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없는 디지털 카메라? 라이카 M10-D (Leica M10-D)

"Digital body. Analog soul."

말이야 그럴듯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 카메라에 붙인 설명은 허울뿐인 과시일 것입니다. 화면이 없는 디지털 카메라라니. 당장 생각해도 온갖 불편한 상황들이 머리를 가득 채웁니다.

"찍은 사진들은 어떻게 보지? 카메라 설정은?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의 저장 공간은 어떻게 관리하지?"

하지만 이 카메라는 그런 질문들이 언제부터 시작 됐는지, 사진을 즐기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를 되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에서 자유로워지면 본질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사진이 좀 더 즐거워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입니다.

좋은 기회로 라이카 M10-D를 영입했습니다. 라이카 M10 실버 모델을 영입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부터 꼭 갖고 싶었던 카메라라 기회를 잡았죠. 사실 이번 턴(?)은 블랙 모델을 쓰고 싶기도 했고, 빨간 로고 없는 모델이 탐났습니다. 거기에 디스플레이 없는 특별함에 대한 궁금함이 더해졌습니다.

듣기로 M10-D 모델은 전량 주문 후 제작 방식으로 판매됐다고 합니다. 때문에 생산도 판매도 무척 적어서 온라인에서 정보를 보기도 쉽지 않았는데, 혹 같은 모델을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조금씩 천천히 정보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외형과 일부 사용 방법을 제외하면 결과물, 사용자 경험은 라이카 M10 시리즈와 동일하니 많은 분들께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요.

아래는 라이카 M10-D의 주요 사양입니다.

LEICA M10-D (typ 20014)

디지털 RF 카메라

2400만 화소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 (36 x 24 mm)

ISO 100 - 50000

1/4000 - 125 초

초당 5매 연속 촬영

0.73x 광학 뷰 파인더

~~디스플레이~~

Wi-Fi 무선 통신

동영상 촬영 불가

조용한 셔터 유닛

1300mAh 배터리 BP-SCL5

139 x 38.5 x 80 mm

660 g

대부분의 내용은 라이카 M10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지난 포스팅에서 긁어 와 붙였습니다- 유일한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은 디스플레이가 제외됐다는 것입니다. 그 외의 변화들은 화면의 부제로 파생된 것들입니다. 전원 레버 방식의 변화, 노출 보정 다이얼과 기능 버튼의 추가 그리고 필름 카메라의 와인딩 레버를 형상화 한 썸그립의 존재 등이 그렇습니다. 24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ISO 감도 지원, 셔터 속도는 동일하며 M10-P에서 추가된 조용한 셔터 유닛이 적용돼 셔터 소리가 작아졌습니다. 전체적인 사양은 M10-P 모델과 더 가까워서, 화면이 없는 M10-P 모델로 보셔도 큰 무리가 없겠습니다.

사양에 대한 조금 자세한 설명은 지난 라이카 M10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mistyfriday.tistory.com/3559

나의 다음 포토그래피, 라이카 m10 실버 개봉기 (LEICA M10)

때로는 큰 변화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납니다. 영상 작업을 병행하기 위해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와 각종 영상 장비로 꾸렸던 시스템을 모두 처분하고 오로지 사진 촬영만 가능한 수동 카메라

mistyfriday.kr

라이카 M10-D의 전면부는 M10-P와 동일합니다. 빨간색 로고를 삭제하고 상판 각인이 추가된 형태. 때문에 전면만 보고는 두 제품을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후면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죠.

화면이 없는 특유의 외형 때문에 마치 필름 카메라처럼 느껴집니다. 버튼과 화면으로 가득 찼던 뒷면이 휑해졌어요. 가운데 배치된 다이얼은 두 개로 바깥쪽은 전원/무선 통신 조작을, 안쪽은 노출 보정을 담당합니다.

후면 다이얼 덕분에 필름 카메라와 정말 꽤 비슷해졌습니다. 거기에 상판에 와인딩 레버도 추가해서요. 이런 것이 라이카에서 말하는 'Analog soul' 이겠죠.

라이카 M10-P와 M10-D의 몇 가지 차이를 들자면,

1.디스플레이 유무

2.전원 레버 / 노출 보정 레버, 기능 버튼

3.엄지 그립

정도입니다. 몇 줄 없지만 이 차이 때문에 외형은 물론 촬영할 때의 사용자 경험 역시 꽤 달라집니다. 이 점은 앞으로 사용하면서 포스팅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화면이 없는 것이 처음에는 그리고 앞으로도 꽤 불편할 수 있지만 이전에 사용했던 디지털 M 카메라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가 마음에 듭니다. 필름 카메라에 가까워진 외형 덕분에 렌즈와의 조화도 더 좋아졌고, 아무 기능없이 그저 감성으로 채운 와인더도 은근히 매력있고요. 다른 M10 시리즈와 달리 천연 가죽으로 덧댄 볼커나이트의 촉감도 기대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