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녀 온 의왕시의 한 카레집. 늘 그렇듯 근처 식당을 검색하다 메뉴와 방문자 평가가 마음에 들어 제법 먼 길을 찾아 갔습니다. 이름은 소코아. 소박한 인상의 외형 때문에 작은 동네 식당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전국구 체인이더라고요. 서울엔 홍대점이 있는데 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됐습니다.
이 날 주문한 메뉴는 이 집 대표 메뉴로 보이는 소코아 카레와 스테이크 덮밥. 메뉴판으로 볼 때도 음식 담음새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인상이었는데 사진과 꼭 같이 실제 음식이 나오니 신기했습니다. 특히 밥을 그릇처럼 만들어 카레를 담아낸 소코아 카레의 비주얼은 무척 신선했어요.
소코아 카레는 세 가지 카레를 한 번에 맛 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 거기에 독특한 비주얼로 SNS 감성을 더했고요. 새우와 고기, 치킨 카레 세 종류가 나옵니다. 모양을 내느라 음식 양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밥과 카레는 추가 제공이 된다고 하네요. 그럼 안심하고 먹어야죠.
일행은 라구 소스와 비슷하다는 고기 카레를 가장 좋아했고 저는 그린 커리가 떠오르는 부드러운 맛의 에비 카레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세 카레 다 맛이 좋아서 추가로 주문한 카레와 밥까지 남김 없이 깨끗하게 먹었습니다. 일본 가정식을 연상시키는 매장 분위기와 담음새와 달리 카레 맛은 코코넛 밀크 들어간 동남아의 그린 커리 느낌도 나는 것이 퓨전 커리의 느낌이었습니다. 치킨 카레도 코코넛 밀크 맛이 돌지만 매콤한 맛이 있어서 조금 더 자극적입니다.
일행이 주문한 스테이크 덮밥. 밥 위에 구운 고기와 양파, 무순, 달걀, 소스 등을 올렸습니다.
옆에서 좀 얻어먹어 봤는데 고기의 익힘이 좋아서 부드럽고 양파와 무순 등 생채소와의 조화도 괜찮았습니다. 고추냉이를 함께 주는 것도 제 취향에 잘 맞았고요. 다만 이건 아무래도 고기 메뉴라 그런지 양이 푸짐하진 못했습니다.
이 날 메인 메뉴보다 만족했던 사이드 메뉴. 카츠 샌드. 돈카츠가 아니라 새우살을 튀긴 에비카츠샌드였는데 빵과 튀긴 새우살의 조합이 멘보샤를 연상 시켰어요. 다만 맛은 제 취향에 전체를 튀긴 것보다 이쪽이 좀 더 좋더라고요. 네 조각에 5천원이면 가격 경쟁력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식당에 들어서서 체인점인 것을 알고 내심 모양에만 신경 쓴 흔한 일본 가정식 식당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모양보다 맛의 만족도가 더 높았습니다. 일본 카레와 그린 커리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세 가지 카레들이 제 취향에 꼭 맞아서요. 거기에 카츠 샌드도 가격 대비 훌륭했고요. 다음에 또 생각나면 홍대점을 가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