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덱 플러스에 관한 세 번째 포스팅의 주제는 '동영상 편집 작업에서의 성능'입니다. 지난 포스팅을 통해 라이트룸 클래식 CC를 이용한 사진 편집에서 탁월한 편의성과 효율을 자랑하는 것을 확인했는데, 요즘 사진 못지 않게 많이 다루는 동영상 편집에서도 그만한 능력을 발휘할지 궁금합니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취미 사진가들을 포함하면 정말 많은 사진가들이 활동 중인 국내에 루프덱 플러스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루프덱 플러스에 관심 가진 분들을 위해 지난 포스팅의 링크를 아래 덧붙입니다. 제품의 개봉기와 디자인, 그리고 사진 편집에 활용해 본 소감 등이 있습니다.
파이널 컷 프로 X 활용
사진 편집 못지 않게 동영상 편집에서 루프덱 플러스의 활약을 기대했습니다. 사진 편집 못지 않게 세부 항목이 많지만 단축키를 외우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거든요. 라이트룸에서 사용할 때처럼 주요 기능을 버튼에 할당해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으면 영상 편집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루프덱 플러스는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영상 편집 툴 Adobe 프리미어 프로와 Mac OS의 파이널 컷 프로 X를 모두 지원합니다. 저는 맥을 사용하고 있어 파이널 컷 프로 X를 통해 영상 편집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4K 동영상과 유튜브 트렌드에 맞춰 요즘 영상 편집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 기준에서는 사진 편집 프로그램에 비해 익히기 어렵더군요. 사진 편집과 비슷한 듯 다른 컬러 그레이딩 개념, 잘라도 계속 늘릴 수 있는 컷 편집 방식(?) 등이 한동안 생소했습니다. 특히 RAW 데이터를 이용해 사진을 편집하던 것에 비해 영상은 보정 관용도가 좁아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사진 편집 작업을 하다 파이널 컷 프로를 실행해도 별도로 조작할 필요 없이 바로 루프덱 플러스의 해당 설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프로그램을 하나로 제어하는 입력기로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하지만 못내 아쉬운 점은 USB-A 포트를 통해 연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USB Type C 통합 포트로 인터페이스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를 고려하면 아쉽습니다. USB Type C 포트만 채용한 최신 맥북 프로 시리즈에서 루프덱 플러스를 사용하기 위해선 전환 어댑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조작 속도나 성능에는 차이가 없지만 영상/사진 편집에 고사양의 최신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아쉽습니다.
매니저 프로그램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파이널 컷 프로로 지정하면 사용할 수 있는 버튼과 다이얼의 테두리가 보라색으로 표시됩니다. 라이트룸에서는 라이브러리/현상 두 가지 모드로 탭이 나뉘어있던 것과 달리 파이널컷 환경에서는 단일 조작계를 사용합니다.
표시된 버튼/다이얼의 범위를 보면 알 수 있듯 일부 버튼과 다이얼은 파이널 컷 프로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컬러/흑백 전환 버튼과 라이트룸에서 컬러 설정을 담당했던 다이얼입니다. 하지만 사용 못 하는 것을 빼도 버튼과 다이얼 수가 많아서 부족함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허전할 뿐이죠-
기본 버튼/다이얼 설정 중 조절 노브는 커스텀 모드 버튼을 눌러 추가 작업을 할당할 수 있습니다. 기본 설정은 컬러 그레이딩의 컬러 휠(Color wheel)의 컬러를 섀도우/하이라이트/미드 톤으로 나눠 조절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메인이 되는 컨트롤 다이얼은 타임라인을 클립 단위로 탐색할 수 있는 동작이 기본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물론 설정 화면에서 다른 동작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버튼,다이얼에 따라 지정할 수 있는 작업이 다소 제한적이었던 라이트룸 환경과 달리 파이널 컷 프로에서는 거의 모든 옵션을 원하는 버튼/다이얼에 할당할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만큼 라이트룸에 비해 최적화는 덜 돼있다는 뜻도 되겠지만, 자유도가 높으니 내 손에 맞는 조작계를 직접 디자인하는 즐거움이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오른쪽 4방향 버튼과 Clarity,D2 다이얼의 활용입니다. 모두 프레임 간 이동이 기본으로 지정돼있지만 동영상은 사진과 달리 여러 프레임을 한 번에 이동하거나 클립 단위로 탐색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해 D2 버튼에는 10 프레임씩 이동, Clarity 다이얼에는 1프레임 단위 이동이 지정돼 있습니다.
이것이 4방향 버튼 조작보다 훨씬 편해서 4방향 버튼에는 프레임 선택과 자르기, 숨기기 등의 작업을 지정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왼손으로는 클립을 탐색하며 오른손으로 편집할 수 있어 편의성이 한결 향상됐습니다. 4방향 이동 버튼까지 사용자화 할 수 있는 것이 루프덱 플러스의 자유도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D1, D2를 비롯한 조절 노브는 사진 편집때보다 오히려 동영상 편집에서 더 큰 장점을 느꼈습니다. 영상을 1/10프레임 단위로 이동해 정밀한 편집이 가능한 것을 포함해, D1 노브에 기본으로 할당된 타임라인 확대/축소 역시 긴 영상을 편집하거나 프레임 단위의 섬세한 편집을 요할 때 유용합니다.
