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팔아서 건물 올렸다!'라는 꿈같은 말. 그것이 이뤄진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았습니다.
전세계에 하나뿐이라는 소개말로 인기를 끌었던 강릉의 순두부 젤라또.
그 시작은 순두부 음식점에 딸린 작은 아이스크림 코너였지만 이제는 안목 해변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물을 세우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죠.
고개를 목이 아플 정도로 바짝 들어야 그 끝이 보이는 높은 건물. 이 건물 전체가 아이스크림 가게랍니다.
그새 이렇게 성공했나 싶어요.
위치도 좋습니다. 1호점이 초당 순두부마을에 있어 식사 후 입가심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웠다면 2호점은 안목 카페거리에서 디저트 마니아들을 맞이하고 있어요. 건물도 좌석도 1호점과 비교 안 되게 커서 2호점을 추천합니다.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바닷가로 걸어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내부가 제법 고급스럽습니다. 아이스크림보다는 바리스타가 내리는 커피 파는 곳 같아요.
2,3층에서도 1층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구조, 사방으로 난 커다란 창이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옥상에 올라가면 저멀리 바다도 보이고요.
가장 유명한 건 역시 순두부 젤라또. 그 외에도 메뉴가 꽤 많습니다. 이 정도면 홍대에 있는 젤라또 전문점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겠어요.
메뉴 구성 중 눈에 띄는 것은 인절미, 흑임자, 한라녹차, 제주감귤 등 한국 전통 느낌 물씬 나는 재료로 만든 젤라또. 거기에 강릉커피 젤라또까지 있으니 메뉴 구성은 제법 차별화를 잘 한 것 같습니다.
먼저 계산을 하고 나서 주문한 젤라또 이름을 말하는 시스템.
이탈리아에서 커피나 젤라또를 주문할 때 많이 봤던 방식입니다.
그 자체가 효율적인 분업화이기도 하지만 이 날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오랜만에 먹는 젤라또. 순두부와 인절미를 주문했는데 사진 찍느라 금방 녹아버렸습니다.
여기 젤라또가 유독 빨리 녹는 것 같아요. 맛은 그때 1호점에서 먹었던 것과 같습니다. 삼육두유 맛.
그래도 농도나 향, 단맛이 약하지 않고 풍미가 충분해서 다른 곳에 없는, 강릉만의 디저트를 먹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인절미는 상상처럼 고소한 맛에 위에 작은 떡이 올라가 있어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둘 다 콩을 사용한 메뉴지만 순두부 젤라또가 두유맛에 가깝다면 인절미는 미숫가루 맛에 좀 더 가깝습니다. 맛은 둘 다 괜찮아요.
매장 내부를 둘러보니 젤라또 외에도 빵과 차도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들 여기선 젤라또를 먹지요.
순두부집 앞에서 불편한 자리에 앉아 또는 선 채로 먹던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이제 번쩍번쩍한 건물에 자리잡고 앉아 먹는 기분이 색다릅니다. 뭔가 그새 성공한 친구집에 와 있는 것 같았어요. 다행히 아직 그 맛을 유지하고 있어서 다녀와서도 주변에 추천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새파란 바다가 있는 것이 2호점의 장점이겠죠.
안목 해변의 즐길거리가 커피 말고 하나 더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