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시스템을 소니로 바꾸고 가장 만족하는 제품은 35mm F1.4 GM 렌즈입니다. 제 포스팅을 쭉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35mm 렌즈를 워낙 좋아해서 라이카 M 시리즈에서 늘 35mm F2 또는 F1.4 렌즈를 사용했어요. 이번에도 35mm F1.4 GM 같은 렌즈가 캐논에 아직 없다는 이유로 캐논 EOS R 시스템 대신 소니 A를 선택했을 정도입니다. 소니 35GM 렌즈는 현행 GM 렌즈다운 이미지 품질에 크기와 무게까지 만족스럽습니다. 이 렌즈의 사양과 디자인 등의 기본 정보는 지난 포스팅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소니 FE 35mm F1.4 GM 사용 후기 - 1.최고라길래 사 봤습니다(35.4GM, 35GM)
35mm 프레임 속 진주의 밤
얼마 전 진주에 다녀왔습니다. 삼 년 전 강연으로 방문했을 때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웠거든요. 특히 진주성 야경은 고작 몇십분만에 맘을 사로잡을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다시 그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설렘을 안고 갔어요.
제법 큰 남강에 비치는 진주성 반영도 아름다웠지만 역시 진주성은 어둠 속에서 빛날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노을이 짙어질 때쯤 성곽길 조명 '짠'하고 켜지니 도시가 한결 아름다워 보입니다. 마음을 먹고 떠난만큼 손에는 카메라가 있었고 소니 A7R4와 35GM 렌즈로 노을과 야경을 담았습니다.
깨끗한 원형 보케
밝은 조리개 값을 갖는 대구경 렌즈에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선명하고 깨끗한 원형 보케입니다. 최상의 광학 성능을 강조하는 GM 렌즈 시리즈다보니 기본적인 해상력뿐 아니라 보케, 빛갈라짐 특성까지 기대를 갖게 되더군요. 그리고 35GM 렌즈의 결과물은 제 욕심을 충족시켜줬습니다.
보케의 모양이 완전한 원에 가깝습니다. 중심부뿐 아니라 주변부 보케도 형태가 비교적 온전히 유지됩니다. 다수의 렌즈들이 주변부로 갈 수록 급격히 타원으로 변형되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극주변부 보케의 형태는 폭이 다소 좁아지긴 하지만 그 정도가 다른 렌즈보다 적습니다. 보케의 모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리고 원형 보케를 선호하신다면 35GM 렌즈는 걱정 없이 선택해도 좋겠네요.
선명한 빛갈라짐
빛갈라짐도 깔끔함이 기대 이상입니다. 보통 단렌즈가 줌렌즈보다 그리고 고급 렌즈일 수록 빛갈라짐의 형태가 날카롭고 깔끔한데 35GM의 결과물을 보면 확실히 고급 단렌즈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빛갈라짐의 형태는 F5.6 내외 조리개부터 희미하게 나타나 점차 크고 선명해집니다. 이 점 역시 그간 사용해 온 렌즈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는데, 많은 렌즈들이 낮은 조리개 값에서 빛갈라짐 형태가 흐릿하고 크기도 작은 데 반해 35GM 렌즈 결과물은 흐릿하지만 꽤나 길게 뻗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조리개 값이 높을 수록 크기가 커져 F16 조리개에서 가장 크고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각 줄기가 매우 가는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덕분에 초광각 렌즈가 아님에도 꽤나 마음에 드는 야경 장노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6100만 화소 이미지에서 발휘되는 해상력도 그렇지만 광학적 특성에서도 소비자의 선호도를 잘 파악하고 반영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많은 분들이 소니 최고의 렌즈로 꼽는 이유에 수긍을 하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