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 사진과 영상 작업을 하는 데 있어 편집 장비가 가져오는 작업 효율의 향상은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전엔 그저 자주 사용하는 라이트룸, 파이널 컷 프로의 키보드 단축키를 외우는 것으로 편집 작업에 드는 시간과 수고를 아껴 보려고 했던 제게 버튼과 다이얼이 달린 편집 전용 키보드는 그야말로 놀라운 물건이었습니다. 지난해 경험한 루프덱 플러스는 굳이 여러개의 키보드 버튼을 눌러 단축키를 입력할 필요 없이 버튼 하나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고, 마우스로는 조작하기 힘든 미세 컬러/수치 조정을 다이얼을 통해 간편하고 섬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제 키보드/마우스만을 활용한 편집 작업은 비효율적인 것처럼 느껴지게 됐고요.
신제품이 나왔지만 루프덱 플러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편집 키보드입니다. 신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키보드/마우스 작업으로 느껴보지 못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거든요.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지난 제 사용 후기 링크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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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스럽게도 루프덱 플러스의 후속 제품 루프덱 CT를 체험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마침 크기가 더 작아지고 디스플레이까지 달린 루프덱 CT의 출시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한 후 국내 발매일을 손꼽아 기다린 터라 더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사실 후속이라기엔 무척이나 큰 변화들이 더해졌기 때문에 루프덱 CT는 루프덱 플러스와 차별화되는 고급형 편집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제품의 사양을 간단히 살펴 보면,
운영 체제 : Windows 10 / MacOS 10.13+
인터페이스 : USB Type C (USB 2.0)
소프트웨어 : Loupedeck ™ 전용 소프트웨어
호환 프로그램 : Ableton® Live™ (v.10.0) / Adobe Lightroom Classic / Capture One Pro / Adobe Illustrator / Adobe Photoshop / Adobe Photoshop Camera Raw / Adobe Audition / Adobe Premiere Pro / Final Cut Pro X (v. 10.0) (MacOS only) / Streamlabs (Win only)
크기 : 160mm x 150mm x 30mm
무게 : 365g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전작보다 작고 가벼워진 디자인입니다. 루프덱 플러스의 크기가 395 x 150 x 40mm 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로 길이와 두께가 줄어들었습니다. 루프덱 플러스가 풀 사이즈 PC 키보드와 비슷한 크기였던 데 반해 루프덱 CT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실루엣이라 완전히 다른 기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무게 역시 670g에서 365g으로 절반 가까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모습이죠.
그 외에 반가운 점은 USB Type C 인터페이스입니다. 전작 루프덱 플러스가 USB A 포트를 사용해 맥 환경에서 사용하기가 다소 어려웠는데 그 아쉬움이 말끔하게 사라졌습니다. 호환 프로그램은 전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최신 버전의 Adobe 편집 프로그램, MacOS의 파이널 컷 프로 X, 캡쳐 원 등을 지원합니다.
패키지 및 구성품
제품 로고를 양각으로 새긴 검정색의 정사각형 상자가 한 번, 화려한 내부 상자가 다시 한 번 기분좋게 합니다. 제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데 패키지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자 안에 루프덱 CT 제품이 보입니다. 루프덱 플러스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터라 큰 감흥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완전히 다른 실루엣, 갖가지 상상을 하게 하는 디스플레이의 존재 때문에 작년보다 더 기뻤습니다.
구성품은 간단합니다. 루프덱 CT 본체와 USB C to A 케이블, 제품 설명서입니다. 케이블 일체형이었던 전작 루프덱 플러스와 달리 루프덱 CT는 별도의 케이블을 이용해 본체와 PC를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단선 위험에서도 자유롭고 범용 규격인 USB Type C 규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작업 공간마다 케이블을 구비해 두면 본체만 가지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화에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이폰/아이패드 미니와 나란히 놓고 보니 크기가 생각보다 아담하게 느껴집니다. 루프덱 CT를 보며 처음 든 생각이 ‘이 정도면 휴대가 가능하겠다’였어요. 루프덱 플러스는 휴대하기엔 부피가 커서 작업 공간에 고정적으로 두고 사용하는 편이었다면 루프덱 CT는 가방에 휴대하며 카페나 야외 촬영장에서도 간단한 편집 작업에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디자인
정사각형에 가까운 네모 반듯한 실루엣과 흡사 게임용 컨트롤러처럼 생긴 상단 디스플레이, 그 주위를 빈틈 없이 채우고 있는 다이얼과 버튼들. 루프덱 CT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가슴 뛰는 설렘이었습니다. 다이얼을 돌리고 버튼을 조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것 같아서, 빨리 편집 작업에 활용해 보고 싶더군요.
