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상 편집용 키보드 루프덱 플러스에 관한 두 번째 포스팅. 이번에는 생소한 키보드인 루프덱 플러스를 PC에 연결/설치하는 방법과 기본적인 조작/인터페이스 소개, 그리고 라이트룸 클래식 CC를 이용해 사진을 편집하면서 느낀 장단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패키지와 구성품, 디자인 등을 볼 수 있는 지난 포스팅의 주소를 아래 첨부하겠습니다. 제품에 대해 관심 갖고 계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다양한 편집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
전용 버튼과 다이얼로 작업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이 루프덱 플러스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그 못지 않게 큰 매력은 사진과 영상을 넘나들며 다양한 편집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Adobe의 포토샵, 프리미어, 라이트룸에 모두 호환되고 MacOS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파이널 컷 프로 X에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포토그래퍼와 비디오그래퍼를 겸하는 크리에이터에게는 하나 갖춰 놓으면 작업이 즐거워지는 뛰어난 도구인 셈이죠.
그 중에서도 이번엔 사진 편집용으로 가장 널리 활용되는 Adobe의 라이트룸 작업에 루프덱 플러스를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설치와 기본적인 조작/설정 방법은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도 동일하니 참고하세요.
장황한 설명에 앞서 루프덱 플러스의 설치 방법과 인터페이스 소개, 라이트룸 작업 소감 등을 영상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2분 가량의 짧은 영상이지만 실제 제품의 모습과 사용 예가 있으니 사진보다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연결 >
루프덱 플러스를 Windows, Mac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합니다. 단순히 USB 케이블로 연결만 된 상태에서는 버튼과 다이얼이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루프덱 홈페이지의 setup 관련 페이지에서 운영체제에 맞는 설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전용 소프트웨어의 이름은 루프덱2. 이 프로그램을 통해 루프덱 플러스의 각종 설정을 변경하고, 각 프로그램에 맞춘 프리셋을 전환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메인 화면에 루프덱 플러스 제품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프로그램과 상황에 맞춰 각 버튼과 다이얼의 기능을 설정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오른쪽 상단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됩니다.
루프덱 플러스 구매자들에게 1개월간 Adobe Creative Cloud 포토그래피 플랜을 이용할 수 있는 리딤 코드를 제공합니다. 왼쪽 아래 + 버튼을 눌러 순서대로 입력하면 한 달간 Adobe의 편집 프로그램과 20GB의 클라우드 공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키보드를 구입할 정도의 사용자는 이미 여러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겠지만, 첫 구매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라이트룸 클래식 CC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라이브러리와 현상 두 가지 모드에서 루프덱 플러스의 버튼과 다이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버튼을 데이터 관리/편집 모드에 따라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작업 효율에 있어서는 장점이겠죠. 현상 모드에서는 일반 조작과 함께 이미지 크롭 작업에서 P 버튼을 단축 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탭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적지 않은 이 버튼들을 라이브러리 관리와 이미지 편집에서 모두 사용한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만큼 사진 작업에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고, 정밀한 조작이 요구된다는 것이겠죠.
루프덱 플러스의 버튼과 다이얼은 라이트룸 조작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버튼과 다이얼에 인쇄된 글자들이 라이트룸의 이미지 보정 옵션을 나타내는 것이거든요. 포토샵과 파이널 컷 프로 X 등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도 각 기능들이 할당돼있지만 라이트룸 조작에 초점을 두고 설계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주요 인터페이스와 설정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짧게 사용하며 느낀 특징과 장단점을 덧붙이겠습니다.
컨트롤 다이얼 / 작업 버튼
루프덱 플러스의 버튼과 다이얼 중 가장 큰 컨트롤 다이얼은 모든 인터페이스의 중심이고 기본입니다. 실제로 저도 작업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고, 늘 왼손을 컨트롤 다이얼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기본 설정은 라이브러리 모드에서는 사진 간 이동, 현상 메뉴에서는 이미지 크롭 기능을 실행합니다. 물론 해당 설정은 루프덱2 프로그램에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위는 컨트롤 다이얼 설정 화면입니다. 이동뿐 아니라 별점 지정 등의 기능을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동일한 버튼을 라이브러리/현상 메뉴에서 다른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죠. 저는 인터페이스의 일관성과 작업 빈도를 고려해 양쪽 모두에서 사진간 이동 기능을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미지 크롭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다이얼을 눌렀을 때 이미지 크롭이 실행되도록 했습니다. 다이얼을 돌리는 조작뿐 아니라 눌렀을 때 실행될 기능도 지정할 수 있어서 활용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다이얼 주변의 버튼은 익숙한 단어들이 있습니다. 단축키를 사용해야 했던 실행 취소와 재실행, 이미지 편집 설정 복사/붙여넣기 등이 주 내용이고 일반 키보드 모드로 사용할 때 필요한 Shift, Ctrl 등의 버튼도 있습니다. 색상과 크기가 다른 바가 눈에 띄는데 사진에 별점과 컬러를 지정할 때 사용합니다.
