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는 벌써 2주쯤 된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직장 생활을 하니 블로그 포스팅 하나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네요.-
미러리스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촬영에서 끊임없는 한계를 느껴 짐벌을 알아보던 중, 운 좋게도 DJI의 미러리 카메라 용 짐벌 로닌-SC가 곧 출시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일반 모델은 이미 스토어에 입고 됐다는데, 제가 필요한 프로 콤보 세트 입고가 언제인가 싶어 플래그십 스토어에 전화해 보니 마침 '오늘' 1차 물량이 입고 됐다고.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스토어로 달려가 들고 왔습니다. 마음 먹자마자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지만, 할부의 굴레가 넉 달 더 연장됐죠. 프로 콤보 세트의 가격은 609000원입니다.
가스 버너처럼 생긴 케이스를 들고 귀가하는 길이 어찌나 즐겁던지요. 역시 이 맛에 돈을 버는구나 싶습니다.
제가 구매한 모델은 DJI 짐벌 로닌 시리즈의 경량 모델인 로닌-SC입니다. 기본 세트의 무게가 1.1kg로 상위 모델인 로닌-S에 비해 절반 가량 가벼워 휴대성과 기동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죠. 물론 적재 하중 역시 2.0kg으로 적어져서 DSLR 카메라나 대형 미러리스 카메라는 사용이 어려워졌습니다. 로닌-SC는 소형 미러리스와 가벼운 렌즈 조합을 사용하는 비디오그래퍼의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저는 올림푸스 E-M1 Mark II와 F1.2 PRO 단렌즈 시리즈 조합으로 사용할 요량으로 이 렌즈를 구매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사용하는 장비는 로닌-SC가 버틸 수 있겠더군요.
아래는 DJI 홈페이지의 로닌-SC 페이지, 그리고 주요 사양입니다.
https://www.dji.com/kr/ronin-sc?site=brandsite&from=homepage
DJI 짐벌 로닌 시리즈의 기본적인 형태에 크기를 줄여놓은 형태입니다. 로닌-S의 소형/경량화 모델로 생각해도 무리가 없겠습니다. 짐벌의 무게가 약 830g, 배터리를 내장한 그립의 무게가 약 258g으로 합계가 약 1.1kg입니다. 크기 역시 접었을 때 220x200x75mm로 가방에 큰 무리가 없는 편이죠. 팬/틸트/롤의 3축 흔들림을 보정하는 짐벌이며 한 번 충전으로 약 11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목한 건 비교적 간편하게 휴대 가능한 크기와 무게였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는 E-M1X와 12-100mm F4 PRO 렌즈 조합이 아니면 이 짐벌의 적재 하중인 2kg을 넘지 않기 때문에 짐벌 무게만 3kg에 달하는 로닌-S보다는 로닌-SC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거든요. 실제로 약 2주간 사용해 보니 1.1kg의 짐벌 무게도 장시간 촬영시 제법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로닌-SC의 제품 소개 페이지도 각 카메라 제조사의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소개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사용하는 올림푸스 카메라는 페이지에서 볼 수도, 그리고 제품 지원 목록에서도 빠져 있습니다. 해외 사이트를 검색해봐도 로닌-SC와 올림푸스 카메라 조합은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물론 제조사에 상관 없이 무게만 2.0kg 이내라면 기본적인 짐벌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올림푸스 카메라와 로닌-SC 조합에 대해 포스팅을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로닌-SC의 패키지입니다. 보관 케이스는 단단한 스티로폼 소재로 되어 있어서 가벼우면서도 충격 흡수에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외형만 보면 가스 버너 케이스같아서 가격 대비로는 꽝입니다만.
케이스를 열면 공대 출신 아저씨 가슴 두근거리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짐벌의 각 파츠가 케이스에 빼곡하게 담겨 있는데, 보기에도 제법 많습니다. 제가 구매한 프로 콤보는 스탠다드 세트에 스마트폰 거치대와 포커스 모터/휠 세트가 추가된 것이라고 하네요. 이걸 다 조립해서 써야 하나 싶었는데, 실제 사용해 보니 저 중에 몇 개만 꺼내 쓰게 되더군요. 게다가 올림푸스 카메라는 부가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서 굳이 프로 콤보 셋을 사지 않아도 될 뻔했습니다 :(
파츠의 수는 굉장히 많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케이블만 해도 4-5개쯤 되어 보입니다. 다만 충전 어댑터가 보이지 않는 것이 의외였는데, USB Type C 포트로 배터리를 충전하기 때문에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컴퓨터와 카메라 등 USB Type C 환경으로 통일한 현재 제 장비 구성에도 잘 맞네요. 본체에서 눈에 띈 장점은 3축에 각각 잠금 장치가 있어 사용하지 않거나 가방에 넣어 보관할 때 편리하고 안전한 것입니다. 확실히 이 제품은 기동성을 강조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행용으로도 충분해 보입니다.
짐.알.못이 설명서를 보며 더듬더듬 겨우 기본 세트를 조립했습니다. 본체에 그립, 삼각대 겨우 셋만 조립하는 건데도 처음 접하는 장비라 진땀을 뺐네요. 첫인상은 보기보다 묵직하고 단단합니다. 하지만 카메라와 렌즈를 올리기엔 또 어딘가 못미덥기도 하고요.
아직 사용 후기를 남길 정도로 많이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현재까지 로닌-SC와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의 조합은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핸드 헬드 촬영에서의 불만이었던 이동 중의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줄여주며 부드러운 영상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무게 역시 대형 DSLR과 장망원 렌즈 조합에 단련된 제 팔에는 아직까지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더 무거운 로닌-S에 대한 욕심은 전혀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제 사용 용도에선 이 정도 크기와 무게가 최적인 것 같습니다.
경쟁 제품격인 지윤텍의 위빌랩과 끝까지 고민하다 '그래도 신상'을 외치며 로닌-SC를 구매했는데, 직접 비교해보진 못했지만 현재까지 로닌-SC에 대한 불만은 올림푸스 카메라를 지원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촬영을 하면서 사용 후기 포스팅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