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상 편집용 콘솔 루프덱 CT 체험기, 1편 개봉기와 2편 영상 편집 활용에 이어 세 번째는 라이트룸 클래식을 활용한 사진 편집입니다. SLR 클럽에서 활동하시는 사진가들이 가장 궁금할 부분이라 충분히 사용해보고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라이트룸 클래식에서 루프덱 CT를 활용하면서 느낀 점은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 라이트룸 환경에 많은 고려를 했고, 인터페이스의 최적화가 잘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버튼과 다이얼 배치 역시 라이트룸 환경 중심으로 기획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매끄럽게 이뤄진 인터페이스
라이트룸 클래식을 실행하면 익숙한 아이콘과 텍스트가 화면 가득 표시됩니다. 몇 페이지에 걸쳐 빼곡하게 채워진 버튼들에서 라이트룸 환경을 깊이 연구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본적인 조작은 파이널 컷 프로 X 환경에서의 영상 편집 작업과 대동소이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이 버튼과 다이얼, 터치 화면에 지정돼 있고 사용자의 습관과 패턴에 맞춰 변경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최근 라이트룸 클래식이 9.3 버전으로 업데이트되고 일부 조작계가 변하면서 일부 조작이 정확히 동작하지 않게 됐지만, 자주 사용하는 작업들은 대부분 잘 동작합니다.
라이브러리와 현상, 인화까지 여러개의 워크 스페이스를 원형 버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여러 개의 컬러 설정을 6개의 다이얼로 색조, 채도, 광도값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라이트룸 클래식에선 6개의 다이얼이 그 어느때보다 큰 역할을 합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기능이 이미 사전 설정으로 배치돼 있음에도 많은 공간이 남아 있습니다. 맘만 먹으면 라이트룸의 거의 모든 기능을 루프덱 CT에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섬세하게 배치된 작업 목록들 중 상당수는 아이콘까지 설정돼 있어 터치 화면에 배치했을 때에도 보기가 좋습니다. 컬러 휠과 스포이드 툴, 사진을 별점으로 분류하는 작업까지 화면에 표시된 아이콘으로 안내하는 것이 직관적으로 느껴졌고요.
보정 작업
지난해 루프덱 플러스를 이용해 주로 사진 편집 작업을 해서 그런지 루프덱 CT 역시 라이트룸 클래식 환경에서 물 흐르듯 매끄러운 조작이 이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라이브러리에서 다이얼을 돌려 썸네일 크기를 조절하고 휠을 돌려 사진을 선택하는 과정, 2번 버튼을 눌러 바로 현상 작업을 시작하는 간편함, 노출과 WB, 채도는 물론 명/암부 상세 조절과 컬러별 보정까지 이어지는 자연스러움이 좋았습니다. 편집을 끝낸 이미지를 저장하는 과정까지 키보드와 마우스 없이 모두 가능했고요.
영상 편집 작업에서도 느꼈지만 디스플레이는 루프덱 CT를 기존 제품보다 한 세대 이상 앞선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루프덱 플러스는 각 컬러값을 다이얼과 P 버튼으로 조절하는 방식이었는데, 세부 조작과 조작감에선 나쁘지 않았지만 차지하는 공간 대비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라이트룸 외의 프로그램에선 제몫을 하지 못했거든요. 이것을 환경에 맞춰 바뀌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6개의 다이얼을 다용도로 사용하게 되면서 활용도를 높이면서도 공간을 절약하게 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래는 라이트룸 클래식에서 루프덱 CT를 이용해 사진을 편집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www.youtube.com/watch?v=sjB4G1yq8sk
라이브러리 탐색부터 사진의 노출과 각종 컬러값을 변경하고 JPG 이미지로 출력하는 과정이 막힘없이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실제로 이 작업에서 그라데이션 필터의 영역을 지정하는 등 마우스가 필요한 몇몇 작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편집 과정을 루프덱 CT만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다른 프로그램보다 최적화가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특히 수평을 맞추기 위해 이미지를 회전하고 일부를 잘라내는 크롭 작업을 할때도 루프덱 CT의 휠이 마우스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래는 라이트룸 클래식과 루프덱 CT를 이용해 편집한 이미지들입니다. 탭과 옵션을 이동하는 과정 없이 버튼과 다이얼을 이용해 작업을 하니 전체적인 작업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전환 / 포토샵 활용
Adobe 프로그램을 전환하는 작업에서도 루프덱 CT가 제법 역할을 합니다. 라이트룸 클래식에서 이미지를 바로 포토샵으로 파일을 여는 단축키가 배치돼 있고, 포토샵이 실행되면 해당 프로그램에 맞는 작업 목록이 화면에 표시됩니다. 버튼과 다이얼에도 다양한 기능이 지정돼 있는 것, 그리고 원하는 기능을 지정/변경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아래는 포토샵 작업시 사용되는 루프덱 CT의 기본 설정입니다. 라이트룸 못지 않게 다양한 기능들이 빼곡하게 채워져있습니다. 다이얼의 존재가 포토샵을 이용해 편집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에게도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토샵 환경에서는 충분한 테스트를 해 보지 못했지만, 다이얼을 이용해 레이어의 투명도나 펜, 도장 툴의 크기 등을 조절하는 것이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프로그램보다 특히 단축키를 활용한 작업이 많고 또 유용한 포토샵은 라이트룸, 파이널 컷 프로 X와는 또 다른 이유로 루프덱 CT가 환영받을 것 같습니다.
