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만에 다시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연말을 무얼 하며 보낼까 생각하다 이미 한 번 클리어 한 게임을 다시 잡은 게 재미있죠. 세상에 게임이 이리 많은데 한 번 클리어 한 게임을 다시 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처음 플레이했을 때의 감동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고 그 때 DLC 팩을 플레이 하지 못한 것이 생각나 다시 스위치와 소프트를 구입했습니다. 라이트 유저라 사고 팔기를 반복하는데, 이 번이 세 번째 구매인 것 같아요.
- DLC 컨텐츠인 검의 시련 & 영걸들의 노래 -
혹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2회차를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충분히 새로운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확장팩 격인 DLC 팩은 4신수와 영걸들에 얽힌 추가 스토리, 전용 아이템과 검의 시련 등의 추가 스테이지 등 즐길 거리가 풍부한 편입니다. 다만 기존 게임들의 확장팩 개념과는 조금 달라서 만약 이제 막 젤다를 시작하시려면 처음부터 DLC 팩을 구입해서 즐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저처럼 후회하지 않습니다. 게임이 훨씬 재밌어요.
DLC 팩에 ‘마스터 모드’를 추가하면 게임의 즐거움이 배가됩니다. 일반 모드보다 난이도를 높인 ‘하드 모드’인데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몬스터가 훨씬 강해진다는 점. 마스터 모드의 주요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처는 나무위키입니다.
모든 몬스터가 일정 시간 피해를 받지 않으면 체력이 점점 회복된다. 단, 끝없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까지만 회복된다.
- 몬스터들의 등급이 기본적으로 한 단계 높게 시작한다. 즉 붉은 보코블린 대신 처음부터 블루 보코블린으로 시작한다. 다만 최하등급 몬스터도 아주 극소수이긴 하나 한두 마리 정도 맵에 배치되어 있는데[31], 이는 도감 촬영용으로 추정된다. 또한 레벨 구분이 없던 키이스류 등은 노말 모드 그대로이다.
- 가디언 종류 몬스터들이 레이저 공격을 시간차를 두고 발사하는 패턴이 추가된다.
- 적의 최대 레벨이 한 단계 더 올라 실버 몬스터의 상위 몬스터, 골든 몬스터가 등장한다. 골든 몬스터들은 공격력과 체력이 더욱 높은 것은 물론, 속성 저항도 상당히 높아 좀처럼 불에 잘 안 붙고, 감전과 빙결에서도 빨리 회복한다.
- 몬스터들이 없던 위치에도 추가되었다. 시작의 대지 지역에 하얀 갈기의 라이넬이 산책하고 계신다.(...)
- 맵 곳곳에 스카이 옥타로 부유하는 부유 뗏목이 배치되었는데, 특히 다리와 탑 근처에 많다. 이 부유 뗏목에는 보통 몬스터와 보물상자가 함께 있는데, 굉장히 중요한 구실을 한다. 마스터 모드에서는 시작부터 적 등급이 높아 체력이 매우 높은데, 그렇다고 초반부터 이 몬스터들에게 높은 등급의 무기를 들려주었다간 링크가 일격사 당해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기 때문인지 몬스터들의 장비 수준은 그냥 노멀 모드와 동일하다. 하지만 이렇다 보니 초반에는 적을 죽여도 허접한 무기만 나오고, 이런 허접한 무기는 내구도가 낮아 체력 높은 적을 상대하기 매우 어려운데, 이런 부유 뗏목에 있는 보물상자에는 초반에 얻기 굉장히 어려운 높은 등급의 장비가 들어있어 그나마 마스터 모드를 수월하게 진행하도록 도와준다. 부유 뗏목도 그냥 옥타를 쏴 떨어뜨리면 쉽게 공략할 수 있다. 물론 그냥 쏴서 떨어트리면 물에 빠져 귀찮음을 감수하거나 용암이나 불구덩이에 빠지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주의
- 노말 모드 메인 화면에서 마스터 모드 메인 화면으로 넘어가야 마스터 모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마스터 모드는 무조건 새로 시작해야 한다. 물론 노말 모드와 세이브 파일을 공유하지 않는다. 수동 세이브 슬롯은 하나로 마찬가지지만, 자동 세이브 슬롯도 하나로 제한되었다.
- 마스터 모드 플레이 시 비주얼적인 변화 요소가 있다. 로딩 화면의 테마가 무시무시한 붉은색으로 바뀌고 마스터 모드라는 글자가 나타난다. 또한 플레이 중에 화면 좌측 하단에 작은 트라이포스 문양이 나타난다. 이 문양은 로딩, 컷씬 등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시작의 대지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보코블린에게 일반 모드처럼 달려들었다 상상 해 본 적 없는 벽과 맞닥뜨리게 되니 게임에 훨씬 더 집중하게 되더군요. 더불어 잘 사용하지 않던 습격이나 회피, 헤드샷 등의 테크닉을 강요받게 됩니다. 그 결과 게임은 훨씬 힘들어지고 자주 사망하게 되죠. 조이콘을 던지고 싶은 순간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그만큼 몰입하게 되니 결과적으로 게임이 더 재미있어지는 것이 마스터 모드를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 DLC 최고의 아이템 무쥬라의 가면 -
추가 아이템들은 게임 플레이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재미 혹은 진행 편의 요소로 적절히 구성됐습니다. 특히 일부 몬스터들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는 무쥬라의 가면, 어느 위치에서든 말을 소환할 수 있는 고대 마구세트는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이 됩니다. 코로그의 열매가 있는 곳 근처에서 달그락거리는 코로그의 가면도 어느정도 사당을 찾고 나면 유용하지만 찾아야 할 코로그의 수가 990개라는 정보를 보고나선 포기했습니다. 그 외에는 공격력을 높이는 팬텀 세트 정도를 잘 사용했지만 방어구의 경우 아이템 강화에 한계가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수집 이상의 의미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무쥬라의 가면과 고대 마구세트만으로도 DLC 팩을 구매할 가치는 충분히 있어요.
