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 그렇게 많은 맛집들이 왜 회사 근처에는 없는 건지. 다른 회사원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같은 얘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고속터미널 근처에 있는데 이쪽도 맛집의 불모지라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처 교대나 파미에 스테이션 쪽에 다녀오곤 합니다. 이곳은 얼마 전에 발견한 회사 근처 맛집이고요. -근처라기엔 너무 멉니다만-
일 년간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음식들도 맛있고,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돼 유명세도 있는 곳이었습니다. 메뉴는 이국적인 냄새 물씩 나는 태국 음식. 하지만 우리가 먹기에도 크게 위화감이 없었어요. 교대역과 가깝지 않지만 교대에서 가는 것이 가장 가깝습니다. 상호는 '쿤쏨차이'. 위치는 아래 링크에서 상세히 볼 수 있습니다.
점심 시간에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더군요. 처음엔 근처에 촬영이 있어서 갔는데 예약 못하신 분들이 밖에서 기다리시는 것을 보고 다음 방문부턴 하루 전에 예약을 하고 있습니다. 내부 테이블은 단체석까지 포함하면 생각보다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음식의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점심 시간에만 판매하는 메뉴를 선택하면 괜찮은 가격에 좋은 메뉴를 먹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3만원 정도인 푸빳퐁 커리를 점심 시간에는 절반 가격에 맛볼 수 있죠.
이 날은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첫 번째 메뉴는 미고랭. 평소에 나시고랭, 미고랭을 좋아해서 찾아 먹어봤는데 만족스러운 곳이 없었거든요. 반가운 마음에 주문했고 제법 푸짐한 미고랭을 받았습니다. 비주얼도 좋고 무엇보다 재료를 푸짐하게 올린 것이 맘에 들었어요.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먹었던 미고랭과는 맛이 조금 달랐습니다. 고추를 많이 넣어 매콤한 맛이 강하고 전체적으로 간도 강했습니다. 이곳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맛이 강해서 자극적인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분들께 좋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식감인데, 채소와 튀기듯 구운 고기, 그리고 면이 제각각 다른 식감으로 입을 즐겁게 해줬습니다. 특히 살짝 볶에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채소들이 좋았어요.
다음은 기대했던 푸빳퐁 커리. 점심 시간엔 만오천원에 먹을 수 있는데 두 사람이 먹기에 적당한 양입니다.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소프트쉘 크랩을 코코넛 향 가득한 커리 소스와 함께 먹는 요리입니다. 고소하면서 느끼함도 적당히 있고 끝맛에 살짝 도는 얼큰함까지 있어서 이곳에서 먹었던 메뉴 중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랩의 식감과 고소함도 그렇지만 이 커리 소스는 남기고 오기 아까워서 밥이랑 함께 먹고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앞으로도 갈 때마다 이 커리는 꼭 주문할 것 같습니다.
첫 방문 때 느낌이 좋아서 3주 연속 금요일 점심 시간을 이 곳에서 보냈습니다. 위 사진의 메뉴는 커리 국수. 매콤한 커리에 면과 치킨을 더한 메뉴입니다. 커리의 향과 간이 강한 편이라 상당히 자극적인 편이고, 먹을 수록 입맛 당기는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여기 치킨이 맛있어요.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소갈비 국밥. 특 사이즈를 시켰더니 국물과 고기가 반반일 정도로 고기가 많았습니다. 갈비야 뭐, 어떻게 해도 맛있잖아요. 국물 맛이 깊고 고기양이 많아서 든든하게 배 채울 수 있는 메뉴였습니다.
그 외에도 갈 때마다 새로운 메뉴들을 하나 둘씩 주문해봤는데 실패없이 대부분 괜찮았어요. 그래서 이곳은 회사 다니는 동안은 시간 날 때마다 가보려고 합니다. 주변 다른 가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만 제외하면 음식에 있어선 추천할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