와 가능성을 평가해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짧게 말하면 경쟁 제품대비 다소 묵직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단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제품의 사양과 디자인, 특징은 지난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품을 평가하기 위한 열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품의 구조와 기능을 중심으로 각각의 요소가 실제 촬영에서 어떤 장단점으로 다가왔는지 이야기 하겠습니다.
- 3 필러형 센터 컬럼
- 4단 레버 잠금 방식
- 최대 150cm 높이
- 분리형 미니 삼각대
- 로우앵글 촬영 모드
- 퀵 릴리즈 볼헤드
- 파노라마 조작/촬영
- 볼헤드 내장 스마트폰 클램프
- 볼헤드 내장 스파이크 핏
- 1.35kg의 무게
3필러형 센터 컬럼 - 탁월한 휴대성
여행을 떠나며 익숙한 삼각대 대신 여행용 삼각대를 챙기는 이유는 '휴대성'일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작게, 가볍게 짐을 꾸리기 위해 소형/경량화 된 삼각대를 찾게 되죠. 때문에 휴대성은 여행용 삼각대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헤이피 W28 3in1 삼각대 역시 휴대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구조를 채택했고 소재와 디자인을 차별화했습니다.
3 필러형 센터 컬럼이라 이름 붙여진 이 구조는 센터컬럼을 삼각대 바깥쪽에 위치하도록 해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설계했습니다. 덕분에 전체 직경이 6.9cm에 불과합니다. 성인 남성의 팔목 수준이니 부피에 있어서만큼은 경쟁 제품 대비 충분한 강점을 갖는다 할 수 있겠습니다. 여행용 트렁크는 물론이고 일반 백팩에 넣어도 차지하는 공간이 크지 않아서 만족스럽습니다. 여행 내내 삼각대를 휴대하는 저는 이 부피의 차이 그로 인한 휴대성의 이득을 확실히 체감했습니다.
셋으로 나뉜 센터 컬럼을 뽑아 올려 메인 삼각대의 잠금 링으로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센터 컬럼과 비교해 처음엔 낯선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한,두번 조작해보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다만 너무 세게 잡아 당기면 미니 삼각대가 분리되며 장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센터컬럼 끝부분에 표기된 'Warning' 문구를 확인하면서 조절하면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센터컬럼을 펴지 않고 메인 삼각대만 사용하면 괜찮은 미니 삼각대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다리 길이도 늘리지 않는다면 5초 내외로 설치가 가능하니 기동성이 필요한 촬영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여행용 삼각대로서 휴대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평가 요소이며 헤이피 W28 3in1은 수많은 경쟁 제품들과 비교해도 분명한 강점이 있습니다. 다만 구조상 전체 길이가 44.5cm로 긴 편입니다. 가방의 크기와 내부 공간 구성에 따라 직경/길이 중 어느쪽이 중요한지 판단해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4단 레버 잠금 방식 - 빠른 속도/투박한 조작감
그간 사용했던 삼각대는 나사식 잠금 링을 풀어 길이를 조절한 뒤 다시 링을 돌려 잠그는 방식이었습니다. 조작이 간단하고 고정력이 좋지만 설치/해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죠. 신경 써서 잠그지 않으면 나사가 느슨해져 삼각대가 쓰러지는 사고 위험이 있기도 합니다. 헤이피 W28 삼각대는 레버를 젖히고 닫는 원터치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점을 꼽으면 역시 조작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 레버를 젖혀서 잠금 장치를 풀고 길이를 조절한 뒤 레버를 닫으면 끝납니다. 나사식 링을 돌리는 시간보다 훨씬 짧고 꽉 잠겼는지 확인하기도 쉽습니다. 제조사의 이야기에 따르면 삼각대의 길이를 최대로 늘리는 데 12초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레버는 총 4개가 있습니다. 최대로 늘린 높이는 메인 삼각대와 볼헤드 기준 126cm입니다. 센터 컬럼을 늘리지 않아도 1m 이상의 높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기동성에 장점이 있습니다. 구간별로 다른 삼각대 직경에 맞춰 각 레버는 각기 다른 크기로 제작되었습니다. 때문에 통일된 구조보다 조작에 손이 더 가는 것을 아쉬움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만 이건 휴대성의 강점으로 장단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레버의 조작성은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나사식보다는 조작시 부드러움이 떨어지기도 하고 레버를 열고 닫을 때 '딸깍'하는 조작감이 확실히 느껴지지 않아서 다소 투박하게 느껴집니다. 여행용 삼각대는 아무래도 일반 삼각대와 비교해 몇 가지를 타협해야 하는데 헤이피 W28에서는 삼각대의 조작감이 그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최대 150cm 높이 - 다양한 시점과 구도
메인 삼각대와 센터 컬럼을 최대 길이로 늘렸을 때 전체 높이는 볼헤드 포함 약 150cm입니다. 웬만한 성인의 눈높이에 해당할 정도니 여행용 삼각대로는 아쉬움이 없는 사양입니다.