- DLC 전용 아이템을 찾기 위한 여정 -
마스터 모드에서는 플레이 스타일이 일반 모드와는 달라집니다. 좀 더 정확한 컨트롤과 전략이 필요해지죠. 일정 시간 타격을 주지 않으면 몬스터의 생명력이 회복되기 때문에 산 위에서 폭탄을 던져 도트 데미지로 히녹스를 잡는 방법같은 것은 불가능에 가깝게 됐죠. 초반에는 자존심 내려놓고 도망만 다니다가 어느 정도 방어구와 무기, 시커 스톤 스킬을 갖추고 난 뒤 전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우연히 알게 된 아미보 카드를 구입해서 사용했는데, 정품 아미보가 아니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초반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 DLC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는 두 가지입니다 -
DLC팩의 메인 컨텐츠 격인 검의 시련과 영걸들의 노래는 개인적으로 평이 갈리는데, 검의 시련같은 경우에는 맨몸으로 던전을 한 층씩 클리어하는 것이 중반 이후 잊고 지낸 긴장감을 일깨워 게임에 다시 한 번 몰입하는 기회가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난이도가 너무 높고 사망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점 때문에 결국 포기하게 되더군요. 초급은 몇 시간만에 겨우 클리어했지만 중급을 진행하다 보니 이렇게 시간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사실상 상급 검의 시련까지 클리어 해도 마스터 소드보다는 라이넬의 대검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영걸들의 노래는 DLC 팩 가격 2만원이 아깝지 않을만큼 재미 요소와 스토리 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 일격싸움과 새로운 사당 등, 영걸들의 노래는 완성도가 무척 높습니다 -
- 가논과 한 번 더 대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어요 -
링크를 제외한 4인의 영걸 각각에 얽힌 뒷얘기들인데, 기존 스토리와의 연결은 약하지만 기존 스토리에 매력을 느꼈다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만합니다. 지도 곳곳에 새롭게 등장한 사당을 찾고 그 속의 퍼즐을 풀어가는 과정 역시 대단히 좋고요. 특히 회생의 사당 지하에서 진행되는 마지막 퍼즐은 게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각 스토리마다 영상이 있고, 엔딩격인 젤다와의 스토리는 재앙 가논 클리어 후의 엔딩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걸들의 노래를 모두 클리어하면 각 영걸의 능력 재충전 시간이 크게 줄어 이후 게임 플레이가 수월해집니다. 아, 보상 아이템인 바이크도 기동성을 크게 높여줍니다만, 이미 사당 120개를 모두 찾은 터라 큰 감흥은 없습니다.
- 마지막 신수 개방 퍼즐은 오리지널 4신수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습니다 -
-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도사는 가논보다 어렵긴 하지만 음식만 잘 챙겨 먹으면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
- 그리고 오리지널 엔딩 못지 않은 애니메이션 -
- 둘 중 하나라면 검의 시련보단 영걸들의 노래를 추천합니다 -
컨트롤과 집중력의 극한을 체험하게 하는 검의 시련은 영걸들의 노래와 비교해 그 벽이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난이도 조절 실패로까지 불리는 검의 시련 초급은 몇 번이나 조이콘을 던지고 싶게 만들더군요. 결국 프로콘트롤러를 구매한 후에야 겨우 초급을 클리어했고 -이틀 걸렸습니다-. 이후 중/상급은 수월하게 클리어했습니다. 방어구와 음식의 존재 때문인지 실제 난이도는 초>중>상급으로 느껴지더군요.
- 깨긴 깼다만 다신 하고 싶지 않은 검의 시련.. -
그렇게 DLC 팩과 마스터 모드로 시작한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2회차는 약 열흘만에 120개의 사당을 모두 찾고 대부분의 미니 퀘스트를 클리어하며 마무리됐습니다. 최종 보스인 재앙 가논은 난이도가 너무 낮아서 엔딩을 보는 것 이외의 의미는 없었고요. 연말을 하얗게 불태우며 열흘간 약 100시간을 플레이 한 결과 생각보다 일찍 2회차가 끝났습니다. 검의 시련을 제외한 컨텐츠를 대부분 다 즐겼기 때문에 3회차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제가 해 본 게임 중 가장 잘 만든 게임으로 앞으로도 종종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이번 젤다의 전설은 DLC 팩과 마스터 모드까지 모두 즐겨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2회차도 충분히 재미있었고요.
- 이쯤 진행했으면 가논은 심심풀이죠 -
- 하지만 엔딩은 몇 번 봐도 감동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