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커 앰버서더로 활동하면서 앤커의 제품들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평소 관심있던 제품군인 오디오, 그 중에서도 고급 무선 이어폰 제품인 사운드코어 리버티3 프로를 가장 먼저 대여했습니다. 전부터 구매를 고려하던 제품이라 궁금했거든요. 약 2주간 사용해 본 제품의 특징과 장단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제품 사양
앤커의 무선 이어폰 중 가장 높은 사양의 모델입니다. 10.6mm 코엑셜 듀얼 드라이버와 LDAC 코덱 등 사운드 품질을 내세운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과 고속/급속 충전, 멀티 포인트, IPX4 생활 방수 등 타사 고급형 제품과 동등 또는 이상의 성능을 채워 넣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전에 썼던 에어팟 프로, 에어팟 맥스 대비 뛰어난 가성비를 높이 삽니다.
기존 무선 이어폰 시리즈와 차별화 된 디자인도 눈에 띕니다. 유닛 크기가 큰 편인데 대구경 드라이버를 탑재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착용감과 안정적인 거치를 위해 실리콘 소재의 이어 윙을 추가했습니다. 컬러는 네 가지로 개인적으로 흔치 않은 퍼플 컬러가 마음에 들더군요.
패키지 / 디자인
고급 제품인만큼 구성품이 많습니다. 유닛과 충전 케이스 외에도 실리콘 소재 이어팁, 이어 윙이 각각 4가지 사이즈로 포함돼 있습니다. 모든 구성품이 퍼플색으로 통일된 것이 재미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구성품 외에도 USB C 타입 충전 케이블과 매뉴얼이 포함됩니다.
충전 케이스는 타원형으로 뚜껑을 위로 슬라이드해서 여는 타입입니다. 에어팟 시리즈처럼 뚜껑을 젖혀서 여는 방식보다 개인적으로 좀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소재는 플라스틱이라 무척 가볍고 표면을 거슬거슬한 촉감으로 마감해 생각보다 고급스럽습니다. 이어폰 유닛에는 이어윙이 부착돼 있습니다. 때문에 옆에서 보이는 모양이 생소해 보입니다.
구성품 왼쪽에는 이어팁과 이어윙을 결합하는 방법, 귀에 이어폰을 고정하는 방법이 그림과 글로 설명돼 있습니다. 이어윙을 귓바퀴 안쪽에 끼우는 방식으로 이어폰을 고정하는데, 익숙해지면 안정감과 착용감이 꽤 괜찮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이 유닛이 착용감이 다른 제품들보다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대구경 드라이버 때문인지 유닛 크기가 꽤 큰 편이고 외부 돌출도 많이 되는 편이라 정확히 착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상자에서 유닛을 꺼낸 뒤 케이스에 넣고 케이스의 페어링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태블릿 등과 블루투스 연결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무선 이어폰처럼 블루투스 연결만으로도 음악 감상과 전화 통화, 노이즈 캔슬링, 터치 컨트롤까지 대부분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전용 앱을 설치하면 더 많은 기능 사용과 EQ 설정, 기타 커스텀이 가능합니다.
앱 이름은 사운드코어(Soundcore)로 앱스토어/플레이스토어에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연결된 앤커 제품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해당 장치에 맞는 메뉴/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셋업 화면에선 제품에 대한 설명, 주로 이어팁/이어윙의 올바른 착용법을 안내합니다.
앱 메인 화면에서는 등록된 앤커 오디오 제품들의 목록이 모두 표시됩니다. 현재 사용 중인 제품이 가장 위에 표시되며 터치하면 상세 정보와 메뉴를 볼 수 있습니다. 리버티3 프로에선 주요 기능인 노이즈 캔슬링/주변소리 듣기 모드를 터치로 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그 아래는 적응형 사운드 설정을 위한 핏 테스트 그리고 EQ 설정 메뉴가 있습니다. 이어폰과 케이스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아이폰의 사운드, 블루투스 메뉴에서 배터리 잔량을 볼 수 없는 점은 불편합니다만.
대구경 드라이버
리버티3 프로는 앤커의 다양한 무선 이어폰 중 가장 고사양 제품입니다. 그리고 차별화 된 사운드로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뒀습니다. 무선 이어폰에 채용된 드라이버 중에서는 대구경인 10.6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했습니다. 소니의 무선 이어폰 WF-1000XM4의 드라이버 지름이 6mm인 것을 보면 사운드 품질에 신경을 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리버티3 프로를 연결한 뒤 음악을 들었을 때 기존에 사용했던 무선 이어폰들보다 소리가 풍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공간감과 악기간 사운드 분리가 잘 구현돼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에어팟 프로의 플랫한 또는 균형잡힌 사운드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재미가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인 사운드 튜닝을 일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소니의 고음질 무선 코덱 LDAC을 지원합니다. 기존 무선 사운드 대비 3배 많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코덱으로 그만큼 풍부한 사운드를 유선 못지 않은 품질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만 애플 아이폰에서는 LDAC 환경을 구성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저는 경험을 해 보진 못했습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에겐 이 제품의 성능과 가성비에 주목하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겠네요.
