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의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 OM-D E-M5 Mark III가 정식 발표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작 E-M5 Mark II를 통해 올림푸스와 인연을 맺기도 했고,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의 장점인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 고품질 이미지의 조화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E-M5 시리즈라고 생각해서 신제품을 무척이나 기대했습니다만 기다림이 이렇게 길 줄은 몰랐어요. 2015년 E-M5 Mark II가 발매됐으니 4년만의 후속 제품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신제품의 사양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리고 얼마 전 직접 체험해 본 소감과 샘플 이미지 몇 장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미니 E-M1 Mark II”
혹자는 신제품을 이렇게 표현하더군요. 직접 체험해 보니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닌 게 20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121포인트 위상차 AF 시스템, 5축 손떨림 보정, 4k 동영상 촬영, 방진방적 설계 등 E-M1 Mark II의 주요 사양을 상당부분 계승하고 있습니다. 이년간 E-M1 Mark II사양만 봐서는 식상할 정도로 익숙한 숫자들이죠.
하지만 E-M5 Mark III의 체급을 생각하면 이것이 상당한 장점이 됩니다. 작고 가벼운 E-M5 시리즈로 플래그쉽 E-M1 시리즈의 촬영 성능을 누릴 수 있고, 결과물까지 동등한 수준이면(+거기에 가격도 저렴하면) 이 제품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질 테니까요. 보다 넓은 사용자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과 휴대성에서 갖는 우위도 있고요.
E-M5 Mark III의 주요 사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2,040만 유효 화소 Live MOS 이미지 센서
TruePic VIII 화상 처리 엔진
5.5스텝 효과 5축 손떨림 보정 (12-100mm F4 IS PRO 렌즈 사용시 6.5스텝)
121포인트 위상차/콘트라스트 검출 AF
1/8000 - 60초 / 벌브 지원
ISO 200-6400 (확장 ISO 64,100,12800,25600)
초당 10매 연속 촬영
5000만 화소 고해상도 촬영
4K 동영상 촬영 (3840x2160, 4096x2160)
236만 화소 OLED 뷰파인더
3.0형 104만 화소 터치/스위블 디스플레이
BLS-50 배터리 / 약 310매 촬영
USB 충전 (micro-B)
125.3 x 85.2 x 49.7 mm
366g (카메라) / 414g (배터리, 메모리 카드 포함)
204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TruePic VIII 프로세서는 물론 121포인트 위상차 검출 AF를 포함한 AF 시스템, 5축 손떨림 보정, 4K 동영상 촬영 등 많은 사양이 플래그쉽 카메라 E-M1 Mark II와 동일합니다. 셔터 속도와 ISO 감도 지원 내용 역시 같고요. 다른 점을 찾으면 역시 크기와 무게, E-M1 Mark II의 크기가 134.1 x 90.9 x 68.9 mm인 것과 비교하면 너비와 높이, 폭 모두 작고 무게 역시 카메라 기존 498g 보다 약 130g 가벼운 366g입니다. 전자식 뷰파인더는 크기와 화소는 E-M1 Mark II와 같지만 패널이 LCD에서 OLED로 바뀌어 보다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연속 촬영 성능은 10fps로 E-M1 Mark II의 15fps보다 하향됐습니다.
전체적으로 E-M1 Mark II의 주요 사양을 따르면서 E-M5 시리즈의 사용자 특성에 맞춰 일부를 개선 또는 조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초당 15매 고속 촬영의 사용 빈도를 생각하면 중급 사용자에게는 없어도 크게 아쉽지 않을 것 같아요.
디자인
많이 기다린 전통적인 E-M5 시리즈의 디자인입니다. OM 시리즈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OM-D의 아이덴티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실루엣과 컬러라고 생각하고요. 지난 시리즈인 E-M5, E-M5 Mark II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립부 형태와 다이얼 배치가 달라져 나란히 비교하면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특히 변경된 상단 다이얼 배치는 E-M1 Mark II 수준의 조작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조작성 기준으로 평가하면 E-M5 Mark II보다 상급 제품으로 격상된 것 같기도 한데, 아쉽게도 바디 소재는 메탈에서 메탈+플라스틱으로 변경됐습니다. 가장 많은 아쉬움을 사는 부분입니다.
