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의 마지막 금요일 저녁, 서울숲 얼리브 라운지에서 ‘하나의 경험이 _ 되다’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로는 처음 서는 자리인 만큼 온라인으로 소통하던 독자분들과의 만남이 떠올리면 가슴 내려앉을 만큼 설렜고, 다른 어떤 자리보다 긴장돼 며칠 잠을 설쳤어요. 자리를 다 채울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소중한 금요일 저녁 시간을 내서 자리를 가득 채워주신 분들과 출판사 및 여러 관계자분들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마쳤습니다.
- 저는 여전히 제가 주인공인 자리가 낯설고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 게다가 현장에 제 얼굴과 이름까지 붙으니 더 긴장되더라고요 -
서울숲 얼리브 라운지에 도착한 건 약속된 시간보다 한 시간쯤 전이었지만 저보다 먼저 오신 카멜북스, 얼리브 라운지 관계자분들이 사진과 포스터, 책으로 강연장을 꾸미고 계셨습니다. 그간 제가 찍은 사진들이 액자에 담겨 전시됐고, 입구와 벽면에 제 얼굴이 붙었습니다.
1월의 마지막 금요일 저녁에 모인 분들과 나눌 것을 고민하다, 다양한 ‘시작’들을 준비하는 우리 모두가 품은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꿈꿨던 이름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제 경험이 그 발견에 마중물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준비한 이야기가 담긴 PPT 자료가 벽에 나타나는 순간 긴장감에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여행하며 얻어 온 울림들을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기대, 두근거림으로 바뀌었습니다.
강연회의 제목인 ‘하나의 경험이 _ 되다’라는 문장을 저는 ‘하나의 경험이 내 이름이 되다’로 채워 보았습니다. 그리고 방황하던 시기에 우연히 발견한 한 장의 사진, 그렇게 무작정 떠난 한 번의 여행과 그곳에서 남긴 한 줄의 메모가 이야기가 되고, 책으로 출간되며 언젠가 막연히 꿈꿨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작가라는 이름에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는 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몇 해 전, 배를 타고 지중해를 항해하며 하루에 한 도시씩 만나고 사랑하며 이별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는 그때가 떠올라 설렜습니다. 배 안에서 적기 시작한 여행 이야기를 역시 그때 정해놓은 ‘생애일주’라는 제목으로 브런치에 연재하면서 경험한 감동과, 그것을 ‘어쩌면 _ 할 지도’라는 책으로 엮으며 느낀 짜릿함을 털어놓는 동안 시작 전의 긴장감도 잊고 신이 났고요.
그렇게 김대리에게 작가라는 새 이름이 생겼고, 크고 작은 기적들이 일어났습니다. 그 모든 것의 시작에 한 번의 여행, 한 줄 메모 같은 하나의 경험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2019년 무언가를 시작할 우리에게 작게나마 격려가 되길 바라면서요.
소중한 시간을 내주실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카멜북스에서 현장에 전시된 액자를 참가자분들께 선물했고, 브런치에서 카카오 프렌즈 상품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얼리브 라운지에서는 금요일 밤에 어울리는 맥주를 준비해 주셨고요. 저도 작게나마 제가 찍은 여행 사진들로 만든 액자를 준비했습니다.
새해 첫 달의 소중한 금요일 저녁을 제게 나눠 주신 분들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잊지 못할 하나의 경험을 품에 안고 왔어요.
다음에 또 좋은 자리로, 근사한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과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책 소개>
여행 에세이 '어쩌면 _할 지도'가 정식 출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