나머지 노브 역시 버릴 것 하나 없이 컬러 그레이딩부터 구간 탐색 등 편집에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습니다. 처음 파이널 컷 관련 설정을 볼 땐 라이트룸에서 제공하는 기본 옵션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는데, 컬러 휠을 이용해 영상의 컬러그레이딩 작업을 해 보니 오히려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섀도우와 미드 톤, 하이라이트로 나눠 밝기, 채도, 색조 설정이 구분된 컬러 휠의 조작을 루프덱 플러스의 노브를 이용하면 매우 간편하고 빠르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9개의 노브를 왼쪽, 가운데, 오른쪽으로 나눠 각각의 영역을 조작할 수 있고, 커스텀 모드를 활성화하면 색조를 섬세하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마우스보다 세부 조작에서 월등한 것은 당연합니다.
라이트룸에선 사진에 별점이나 매기던 왼쪽 버튼들이 영상 편집에선 중요한 역할들을 담당하게 됩니다. 모든 버튼에 원하는 기능을 지정할 수 있고, Fn 버튼과 함께 사용하면 그 폭이 두 배로 넓어집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테스트하면서 영상 편집에 생각보다 많은 단축키가 필요한 것을 알게 됐습니다. 탐색뿐 아니라 영역 지정, 미디어 삽입/삭제, 자막과 타이틀 삽입, 정지 프레임 생성, 그리고 도구 전환까지 왼쪽 버튼들이 담당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기본 설정을 예로 든 것으로, 사용자 취향과 편집 스타일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합니다. 저는 C1, C2에 각각 타이틀과 자막 입력 기능을 할당했고, 많은 컷을 편집할 때를 대비해 Alt와 Tab에 미디어 삽입/삭제 기능을 지정했습니다. 왼쪽 세 개의 버튼 역시 자주 사용하는데 각각 거꾸로 재생, 정지, 재생입니다. 구간 편집때 무척 유용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복사/붙여넣기 버튼은 미디어의 복사/붙여넣기에도 사용되지만 Fn 버튼과 함께 누르면 영상에 적용된 컬러 그레이딩, 크기 변경 등의 설정을 다른 영상으로 복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점이 그동안 파이널 컷 프로를 사용하며 번거로운 점이었는데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상단에 있는 P버튼에는 타임라인/라이브러리/미리보기 창/인스펙터 창을 전환할 수 있도록 기본 설정이 적용돼 있습니다. 당연히 다른 기능을 지정할 수 있으므로 사운드 관련 설정이나 재생 속도 변경 등의 기능을 넣어도 좋겠습니다. 버튼 설정의 자유도가 라이트룸 설정보다 넓어서 거의 모든 버튼이 사용자 버튼으로 활용됩니다. 처음엔 막막하지만 잘 꾸며 놓으면 다시는 키보드 생각이 나지 않겠죠.
아쉬운 것은 역시 컬러 다이얼을 사용할 수 없는 점입니다. 별도의 기능을 지정하는 것도 불가능해서 영상 작업 중에는 무의미한 장치가 됩니다.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면 일반 키보드보다 조작성이 뛰어난 다이얼을 잘 활용할 수 있을텐데 아쉽습니다.
예를 들어 컬러 그레이딩 메뉴의 Hue/Saturation 패널에서 해당 값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죠. 매니저 프로그램의 업데이트 등을 통해 개선될 여지가 있으니 기대해 보겠습니다.
라이트룸에 최적화 된 키보드지만 파이널 컷 프로 X에서도 일반 키보드와 비교할 수 없는 편의성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두 번의 포스팅에 첨부한 언박싱, 활용 영상 편집도 루프덱 플러스를 적극 사용했고요. 아직 손에 익지 않은 환경임에도 컷 편집의 속도가 월등하니 자꾸만 손이 갑니다.
루프덱을 촬영해 루프덱으로 편집한 영상을 아래 덧붙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zH4A8GFOBY&t=4s
https://www.youtube.com/watch?v=sqiyclWYIU0
< 총평 >
루프덱 플러스는 라이트룸을 이용한 디지털 이미지 보정에 최적화 된 전용 키보드입니다. 버튼과 다이얼에 새겨진 명칭부터 조작계 배치, 사실상 라이트룸 전용에 가까운 컬러 다이얼의 존재가 그렇습니다. 그런만큼 라이트룸 편집 작업에서는 대단한 효율을 자랑합니다. 라이브러리/현상 모드 전환은 물론 사진 탐색, 노출부터 색온도, 커브 조절 등 폭 넓은 이미지 보정 그리고 프리셋 적용까지. 라이트룸 환경에서는 마우스나 키보드를 전혀 조작하지 않고 작업이 가능했습니다.
기대 이상이었던 것은 파이널 컷 프로 X에서의 성능입니다. 라이트룸에 비해 최적화는 덜 됐지만 프레임 탐색부터 타임라인 확대/축소, 명/암부를 아우르는 노출/컬러 그레이딩 작업까지 편의성이 기대 이상입니다. 일부 버튼과 다이얼은 사용이 제한되지만 그 외의 조작계는 무한에 가깝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자유도는 라이트룸 환경보다도 우위에 있습니다.
짧은 기간동안 두 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영상 편집 작업을 하면서, 아직 손에 익지 않았음에도 사진의 노출과 채도, 색온도 값을 변경할 때, 그리고 영상 클립을 잘라내고 설정을 복사/붙여넣기 할 때 루프덱 플러스에 손이 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오랜 시간 사용하면 작업 시간이 크게 절약되고 효율 역시 향상되리라 기대하게 됩니다. 거기에 더해, 다이얼을 굴리고 노브를 돌리며 느끼는 손맛 역시 좋았습니다.
포토그래퍼와 비디오그래퍼들에게도 음악 장비 못지 않은 멋진 전용 장비가 이제 막 선보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루프덱 플러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좋은 물건들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 본 포스팅은 (주)디지털청풍으로부터 제품을 대여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