다행히 실제 본 제품에선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걱정했던 상판의 질감도 나쁘지 않았고요. 그래도 역시 제품 내구성을 생각하면 플라스틱 소재 채용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크기 / 무게
약 2년간 E-M1 Mark II와 E-M1X를 사용하면서 크기와 무게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습니다. 직전에 사용했던 PEN-F가 너무 멋지고 가벼웠거든요. 그보다 더 나은 성능과 4K 동영상을 위해 크기와 무게를 감수해야 했죠. 그래서 E-M5 Mark III의 등장이 매우 반갑습니다. pen-f 만큼 작고 가벼우면서 E-M1 Mark II의 성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물론 아직 제 손에 없지만-
PEN-F의 크기는 124.8 x 72.1 x 37.3mm, E-M5 Mark III는 125.3 x 85.2 x 49.7 mm입니다. 헤드 디자인 때문에 전체 높이가 높긴 하지만 헤드를 제외하면 크기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두께 역시 그립부를 제외하면 큰 차이를 느낄 수 없고요. 실제로 본 E-M5 Mark II는 E-M1 Mark II보다 월등히 작고 가벼워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E-M1 시리즈에서 가장 불만이었던 두툼한 그립부가 사라진 것이 맘에 듭니다. OM-D 시리즈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리즈라고 생각해요.
셔터감
제주에 있는 동안 태풍이 지나갔습니다. 촬영은 고사하고 외출도 어려울 정도로 비바람이 심했어요. 그래서 아쉽게도 많은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처음 셔터를 몇 번 누르면서 기존 OM-D 시리즈와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셔터감과 셔터 소리가 E-M1 시리즈와 확연히 다르더라고요. 셔터가 끊어지는 느낌이 E-M1 Mark II보다 또렷했고 소리가 점잖아졌습니다. 속도에 초점을 둔 E-M1 Mark II 시리즈는 셔터가 얕고 경쾌한 느낌인 데 반해 E-M5 Mark III의 셔터는 진중하고 신중하게 느껴졌어요. 한 컷 한 컷 누르는 걸 좋아하는 제게는 이쪽이 더 좋게 느껴지더군요. 촬영한 이미지를 보기도 전이었지만 디자인과 셔터를 누르는 즐거움만으로 이미 마음을 빼앗겼어요.
뷰파인더
소재의 아쉬움을 달래준 것이 전자 뷰파인더였습니다. 크기와 화소는 E-M1 Mark II와 같고 패널이 OLED로 변경됐습니다. LCD보다 명암 대비가 뛰어난 OLED 패널은 뷰파인더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E-M5, E-M10 시리즈의 아쉬운 점이 작은 뷰파인더였는데 E-M5 Mark III는 그 점을 완전히 해소했네요. 카메라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뷰파인더의 만족감이 E-M1 Mark II보다 컸어요.
이미지
‘그래서 사진은 어떤데? 영상은 또 어떻고?’
카메라가 궁금해 이 글을 찾아보신 분들이 궁금한 건 결국 이미지 품질일 것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루머를 통해 이 제품을 상상하고 가져보았던 저는 이미지 품질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202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TruePic VIII 엔진 등 화질과 관련된 사양이 E-M1 Mark II과 동일하거든요. 좋게 말하면 플래그쉽 카메라의 결과물을 가벼운 E-M5 시리즈로 얻을 수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2년 전 발매된 제품과 같은 수준의 이미지 품질이라는 것이죠. 제 경우엔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이미 검증된 품질 그리고 그동안 익숙해진 컬러가 작업할 때 혼란이 덜한 점에서 E-M5 시리즈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날씨 탓에 많지 않아 아쉽지만 E-M5 Mark III로 촬영한 이미지를 첨부합니다.
OM-LOG400의 부재
여행용으로 작고 가벼운 카메라를 선호하는 제 취향에 E-M5 Mark III의 디자인과 사양은 제격이었고, 이미지 품질은 납득할 만한 정도였지만 아쉬운 것이 하나 있었으니 OM-LOG400의 부재입니다. 최근에 영상 작업을 많이 하는 제게는 LOG 촬영이 지원되지 않는 것이 몹시 아쉽더라고요.
출시 전 짧게 체험한 경험을 토대로 신제품에 대한 간단 평가를 남겨 보았습니다.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직접 소개하고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M5 Mark III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 남겨 주세요. 그 때 늦게나마 직접 확인해 보고 답을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