전면엔 버튼과 다이얼, 디스플레이가 빼곡하게 배치돼 있고 뒷면엔 팩맨을 닮은 루프덱의 로고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다이얼은 상단에 6개, 하단에 1개가 있고 버튼은 20개가 있습니다. 상단 디스플레이에 4X3 터치 버튼이 있으니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버튼 수는 그보다 더 많죠. 아, 6개의 다이얼도 눌러서 버튼 조작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편집 키보드의 최대 장점은 이런 효율적인 인터페이스입니다.
촘촘하게 자리잡은 버튼과 다이얼이 주는 기계적인 매력과 더불어 루프덱 플러스보다 높아진 완성도에서도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루프덱 플러스의 플라스틱 소재는 흠집에 무척 약해서 손톱이나 손가락으로 스치면 브라이트 마크가 생기거나 유분에 의해 금방 번들번들해지는 점이 아쉬웠는데 루프덱 CT는 그보다 단단하고 좋아 보이는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조금 더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다이얼의 조작감도 보다 묵직하고 정숙해진 느낌입니다. 버튼과 다이얼 수는 적어졌지만 터치 디스플레이가 더 많은 것들을 펼쳐 보이리라 생각합니다.
인터페이스
USB Type C 인터페이스, 그리고 분리형 케이블 연결은 전작과 비교해 제가 가장 만족하는 점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USB Type C 인터페이스로 컴퓨팅 환경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연결 호환성은 더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케이블은 C to A 케이블이지만 C to C 케이블로도 PC/노트북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설치 / 소프트웨어
루프덱 제품을 연결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Loupedeck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합니다. Windows와 MacOS를 지원합니다. 저는 맥 환경에서 사용하기 위해 MacOS용 최신 소프트웨어를 설치했습니다. 설치 후에는 상단 바에 소프트웨어 아이콘이 표시되며 여기서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설치되면 루프덱 CT의 디스플레이와 버튼에 불이 들어오며 준비가 되었음을 알립니다. 특히 메인 다이얼 중앙에 있는 원형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시계가 만드는 감성적인 분위기가 좋습니다.
루프덱 CT를 사용하기 위해 버튼과 다이얼에 원하는 기능을 지정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 루프덱 CT 본체의 이미지가 표시돼 직관적으로 설정이 가능합니다. 왼쪽에는 각 버튼/다이얼에 할당할 수 있는 작업 목록이, 오른쪽에는 상단 디스플레이에 배치된 기능이 페이지별로 표시돼 있습니다.
오른쪽 상단의 탭을 클릭하면 호환 프로그램 목록이 표시됩니다. 각 프로그램에 따라 버튼/다이얼의 작업 배치와 디스플레이 구성이 달리 지정하게 됩니다.
이번 제품은 MacOS 시스템 조작을 지원하는 것이 흥미로웠는데요, 다이얼을 통해 볼륨과 화면 밝기를 조절하고 음악/동영상 재생을 제어할 수 있는 점이 굉장히 편했습니다. 흡사 맥북 프로의 터치 바를 연상시키지만 다이얼을 이용한 조작이 더 직관적이고 터치 화면을 볼 필요가 없어 좋았습니다.
버튼/다이얼 설정은 총 세 개의 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상단의 6개 다이얼, 버튼 그리고 하단 메인 다이얼 순입니다. 버튼/다이얼 수와 작업 목록의 수가 워낙 많아서 초기 설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만큼 작업 효율은 크게 향상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실시간으로 정보가 표시되는 컬러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이 조작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루프덱 플러스 역시 폭넓은 커스텀 버튼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해당 버튼에 할당된 기능을 사용자가 외워야 했던 것이 번거로웠는데 디스플레이를 통해 해당 작업 내용이 직접 표시되니 훨씬 편하죠.
본격적인 작업 전에 이 키 설정에 공을 들일 계획입니다.
아, 루프덱 CT를 연결하며 의외의 수확이 있었는데요, 본체 내부에 8GB의 저장 공간이 있어서 사진과 영상 등의 작업 파일을 넣어 관리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영상 작업용으로는 용량이 작은 것이 사실이지만 적은 용량의 파일들은 별도의 USB 메모리를 사용할 필요 없이 루프덱 CT 본체 하나로 관리할 수 있으니 기대하지 않았던 기능이죠.
루프덱 플러스를 사용하며 느낀 몇 가지 장점이 루프덱 CT에서 상당부분 해소됐고 크기와 무게, 디스플레이 등 상상 이상의 변화들이 더해져 ‘이건 물건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과 영상을 다루는 제 작업 환경에서 폭넓은 소프트웨어 지원과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루프덱 CT는 빼놓을 수 없는 식구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본격적인 제품 활용과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