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9 서울 국제 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활동 중인 카카오 브런치에서 흥미로운 도서전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응원 겸 방문했어요. 벌써 4년이나 된 서비스인데, 인터넷에 범람하는 홍보 및 수준 낮은 컨텐츠를 배제하고 좋은 글이 모일 수 있는 컨텐츠를 쫓겠다는 철학을 잘 지켜가면서 이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아는 서비스가 됐습니다. 요즘 브런치에서 활동한다고 하면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작가의 서랍'은 브런치 작가들의 글이 가장 먼저 기록되는 곳이자 독자들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머무는 곳입니다. 제 서랍에도 시작만 하고 맺지 못한 글,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낙서와 메모들이 있어요. 브런치 부스는 도서전 전체 부스 사이에서 단연 돋보였습니다. 전시 기간 내내 자리를 지킨 담당자분의 노고와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요즘 사람들 책 안 사본다던데, 도서전에 몰린 인파를 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브런치 부스만 잠시 보고 가려고 했는데도 대기줄이 부스를 빙 두를 정도로 길어서 제법 오래 기다려야 했습니다.
모든 부스를 가보지 않았습니다만, 브런치 부스는 정말 멋지게 꾸며져 있더군요. 흡사 '작가의 서재'를 재현한 모습인데, 공간의 분위기 때문이더라도 지나가던 이들이 한 번쯤 들러보고 싶지 않을까 싶었어요. 물론 호객의 대부분은 부스 앞에 있는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였겠지만.
전시 구성도 재미있었습니다. 열 개의 주제 중 관심사를 정하면 브런치에 발행된 작가들의 글 중 하나를 추천하는 방식인데, 저는 감성 충만 에세이를 선택했고 언젠가 글을 통해 만난 작가분의 글을 다시 만났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쓴 글도 '여행' 카테고리에 있더군요. 이 글 속 인터뷰의 주인공인 지인이 놀랍게도 이 글을 만났다며 기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글을 연재한 것이 벌써 이 년 전, 책으로 출간한 게 벌써 반 년이 다 되어가니 시간 정말 빠릅니다. 담당자분께서 제 글 챙겨 가시라며 쥐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재에는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수상하고 출간된 책들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구석에 제가 쓴 '인생이 쓸 때, 모스크바'도 있더군요.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어요.
바닥난 통장 잔고보다 고갈되고 있는 호기심이 더 걱정인 어른.
이건 아직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할 것입니다.
이렇게 도서전에 제 글과 책을 보니 한동안 쉬었던 연재며 사진, 글을 다시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는 것이 무척 기뻤습니다. 많은 작가들의 꿈이 매일 펼쳐지는 공간에서 저도 독자로 또 작가로 즐겁게 놀아봐야죠. 이 멋진 부스에 제 공간이 있다는 게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좋은 글이 가진 힘을 믿습니다.'
제가 브런치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든, 작가의 꿈을 키우게 해 준 문장입니다.
제 다음 글도 브런치에 연재하고 또 출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