처음엔 어색했던 센터 컬럼의 형태도 길이를 확장했을 때 오히려 장비를 탄탄하게 지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이 삼각대는 센터 컬럼을 분리해 미니 삼각대로 사용할 수 있는 3in1 구조로 되어 있으니 높이를 조절할 때 완전히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센터 컬럼에 Warning이라는 문구가 표기되어 있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메인 삼각대는 세 단계 (22//48/69.5°), 미니 삼각대는 두 단계(40/85°)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리의 각도를 넓게 하면 높이는 낮아지지만 삼각대가 옆으로 쓰러질 우려가 줄어드니 보다 안정적인 거치가 가능할 것입니다. 로우 앵글 설정에도 각도 조절이 많이 사용되지만 이 삼각대는 센터 컬럼을 역방향으로 결합해 로우 앵글을 설정하는 것이 보다 유리합니다.
길이를 최대로 확장한 모습. 키 180cm인 제가 사용하기에도 아쉽지 않고 웬만한 랜드마크의 난간보다도 높아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기존에 사용했던 삼각대가 제 눈높이보다 조금 낮아서 난간이나 턱을 찾아 높이를 확보해야 했는데 저와 같은 경험이 있다면 150cm의 최대 높이가 반갑게 느껴질 것입니다.
분리형 미니 삼각대 - 여행용 삼각대의 가능성 확장
분리형 센터 컬럼은 단순히 전체 직경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의 활용도를 확장합니다. 메인 삼각대의 잠금링을 풀고 센터 컬럼을 끝까지 뽑으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니 삼각대로 분리가 됩니다. 분리한 미니 삼각대의 무게는 190g으로 이동이 많은 날 가볍게 휴대하기 좋습니다. 최대 지지하중 약 5kg로 미러리스, 컴팩트 카메라는 무리 없이 올릴 수 있고요.
메인 삼각대와 미니 삼각대의 높이를 비교한 사진입니다. 아무래도 메인 삼각대와 비교하면 로우 앵글 전용이라고 할 수 있는 낮은 삼각대지만 부피/무게에서 이점이 있으니 일정과 촬영 환경에 맞춰 따로 또 같이 사용하면 유용할 것입니다. 저처럼 사진이 주가 되는 분들은 소형 삼각대를 추가로 챙기는 경우도 있는데 삼각대 하나로 두 가지 용도가 가능하니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로우 앵글 촬영 모드 - 찍어보면 안다, 사랑하게 된다
분리한 미니 삼각대를 반대 방향으로 메인 삼각대와 결합하면 매우 낮은 시점으로 로우 앵글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아예 땅바닥에 카메라가 닿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변보다 낮은 높이까지 카메라를 낮출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로우 앵글 촬영에 삼각대를 사용할 경우 센터 컬럼 분리부터 설치, 높이 조절 등이 번거로워서 틸트 모니터를 이용한 핸드헬드 촬영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삼각대는 확실히 빠르고 간편합니다. 케이지를 사용한다면 플레이트를 카메라 상단에 연결하기만 하면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습니다.
비단 여행사진이 아니더라도 생각보다 로우 앵글 촬영이 필요할 때가 많고 일반적인 구도와 다른 멋진 결과물을 뽑아줍니다. 이때 삼각대를 로우 앵글로 설정하기가 빠르고 간편하다면 분명히 장점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이 제품의 독특한 센터 컬럼 구조를 이야기할 때 로우 앵글로 간편한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빼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퀵 릴리즈 시스템 - 아낀 시간은 멋진 장면으로 돌아온다
플레이트를 볼헤드에 결합/분리하는 것 역시 생각보다 번거로운 일이고, 횟수가 늘어날 수록 꽤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실제로 카메라를 삼각대에 결합하는 것이 번거로워 그냥 핸드헬드로 촬영할 때가 적지 않았어요. 이럴때 나사식이 아니라 버튼,레버식으로 간편하게 결합/분리할 수 있다면 삼각대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헤이피 W28 삼각대의 볼헤드는 버튼식의 퀵 릴리즈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플레이트를 자리에 맞춰 밀어 넣으면 '딸깍'하고 체결되고 분리할 때는 아래에 있는 레버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됩니다. 따로 시간을 체크할 필요 없이 빠르고 간편합니다.
체결이 된 것을 확인한 후에 잠금 레버를 돌려 잠궈주면 더 단단히 고정이 되기 때문에 나사식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속도와 편의성은 월등하고요. 다만 플레이트 크기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중/대형 미러리스, DSLR 카메라를 사용한다면 더 큰 플레이트를 구매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파노라마 볼헤드 - 사진 중심 설계, 동영상에서는 글쎄.
