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에 다녀온 속초를 추억하면서, 속초에서 가 볼 만한 젤라또 가게 두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워낙 젤라또를 좋아해서 여행이나 나들이 갈 때면 근처 젤라또 가게를 찾아보는 편인데 강원도가 만족도가 높습니다. 강릉에 있는 순두부 젤라또가 대표적이죠.
속초에선 두 곳 정도가 인기가 있더군요. '설악 젤라또' 그리고 '라또래요'. 다녀와 보니 두 집의 개성이 뚜렷해서 어느 집이 낫다기보단 두 곳 다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대신 특색있는 대표 메뉴를 경험해 보는 게 좋겠죠.
트렌디한 메뉴에 지역색을 더한 설악 젤라또
속초 도착하자마자 배를 채우러 간 곳이 베트남 음식점 매자식당. 식사 후 근처에 있는 설악 젤라또에서 젤라또로 디저트를 대신했습니다. 위치는 속초 공설 운동장 근처. 근처에 괜찮은 식당과 카페가 있으니 식사-디저트-커피 코스를 짜서 다녀오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젤라또 가게 치고는 매장 크기가 큽니다.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에 실내 장식도 잘 해놓았고요.
초콜릿과 민트초코, 얼그레이 등 트렌디한 메뉴들을 클래식 라인에 배치하고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보상심리를 채워 줄 메뉴들을 설악 라인으로 마련한 것이 눈에 띕니다. 더해보니 종류가 꽤 많죠. 우유, 쑥, 라벤더, 쌀 네가지 재료가 완전히 새롭지는 않지만 설악, 양양, 봉평, 평창으로 지역명이 붙으니 궁금해집니다.
설악 젤라또의 메뉴들은 전반적으로 재료 고유의 향과 맛이 잘 느껴지는 것이 좋았습니다. 특히 젤라또로 만들기엔 부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쑥의 향이 의외로 잘 어울려서 만족도가 높았던 기억이에요. 쌀 젤라또의 맛으로 보건대 이곳은 젤라또의 기본을 잘 지키는 곳입니다. 어떤 재료로 만들어도 기본은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기에 실내 인테리어도 예뻐서 여행 기분 내기 좋았습니다.
익살스런 이름, 독특한 감자 젤라또가 매력적인 라또래요
바닷가 근처에 있는 라또래요. 강원도 사투리를 연상 시키는 재미있는 이름이 인상적입니다. 생각할 수록 이름을 참 잘 지었습니다. 두어 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에 키오스크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하지만 밖에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가 있더라고요. 주요 메뉴 역시 강원도 느낌 물씬 나는 것들로 구성됐습니다. 감자, 토종다래, 쑥, 블루베리, 초코, 속초커피, 피스타치오.
이중에서 감자 젤라또가 특이해서 주문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설악 젤라또와의 비교를 위해 쑥도 같이 주문. 감자 젤라또는 재미있게도 후추가 올라갑니다. 마치 으깬 감자를 먹는 것처럼 말이죠. 그것도 즉석에서 그라인더로 갈아서 얹어 줍니다. 실제로 젤라또에서 삶아서 으깬 감자를 먹는 듯한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달콤한 디저트와는 완전히 달라요. 정말로 후추가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다른 곳에서 쉽게 맛 볼 수 없는 이곳의 메뉴라 추천합니다.
쑥 젤라또를 맛보니 설악 젤라또와 라또래요 두 곳이 같은 재료로 사뭇 다른 젤라또를 만든 것이 재미있었어요. 설악젤라또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젤라또에 쑥의 향과 맛을 살짝 얹었다면 라또래요의 젤라또는 차가운 마치 쑥 덩어리를 먹는 듯 투박하고 강했습니다. 어느 한쪽이 좋다기보단 취향에 따라 평가가 나뉠 것 같아요.
그래서 결론은 '두 곳 다 가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