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날 때마다 하나씩 기록해 보려고 하는 패션 관련 얘기. 이번엔 어제 배송된 뉴발란스와 오라리의 협업 스니커를 핑계로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ENDCLOTHING에서 당첨됐어요. 사실 오라리라는 브랜드를 이름만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라고 하니 나이를 먹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그 벌(?)인지 당첨된 것과 다른 색상이 배송됐다는 슬픈 얘기.
요즘은 나이키보다 뉴발란스가 더 핫한 것 같아요. 주변 얘기를 들어도, 길을 다니며 보는 사람들의 발을 봐도. 저는 574같은 전형적인 구형 모델을 좋아해서 요즘 유행하는 530, 327, 2002, 992같은 모델에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얼마 전 가죽 소재로 된 991 모델을 보니 욕심이 조금 생기더라고요. 이번 2002R 모델도 사진보다 실물이 좋습니다. 게다가 착화감도 좋다고 하니. 무튼, 이 모델은 협업 모델임에도 상당히 평범한 상자에 담겨 있습니다.
뚜껑을 열고 신발을 봤을 때 깜짝 놀랐죠. 저는 옐로우 컬러가 당첨이 됐거든요. 해외배송이고 추첨 상품이라 교환은 당연히 불가능 합니다. 신발의 전체적인 컬러는 옅은 미색에 가깝습니다.
거기에 미드-아웃솔에 베이지-옐로우-브라운 등의 컬러들을 층층히 배치했습니다. 제가 2002 모델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 일반 모델과의 정확한 차이는 모르지만 색상과 소재 정도 외엔 일반 모델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 모델은 오라리 맛(?)이 약하다고 하더군요. 전체적인 실루엣은 어딘가 투박한 게 어글리슈즈-대디슈즈 느낌이 납니다.
협업 모델만의 무언가(?)를 찾아봤는데 제가 찾은 것은 인솔의 로고뿐입니다. 왼쪽 신발에 오라리, 오른쪽에 뉴발란스 로고가 있습니다.
뒤꿈치엔 양쪽 다 뉴발란스 로고. 사실 이 뒷태를 보고 이 신발이 제 취향과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당히 어글리(?)합니다. 색상이 워낙 다양한데다 아웃솔은 마치 오래 신어 에어가 깨진 나이키 신발을 보는 것 같은..
처음엔 이런 어글리 슈즈가 영 어색했는데 사람 눈이 간사하다고 요즘엔 간간히 괜찮아 보이는 신발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신발을 미니멀한 옷에 믹스매치한 화보 속 코디 또는 거리의 힙스터들을 보니 적응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발이 상당히 편해 보여서요.
앞쪽엔 N로고가 곳곳에 있습니다. 어퍼 소재는 가죽과 메쉬로 되어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스웨이드 소재가 이 디자인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만. 노란색 아웃솔은 흰색 어퍼와 대비돼 빈티지한 느낌을 줍니다. 이것이 일반 2002 모델과 다른 오라리만의! 감성일까요.
신발 자체는 사진보다 실물이 괜찮은데 얼마 전 본 브라운 컬러의 991 모델이 여러모로 제 취향에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핫한 브랜드 둘의 협업 모델이고, 요즘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라 인기있을 만하단 생각이 듭니다. 원래 제가 당첨된 옐로우 모델도 실물을 보고 싶네요. 아쉽게도 이 신발은 방출하고 그때 그 991을 영입하던지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