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M10-D와 함께 사용 중인 보이그랜더 M 마운트 빈티지 라인 렌즈들의 소감들을 하나 하나 남기고 있습니다.
오늘은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ultron vintage line 35mm f2 렌즈의 간단 소감입니다.
얼마 전 부산 여행을 함께하며 남긴 사진들과 섣부른 평가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닷새 간 부산 해운대 근처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M10-D와 울트론 35mm F2 조합으로 대부분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사진들 중 몇몇을 골라 보았습니다. 보다 정확한 설명을 위해 첨부 이미지들은 약간의 노출 보정과 수평 조정만 거친 무보정 이미지로 업로드합니다.
준수한 외관과 괜찮은 광학 성능, 가성비까지 갖춘 M마운트 35mm f2 렌즈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에 대한 소개와 간단한 언박싱은 지난 포스팅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My point of view, 35mm
좋아하는 말이기도 하고 35mm 프레임을 눈처럼 가장 좋아해서 'my point of view'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처음 라이카 M 시스템을 접한 후 지금까지 10년 이상 대부분의 이미지를 35mm 렌즈로 담았고, 35mm 렌즈 하나만 가지고 여행한 곳도 많았거든요. 사용자마다 선호도가 다르겠지만 35mm는 50mm와 함께 라이카 M 시스템에서 가장 인기있는 렌즈입니다.
흔히 사람의 시선과 가장 비슷하다는 50mm 렌즈보다 조금 넓은 이 프레임은 이야기를 구성하기에 좋고, F2 조리개 값으로 심도 표현을 원하는만큼 더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디스플레이가 없는 M10-D 카메라는 아예 파인더조차 보지 않고 하이/로우 앵글샷을 담을 때가 많은데 이때 이 적당히 넓은 35mm의 장점을 느끼게 됩니다.
촬영한 사진을 다시 볼 때도 35mm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가 가장 편하게 느껴질만큼, 이 프레임은 제게 가장 익숙한 시선이 됐습니다.
울트론 35mm f2 역시 이 기본적인 역할을 충분히 해 주고 있습니다. 넓지도 좁지도 않게 적당한.
마지막 사진은 M 사용자분들의 공통적인 고충일텐데요, 책상 위 음식이나 소품을 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때때로 까치발까지 해서 담아야 할 정도로 최소 초점 거리가 멉니다. 다만 이 렌즈는 최단 거리가 짧은 편인데요, 일반적인 동급 사양의 M 마운트 렌즈들이 70cm 정도인 데 반해 이 렌즈는 58cm 거리에서 촬영이 가능합니다. 개운할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금 나아졌죠.
외형은 구식, 성능은 현행
혹자는 '단점은 라이카가 아니라는 것 뿐'이라고 했습니다.
현행 보이그랜더 빈티지 렌즈들은 적절하게 구현한 클래식 디자인에 광학 성능을 현행 렌즈답게 끌어 올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울트론 35mm f2는 현행 summicron 35mm 못지 않은 해상력을 기록한다고 알려져 있죠.
촬영한 이미지들을 보면서도 이런 특징과 장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대 개방 촬영부터 렌즈의 샤프니스가 매우 높은 편이라 편집 과정에서 오히려 부드러운 느낌으로 보정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아래는 F2 최대 개방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100% 확대한 이미지를 보면 최대 개방에서도 매우 섬세하게 작은 피사체를 묘사합니다.
다만 최대 개방에서 주변 비네팅이 제법 심해서 얕은 심도가 필요하지 않을 때는 F4 이상의 조리개 값을 주로 사용합니다.
다른 이미지들에서도 공통적인 특성을 보입니다. 주변부 비네팅은 피사체 그리고 주제에 따라 효과적일 수도 있으나,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네요. summicron 35mm f2 렌즈와 직접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과거의 기억을 돌아보면 동급 또는 그보다 조금 더 심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상력만큼은 조리개 값 상관없이 사용해도 좋을 정도로 준수합니다.
사실 이 가격에 이만한 성능과 외모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M 시스템 사용자에게는 고마운 일이죠.
아래는 F2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몇 장의 이미지들입니다.
전 구간 샤프한 이미지
원거리 풍경 이미지를 촬영할 때는 주로 F5.6-F8의 조리개 값을 설정합니다.
위 이미지는 F5.6 내외의 조리개 값을 설정하고 찍은 것인데, 주변부 확대 이미지를 보면 여전히 약간의 광량 저하가 느껴집니다.
물론 해상력은 극주변부까지 매우 괜찮죠. 작지만 현행 렌즈다운 성능입니다.
조리개 값이 F8이상이 되면 주변부 광량 저하는 느낄 수 없을만큼 사라집니다.
더불어 해상력도 중싱부에 필적할만큼 향상되고요. 이 렌즈의 성능을 100% 활용하려면 이쯤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적당히 부드럽고 비네팅도 있는 최대 개방의 이미지를 좋아합니다.
너무 샤프한 이미지는 추가 편집을 하면 거칠고 탁해 보이기도 하거든요.
아래는 F5.6 이상의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몇 장의 이미지들입니다.
관점과 취향, 그 둘 모두를 충족하는 렌즈
몇 년 전 최고의 35mm 렌즈 중 하나라는 Summilux 35mm F1.4 asph FLE 렌즈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렌즈의 성능이나 표현에선 제가 이 렌즈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싶을 정도로 탁월했지만 크기와 무게 그리고 가격 등이 제가 사용하기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이 주 배경인 제 촬영에선 summicron 35mm f2의 경쾌함이 더 좋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사용할 렌즈도 summicron 35mm f2 asph로 거의 결정했지만, 그간 소식도 몰랐던 보이그랜더의 빈티지 렌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울트론 35mm f2의 외형에 빠져서 카메라보다 먼저 구입을 했죠. 중고로 60만원이니 부담도 없습니다.
굳이 가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 렌즈는 최대 개방부터 나무랄 데 없는 해상력, 라이카 M 시리즈에 어울리는 준수한 외형이 맘에 쏙 듭니다. 촬영 결과물을 보니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앞으로도 메인으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