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미세먼지까지 극성이라 요즘 야외 활동 하기가 어렵습니다. 종일 실내에만 갇혀 있으려니 답답할 수 있는데, 찾아보면 실내에서도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많더군요. 얼마 전 우연히 꽃을 테마로 한 카페를 찾았는데, 요즘같은 때 좋은 꽃향기로 기분 전환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맛있는 차와 디저트를 곁들이니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더군요.
플라워 카페의 화려한 색과 포근한 향에 반했던 날이 운 좋게도 오랜만에 카메라를 챙겨 나온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올림푸스 PEN-F와 17mm F1.2 PRO 렌즈 조합으로 F1.2 대구경 렌즈를 이용한 얕은 심도부터 올림푸스 카메라의 장점인 컬러 크리에이터, 아트 필터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겨울 카페 놀이를 즐겨 봤습니다.
- 올림푸스 PEN-F & 17mm F1.2 PRO -
F1.2 대구경 렌즈의 심도 표현 [M.ZUIKO 17mm F1.2 PRO]
삼 년 가까이 올림푸스 PEN-F를 사용하며 대부분의 촬영을 17mm F1.8로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더 좋은 결과물, 17mm F1.8 렌즈와의 비교를 위해 17mm F1.2 PRO 렌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17mm F1.2 PRO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F1.2의 밝은 조리개 값을 활용한 심도 연출입니다. F1.8과 비교해 한 스톱이 채 되지 않는 차이지만 실제 촬영에서 느끼는 심도 연출의 차이는 제법 큽니다.
플라워 카페에 있는 다양한 피사체들-꽃과 커피, 소품 등-은 17mm F1.2 PRO 렌즈의 심도 표현을 즐기기 무척 좋은 재료들입니다. F1.8과 사뭇 다른 배경 흐림 효과 덕분에 정물 사진을 찍기가 즐겁습니다. 아래는 PEN-F와 17mm F1.2 PRO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들입니다.
F1.2 최대 개방에 짧은 근접 촬영 능력까지 더해진 17mm F1.2 PRO 렌즈의 심도 연출 능력은 생각보다 더 뛰어납니다. 35mm 포맷 대비 이미지 센서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 포서드는 심도 표현의 한계가 끊임없이 대두되는데, 현재까지 올림푸스는 새로운 포맷이 아닌 더 낮은 조리개 값의 렌즈로 극복해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17mm F1.2 PRO 렌즈를 비롯한 F1.2 PRO 단렌즈 시리즈로 소기의 성과를 이뤘습니다.
아래는 F1.2와 F1.8 두 가지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동일한 환경에서 두 조리개 값의 표현이 어느 정도 차이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F1.2(왼쪽) | F1.8(오른쪽) -
F1.2 최대 개방 해상력 [M.ZUIKO 17mm F1.2 PRO]
F1.2 최대 개방으로 심도에 대한 갈증은 어느 정도 해갈됐지만 최대 개방의 이미지 품질이 떨어진다면 그 장점은 절반 이상 퇴색됩니다. 선명하게 표시된 피사체는 배경 흐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날은 대부분의 사진을 F1.2 최대 개방으로 촬영했는데, 이미지 품질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초점 부위를 확대해 보았습니다. 아래 세 장의 이미지는 모두 2000만 화소를 최대로 확대한 것입니다.
2000만 화소 이미지를 최대로 확대한 이미지지만 윤곽선과 표면 질감 등 세부 묘사가 뛰어나기 때문에 일부를 잘라 활용하기에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정확한 것은 동일한 환경에서 비교해보아야 알겠지만 체감상 17mm F1.8 렌즈의 F1.8 최대 개방보다도 17mm F1.2 PRO 렌즈의 F1.2 최대 개방 품절이 더 뛰어난 것 같습니다. 상위 제품인 E-M1 Mark II 그리고 앞으로 출시된 신제품에서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컬러 프로파일 | 아트 필터 [PEN-F]
렌즈의 다양한 표현에 카메라의 커스텀 컬러 기능을 더하면 촬영이 더 즐겁고, 결과물도 다채로워집니다. 개인적으로 PEN-F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컬러 프로파일과 모노크롬 프로파일 그리고 아트 필터입니다. 평범한 장면을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추천하는 기능입니다. 특히 PEN-F에서는 전면 다이얼을 통해 간편하게 전환해 가며 사용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더불어 RAW 파일로 촬영하면 올림푸스 편집 프로그램 올림푸스 뷰어3에서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고요.
- 아트 필터를 적용한 이미지 -
아트 필터는 재미있지만 이미지 품질을 저하시켜서 일반적인 촬영에는 컬러 프로파일을 주로 활용합니다. 컬러 모드보다 컬러 조절 옵션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설정하기에 따라 자신만의 이미지 톤을 만들 수도 있고, WB 조절의 한계를 일부 극복할 수도 있고요. 저는 붉은 톤이 강한 커스텀 세팅을 주로 활용하고, RAW 촬영-올림푸스 뷰어 3 활용을 통해 이미지마다 다르게 적용하기도 합니다.
- 올림푸스 뷰어3의 컬러 프로파일 설정 화면 -
위 두 장의 이미지는 동일한 RAW 파일에 컬러 프로파일 설정을 달리 한 것입니다. 특정 색을 강조하거나 장면에 원하는 분위기를 부여하고 싶을 때 제격입니다.
컬러 프로파일만 잘 다룰 수 있어도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죠.
- 모노크롬 프로파일 비교 (컬러 필터 | 그레인 효과) -
거기에 모노크롬 프로파일까지 함께 활용하면 하나의 카메라로 다양한 장면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모노크롬 프로파일은 PEN-F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일반적인 흑백 사진과 달리 컬러 필터, 그레인 모드를 설정해 아날로그 느낌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
달력을 보니 아직 봄이 오려면 제법 많은 시간이 남은 것 같네요. 추위 그리고 미세먼지 경보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멋진 실내 공간들을 좀 더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