커스텀 프로파일 활용
다음은 사진/영상 편집 작업 외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루프덱 CT의 장점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루프덱 CT는 기본 지원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개별 프로파일을 만들어 문서작업과 멀티미디어 재생, 시스템 작업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커스텀 프로파일’은 활용하기에 따라 루프덱 CT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능으로 제조사도 별도의 페이지와 프리셋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https://loupedeck.com/en/profiles
사용 기간이 길지 않은 탓에, 그리고 그간 사진/영상 편집 중심으로 루프덱 CT를 활용한 터라 커스텀 프로파일과 시스템 작업들은 얼마 전부터 하나씩 설정하며 제 환경에 맞춰가고 있습니다. 제가 주로 하는 문서 작업과 웹서핑, 맥OS의 시스템에서 단축키를 루프덱의 버튼과 다이얼, 화면에 배치해 작업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도입니다.
애플리케이션 목록에서 System/Mac 항목을 선택하면 시스템 대기, 지원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이 실행중일 때 루프덱 CT의 버튼과 다이얼을 어떻게 활용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본 화면에선 파인더와 작업 모니터, 루프덱 프로그램 실행 버튼이 화면에 표시돼 있고 화살표 버튼과 엔터 버튼, 커맨드/탭/컨트롤/시프트 버튼이 기본 설정돼 있습니다. 상단 다이얼은 화면 밝기와 볼륨 조절, 그리고 미디어 재생 제어 기능이 지정돼 있고요.
이것만으로도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의 번거로움을 제법 줄여주지만 여기에 자주 사용하는 단축키를 버튼/다이얼에 지정하면 훨씬 편해집니다. Custom Action에서 cmd+ctrl+space 단축키를 등록해 루프덱 CT의 버튼에 지정하면 간편하게 이모지를 입력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외에도 맥 OS의 시스템 단축키 중 자주 사용하는 것들을 버튼에 등록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폴더를 바로 열고, Airdrop 창을 바로 실행할 수 있고, 화면 잠금 역시 버튼 한 번 터치로 바로 이뤄집니다. 3개 버튼을 함께 눌러야 하는 단축키를 루프덱 CT에 지정해 놓으니 여러 작업들이 확실히 편해진 것을 느낍니다.
어플리케이션 메뉴에서 커스텀 프로파일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에 설치된 거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지정할 수 있고 대부분의 버튼과 다이얼, 터치 화면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본 지원 프로그램들이 매우 다양한 작업 목록을 기본 설정으로 제공하는 데 반해 프로그램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커스텀 프로파일에선 키보드 단축키와 마우스 조작 등을 조합해 사용하고자 하는 작업을 직접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만큼 루프덱 CT에 등록할 수 있는 작업 목록도 제한적이고요.
하지만 키보드 단축키가 작업 속도와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그것을 루프덱 CT에 등록해 즉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기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문서 작업에 사용하는 Pages 앱을 커스텀 프로파일로 등록한 뒤 자주 사용하지만 단축키가 익숙하지 않은 글 정렬, 글자 색상 지정, 표 수정 등의 단축키를 터치 화면에 지정했습니다.
사파리를 이용한 웹서핑에선 좀 더 활용할 여지가 많습니다. 자주 방문하는 페이지를 터치 화면에 배치해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고 화살표 버튼에는 앞/뒤 페이지 이동과 탭 이동, 페이지 업/다운 기능을 지정했습니다. 7,8번 버튼에는 새 탭 열기와 탭 닫기 기능을 지정했고요. 자주 입력하는 아이디도 버튼 하나로 입력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잠깐 시간을 내서 세팅했지만, 이것만으로도 키보드 필요 없이 마우스와 루프덱 CT만 조작해서 웹서핑을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되더군요. 앞으로 좀 더 많은 작업을 등록하면 웹서핑이 더 빠르고 간편해질 것 같습니다.
아래는 루프덱 CT를 이용해 시스템 작업을 실행하고, 사파리 커스텀 프로파일을 이용해 웹서핑을 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담은 것입니다.
www.youtube.com/watch?v=8SuMAtc_dH0
커스텀 프로파일의 장점은 어느 프로그램에도 대응할 수 있고, 사용자 패턴에 따라 자유롭게 인터페이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PC 키보드에 없는 다이얼의 조작은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상상 이상의 활용도를 보여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커스텀 프로파일의 존재로 루프덱 CT는 편집용 콘솔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방향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총평 - 포토그래퍼와 함께 발전하는 작업 도구
3주동안 여러 편을 통해 살펴본 대로 루프덱 CT는 버튼과 다이얼, 디스플레이를 통해 키보드, 마우스 작업보다 더 빠르고 간편하며 직관적인 작업을 가능케 했습니다. 버튼으로 워크스페이스를 빠르게 전환하는 속도, 다이얼을 통해 설정값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디테일 등 모든 면에서 사진/영상 편집 작업의 효율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체감했고 손으로 휠과 다이얼을 돌리는 조작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루프덱 애플리케이션이 다소 무거워 저사양 시스템에선 동작이 느린 게 몇 안되는 아쉬움 중 하나지만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지난해 루프덱 플러스를 통해 여러 가능성을 발견한 저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더 폭넓은 활용이 가능해진 루프덱 CT를 손꼽아 기다렸고 좋은 기회로 체험하게 됐습니다. 일년만의 변화가 기대 이상이고 기본 목적인 편집 작업뿐 아니라 제가 사용하는 다른 작업에도 한정적이나마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이 맘에 들어 앞으로의 제 작업들에 루프덱 CT를 적극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장점
- 다양한 사진/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에 대응
- 직관적인 다이얼/버튼 조작, 세부 설정.
- 수많은 단축키를 품을 수 있는 터치 디스플레이
- 루프덱 플러스보다 컴팩트해진 디자인
-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활용 가능한 커스텀 프로파일
단점
- 비싼 가격
- 저사양 시스템에서 느린 움직임
- 낮은 디스플레이 해상도
- 가벼운 휠 조작감
- 내장 배터리/무선 연결 부재 (블루투스 업데이트 예정)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