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35mm 초점거리의 렌즈를 또 하나 사용해보고 있습니다. 라이카 Summicron 35mm 4th와 5th, Summilux 35mm FLE, ZM BIOGON 35mm 그리고 최근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까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렌즈를 두루 사용해 보고 있는데 현재까지의 결론은 90년대 이후 출시된 35mm 렌즈는 해상력 걱정으로 못 쓸 렌즈는 없다는 것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세부적인 묘사력이나 이미지 특성이 조금씩 차이 나지만 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테니 어디까지나 취향 그리고 자기 만족의 영역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요즘엔 크기나 무게 그리고 가격 등의 요소가 결정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라이카 네이티브 렌즈보다 보이그랜더 렌즈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그래서겠죠
이 렌즈도 그 선택의 연장선에 있는 제품입니다. 35mm 초점거리에 F1.2의 밝은 조리개 값을 갖는 녹턴 렌즈. 지금 보유하고 있는 F2의 울트론 렌즈와는 같은 35mm 지만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거든요. 녹턴과 울트론의 차이, F2와 F1.2의 다른 표현 등을 중점적으로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첫인상은 '크고 무겁다' 아무래도 울트론 35mm가 매우 작고 가벼워서 더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보이그랜더 녹턴 35mm F1.2 ASPH II 렌즈의 주요 사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Voigtlander Nokton 35mm f/1.2 Aspherical II
35mm 초점거리
7군 10매 구성
조리개 값 F1.2 - F22
12매 조리개 날
52mm 필터 규격
최단 촬영 거리 50cm
60x62mm
470g
역시나 F1.2의 밝은 조리개 값이 눈에 띕니다. 라이카 Summilux 렌즈보다 더 밝은 F1.2의 개방 촬영이 가능한 것은 심도 표현과 야간 촬영 능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이런 렌즈를 평할 때 언제나 드는 의문 'F1.2 개방 촬영에서의 결과물이 어떤 수준인지?' 가 중요하겠지만요. 그래도 비구면 렌즈가 두 장 들어간 것을 보면 기대하게 됩니다. 그 외에는 50cm 최단 찰영 거리와 52mm 필터 규격 등 평이한 사양입니다.
대구경 설계 때문에 크기와 무게가 제법 큰 편인데, 경통 길이가 62mm 무게는 470g입니다. 울트론 35mm와 비교하면 길이가 약 두 배, 무게는 약 세배 차이가 납니다.
제가 사용하는 렌즈는 두 번째 버전으로 얼마 전 크기와 무게를 줄인 Voigtlander Nokton 35mm f/1.2 Aspherical III 렌즈가 출시된 바 있습니다. 무게가 약 30% 줄었다고 하니 이 렌즈를 사용해 보고 만족스러우면 전천후로 사용할 용도로 III 버전을 영입해 볼 계획입니다.
오랜만에 접하는 묵직한 M마운트 렌즈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렌즈 중 가장 크고 무겁습니다. 작고 가벼운 렌즈를 좋아해서 35mm 렌즈를 이렇게 무겁게 써야 하나 싶은데, F1.2 조리개의 표현과 전천후로 사용할 원 바디 원 렌즈 시스템을 구상한다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겠죠. 보이그랜더 렌즈들이 그렇듯 사양 대비 가격이 저렴하니까요. 그래도 라이카 M10과 결합하면 1kg이 넘는 구성이니 만만치 않긴 합니다. 아까워서라도 이 렌즈로는 F1.2 촬영만 하게 될 것 같아요.
Ultron VS Nokton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35mm 울트론과 녹턴의 외형 비교입니다. 동일한 초점거리를 갖는 렌즈지만 크기 차이가 제법 납니다. 무게는 세 배 가량이니 그 체감이 더 심하고요. 조리개 값이 F1.2와 F2로 한 스톱 조금 넘게 차이 나는데 그것을 위해서 이만한 휴대성의 차이를 감수해야 하는지는 사용해 보면서 평가해봐야겠습니다. 물론 비구면 렌즈를 포함한 구성과 그에 따른 화질 차이를 감안해야겠죠. 필터 구경은 각각 39mm와 52mm입니다.
다음은 라이카 M10에 마운트 한 모습. 가장 얇은 디지털 M 카메라인 M10에 마운트하니 더욱 육중하게 느껴집니다. 외형상으로는 카메라와 렌즈의 균형이 나쁘지 않지만 컴팩트한 느낌을 좋아하는 저는 울트론 35mm 쪽이 마음에 들긴 합니다. 무엇보다 이걸 종일 들고 다닐 생각하니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휴대성과 디자인에선 이전 세대 보이그랜더이니만큼 아쉬움이 있지만 그건 울트론 35mm 빈티지 렌즈가 워낙 작고 가볍게 잘 나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35mm F1.2 렌즈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을테고, 이미지 품질에서도 더 나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앞으로 단독으로 또 비교하면서 후기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둘 사이의 절충점이 35mm f1.2 III 버전이 되지 않을까 섣부르게 예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