다양한 EQ 설정
아이폰 사용자들은 다양한 EQ 설정을 통해 이 아쉬움을 일부 달랠 수 있습니다. 사운드 품질을 강조한 제품인만큼 꽤나 많은 EQ, 음장 효과를 탑재했고 재미있게도 국내/해외 아티스트가 직접 튜닝한 EQ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나씩 골라 듣다보면 각 아티스트의 성향들이 느껴지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콘서트 홀 효과나 고/저음 강조, 베이스 부스트 등 다양한 취향에 맞춘 사운드 설정이 있습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노이즈 캔슬링도 탑재가 돼 있습니다. 성능 자체는 업계 최상인 소니, 애플, 보스 제품들에 비해 다소 떨어집니다만 그 외 브랜드 제품과는 충분히 경쟁 가능한 수준입니다. 이전에 사용했던 앤커의 노트3 제품보다는 훨씬 더 좋았고요. 앞서 언급한 대구경 드라이버에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한 것만으로도 이 제품의 가격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경우 사용자의 귀 모양에 최적화 된 값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정확하게 착용해야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HearID ANC 라는 테스트 모드가 있습니다. 이어팁의 크기가 적당한지, 사운드 손실과 외부 사운드 유입 없이 최적의 상태로 착용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 사용했던 제품들이 하이엔드 제품 위주라 리버티3 프로의 사운드에 대해선 기대하면서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사용해보니 대구경 드라이버의 장점을 곧바로 느낄 수 있을만큼 사운드에 풍부함이 느껴졌습니다. 거기에 제가 평소 듣는 음악들에 맞춰 EQ를 설정하니 음악 듣는 것이 재미도 있었고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타 제품 대비 아쉬움이 있지만 가격대를 생각하면 훌륭합니다. 제가 이 제품에 궁금했던 것은 에어팟 프로의 절반 가격에 어느 정도 만족감을 주는지였으니까요.
멀티 포인트
앤커의 노트3나 기타 저가형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멀티 페어링, 멀티 포인트 미지원입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 사용하는 기기가 많다보니 기기간 전환이 번거로웠거든요. 물론 이런 목적이라면 에어팟 시리즈가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만. 리버티3 프로는 2대의 기기를 자동 전환할 수 있습니다.
앱을 통한 멀티 포인트 이용이 무척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기기 정보에서 장치 리스트에 들어가면 새로운 기기를 쉽게 추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연결된 기기 두 개가 윗쪽에 표시되면 이전에 연결되었거나 현재 해제된 기기가 아랫쪽에 표시됩니다. 여기서 스위치를 on/off 하는 방식으로 연결 기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 대신 맥북과 아이폰을 동시 연결하려면 앱 메뉴에서 아이패드의 스위치를 off로 전환하고 아래 history에서 맥북의 스위치를 on 하면 됩니다. 동시 연결 지원 수는 두 대지만 전환이 쉽기 때문에 사용하면서 단점보단 장점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배터리
배터리 재생 시간은 한 번 충전에 약 8시간. 하지만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LDAC 코덱 설정에 따라 사용 시간은 줄어듭니다. 제가 직접 사용해 보니 노이즈 캔슬링 적용 상태에서 약 5시간 정도 사용 가능했습니다. 제조사 발표인 6시간보다는 조금 적은 느낌입니다만 에어팟 프로보다 긴 사용 시간입니다. 거기에 고속 충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중간에 잠깐씩 충전하면 하루 종일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단점 / 아쉬운 점
아쉬운 점도 당연히 있습니다. 가장 큰 불편함이라면 케이스에 유닛을 넣는 방향이 영 어색하고 어렵습니다. 귀에서 뺀 유닛을 케이스에 넣기 위해선 약 180도를 돌려야 합니다. 에어팟 시리즈가 얼마나 직관적으로 잘 설계됐는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터치 컨트롤은 1,2,3번 터치와 길게 누르기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되지만 곧 최소한으로만 사용할 정도로 인식률이 높지 못합니다. 거기에 유닛 바깥쪽 터치부가 넓어서 귀에서 유닛을 뺄 때 필연적으로 터치 조작이 되어 버립니다. 사용자 개개인에 맞춘 앱 설정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더불어 무선 이어폰 제품들의 공통적인 문제 중 하나인 끊김 현상을 이 제품도 완전히 피하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많은 대중교통이나 건널목에서 종종 사운드가 끊기고 좌/우 사운드가 분리되는 현상을 겪었습니다. 이 문제는 다른 사용자들의 후기에서도 많이 보았는데, 제 경험상으로는 애플 에어팟 시리즈를 제외하면 대체로 비슷한 수준으로 끊김 현상을 겪었습니다. 리버티3 프로가 특별히 더 심하단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제품의 정가 149000원, 실 구매가 10만원대 초반의 가격을 생각하면 기본적인 사운드 품질부터 부가 기능까지 가성비가 매우 좋은 제품입니다. 어느덧 무선 이어폰이 필수품이 됐고, 1-2년에 한 번씩 교체하는 소모품이 된 만큼 제품을 평가할 때 가성비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격만 우선한다면 사운드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테고요. 그런 면에서 앤커 사운드코어 리버티3 프로는 추천할 만한 제품입니다. 적당한 가격으로 좋은 사운드와 부족함 없는 기능들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앤커코리아로부터 제품을 무상 대여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