다이얼과 조절 노브(knob)
오디오 믹서처럼 복잡해 보이는 루프덱 플러스의 다이얼과 노브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치입니다. 면적으로 보면 가장 넓게 차지하고 있는데, 라이트룸을 사용해 보신 분이면 다이얼 아래 새겨진 이름과 컬러 표시를 보고 어떤 동작을 담당하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노출과 대비, 채도, WB 등의 주요 이미지 보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용법도 간단해서 별도의 호출 과정 없이 해당 다이얼을 돌리면 즉시 해당 값이 변경됩니다. 마우스를 움직여가며 하나씩 조작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거기에 다이얼을 누르면 해당 값이 리셋되는 추가 조작까지 있어서 정말 편했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루프덱 플러스를 사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노브와 다이얼 역시 사용자화가 가능합니다. 물론 라이트룸에서는 해당 작업의 빈도가 워낙 높고 기본 설정이 잘 돼있어서 손 댈 필요가 없지만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이 많은 노브와 다이얼에 원하는 기능들을 모두 지정할 수 있으니 매력적이죠.
영상을 촬영하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각 색상값을 담당하는 다이얼이었습니다. 이것이 수가 많고 그만큼 손도 많이 가서 보정할 때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됐는데 루프덱 플러스로 작업하며 크게 빨라지고 편해졌습니다. 여러 컬러 값을 한 번에 조절할 수도 있으니 마우스에 비해 월등하죠. 색조와 채도, 광도는 왼쪽에 있는 버튼을 통해 전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루프덱 플러스가 라이트룸 사용자를 많이 고려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버튼 (C/P/L)
대부분의 버튼이 사용자화가 가능하지만, C/P/L 버튼은 아예 적극적으로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습니다. C 버튼에는 사용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지정하면 편리한데, 한 곳에 몰려있지 않고 키보드 전체에 분포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우선 순위와 회전, 보기 메뉴 등을 지정해 놓으면 키보드와 마우스에 손을 대지 않고도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하죠. C1/C2 버튼은다른 버튼에 비해 크기가 크기 때문에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지정하면 유용합니다.
P버튼 역시 라이트룸에서 특히 유용한 버튼입니다. 기본 설정으로 현상 메뉴의 프리셋이 지정돼 있는데, 자주 사용하는 편집 프리셋을 지정하면 원터치로 다양한 설정값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 키보드 조작에서는 단축키로도 불가능한 기능이라 그 편의성의 차이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별도로 할당된 작업 버튼을 사용하기 때문에 현상 메뉴에 진입하지 않고도 라이브러리 화면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적용값이 마음에 들면 오른쪽 내보내기(Export) 버튼을 눌러 바로 새 이미지로 저장할 수 있죠. 일반 키보드를 사용할 때 느끼지 못했던 편리함입니다.
Fn 버튼
다양한 사용자화 버튼과 함께 Fn 버튼도 마련돼 있습니다. 다른 버튼과 달리 Fn 버튼은 단독으로 사용되지 않고 다른 버튼과 함께 눌렀을 때 별도의 동작을 실행하도록 합니다. 하나의 버튼 또는 다이얼을 두 개처럼 사용하는 것이죠.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종종 필요한 기능들을 할당해 놓으면 유용합니다. 루프덱2 프로그램의 설정 화면에서 하단 Fn 버튼을 활성화 해 지정할 수 있습니다.
다이얼과 노브가 채 커버하지 못한 이미지 세부 설정, 그리고 라이브러리/현상 메뉴 전환 등 Fn 버튼을 잘 활용하는 것이 루프덱 플러스를 내것으로 만드는 단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포토그래퍼와 비디오그래퍼에게는 이미 할당돼 있는 버튼과 다이얼도 충분하지만 더욱 상세한 작업을 하고 작업 효율을 끌어올리고 싶은 사용자를 위해 준비돼 있는 장치입니다.
예상보다 쉬운 조작, 기대를 뛰어 넘는 편의성
루프덱 플러스를 사용한 지 하루만에, 라이트룸 작업에서 그동안 익숙한 키보드 대신 루프덱 플러스의 다이얼로 손이 가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사용하기 전에는 다이얼과 노브가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것이라 적응에 시간이 조금 걸릴 줄 알았는데, 라이트룸에 최적화돼있는 만큼 버튼과 다이얼에 해당 기능이 친절하게 인쇄돼 있어서 금방 작업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우스로 작업할 때 느꼈던 미세 조작의 아쉬움이 완벽에 가깝게 해소됐습니다. 노브와 다이얼을 돌리는 동작으로 1단위까지 정밀하게 해당값을 변경할 수 있거든요. 거기에 자주 사용하는 프리셋을 등록/호출할 수 있는 P 버튼 역시 라이트룸의 장점을 잘 활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에 아직 적용해보지 않아 판단하기 조심스럽습니다만, 라이트룸을 이용한 사진 편집에 한정한다면 루프덱 플러스는 어떤 입력기보다도 섬세하고 친절하게 조작계가 배치돼있으며, 조작감에서도 크게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고급 사용자를 위해 많은 수의 사용자 버튼을 마련한 것도 그렇고요.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촬영 장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편집 장비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고 시간 절약과 효율 향상을 대입해 보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파이널 컷 프로 X에서 루프덱 플러스를 사용해보며 느낀 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루프덱 플러스의 실물을 보고싶은 분들은 5월 30일부터 개최되는 P&I 2019에서 디지털청풍 부스에 방문하시면 직접 체험해보실 수 있다고 합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제품이니 실물을 직접 보시고 테스트도 해 보신 후에 결정하시면 좋겠네요.
* 본 포스팅은 (주)디지털청풍 으로부터 제품을 대여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