볼헤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파노라마 조작을 들 수 있습니다. 요즘은 많은 볼헤드 제품에서 지원하는 기능이지만 헤이피 제품의 특징이라면 10도 간격으로 구분되는 클릭감을 넣은 것입니다. 정확한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균일한 간격으로 인터벌 촬영을 할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들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각도별로 끊어지는 동작이 분명하기 때문에 부드러운 이동이 요구되는 동영상 촬영에선 단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사진 촬영 중심으로 설계된 제품 특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최근엔 영상 촬영의 비중이 높으니 차기 제품에세는 클릭을 on/off할 수 있도록 개선되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볼헤드 내장 스마트폰 클램프 - 깜찍하게 숨어있는 보너스 아이템
3주 가까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몰랐던 기능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에 감쪽같이 숨어 있거든요. 플레이트와 결합되는 볼헤드 윗부분에는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는 클램프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안쪽에 보이는 뚜껑을 잡아 당기면 클램프가 쑥 따라 나옵니다. 길이 조절도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13 프로 모델 역시 무리없이 고정이 됩니다. 지난 여행에서 스마트폰 전용 삼각대를 함께 챙겼었는데 삼각대 하나로 둘을 모두 커버할 수 있으면 확실히 효율적이겠네요. 물론 스마트폰 전용으로 쓰기엔 삼각대의 크기와 무게, 사양이 과하니 부가 기능으로 사용할 때 진가를 발휘하겠습니다.
볼헤드 내장 스파이크 핏 - 결정적인 순간을 확실하게
종종 여행이 모험이 된다면, 지형에 맞춰 삼각대를 더 단단히 고정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때 흙,모래 바닥에 삼각대를 고정하는 스파이크를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이 부속품을 따로 휴대해야 해서 번거롭기도 하고 분실 위험도 있죠. 헤이피 W28 3in1의 스파이크 핏은 다리 끝의 러버 핏 안에 수납되는 방식이라 필요할 때 꺼내서 쓸 수 있습니다. 귀찮다는 이유로 아직 한 번도 스파이크 핏을 사용한 적 없는 제게 적합한 방식이죠.
러버 핏을 돌려서 분리한 뒤 안에 있는 스파이크 핏을 꺼내 러버핏 바깥쪽에 결합해주면 설치가 끝납니다. 가끔이지만 꼭 필요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것 같아요.
1.35kg의 무게 - 마음먹고 떠나는 사진 여행이라면
한 달간 사용하며 제가 발견한 제품의 단점은 두 가지 정도입니다. 첫 번재는 무게. 볼헤드와 미니 삼각대를 포함한 전체 무게가 약 1.35kg으로 경쟁 제품격인 타사의 미니 삼각대가 1kg 내외로 경량화에 집중한 것과 비교해 아쉬움이 있습니다. 대략 300g 정도의 차이라고 한다면 그 차이를 상쇄할만한 장점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텐데요. 여행용 삼각대를 찾을 때 무게보다 부피가 중요하다면 이 제품이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분리형 구조의 활용도, 볼헤드의 안정성, 150cm의 높이 정도가 고려 요소가 될 수 있겠습니다.
몇 번의 여행을 하면서 촬영 장비 특히 삼각대는 무게보다는 접었을 때 얼마나 적은 부피를 차지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헤이피 W28 3in1의 장점이 더 크게 느껴지지만 장시간 휴대할 경우 무게가 여행의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으니 선택 전에 제품들의 전체 무게를 꼼꼼히 비교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남은 하나의 단점은 가격입니다. 특히나 제가 촬영 액세서리의 가격에 민감하다보니 정가 기준 50만원을 넘는 제품 가격이 입문하기엔 쉽지 않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이미 검증된 유명 제품들이 다양한 가격대에 포진되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카본 파이버 소재를 고려하면 또 동급 제품보다는 매력적인 가격이긴 하니 역시나 현명한 소비는 쉽지 않습니다.
다양한 모험, 폭넓은 취향을 위한 여행용 삼각대
제가 꼽은 열 가지 요소들 중 장점이 아홉, 단점이 하나였습니다. 그만큼 제 용도에서는 단점을 찾기 쉽지 않은 제품이었습니다. 작년 요맘때부터 배낭 여행의 부담을 줄여 줄 여행용 삼각대를 간절히 찾다 결국 실패했는데, 이제 쓸만한 제품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러 선배들로부터 삼각대에는 돈 아끼지 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비싼 카메라와 렌즈를 보호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안정적인 구조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겠죠. 헤이피 W28 3in1 삼각대의 가격이 높아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큰 맘 먹고 떠나는 여행이니 삼각대에 이 정도 투자는 해도 후회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썬포토(주)의 도움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