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랩톱 라인업 중 상위 제품군인 맥북 프로 시리즈가 조용히 업데이트 됐습니다. 그간의 주기와 다르지 않은 일 년만의 업데이트이며, 별다른 런칭 이벤트가 없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폼팩터 변화 등의 큰 이슈보다는 최신 프로세서 등을 통한 성능 향상, 트루톤 디스플레이와 보안 칩, 키보드 등의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새로운 맥북 프로 출시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은 2016년 제품부터 이어지고 있는 13/15인치 터치바 제품군의 갖가지 설계 결함과 오류들이 발견되고 있고, 극적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리즈의 핵심인 터치바의 활용도에 대한 비판까지 끊임 없이 이어지면서 적지 않은 사용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과 설계를 내심 바랐지만, 일단 한 세대는 더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맥북 프로의 업데이트는 13,15인치 맥북 프로 제품에 적용됐으며, 터치 바가 탑재된 모델에 한합니다. 터치 바가 없는 13인치 맥북 프로는 업데이트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12인치 맥북의 후속 제품 출시와 함께 단종 소식도 들리는 만큼 이제 더 이상의 후속 제품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맥북 프로 2018년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인텔 8세대 프로세서를 통한 성능 향상입니다. 특히 이번 8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경우 i5 프로세서의 코어 수가 늘어나 13인치 맥북 프로는 듀얼 코어에서 쿼드 코어로, 15인치는 쿼드 코어에서 최대 헥사(6) 코어의 컴퓨팅이 가능해졌습니다. 15인치 맥북 프로의 경우 CTO 옵션을 통해 코어 i9 CUP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새 맥북 프로에 사용된 8세대 CPU는 아래와 같습니다.
i5-8259U, i7-8559U (13인치)
i7-8750H, i7-8850H, i9-8950HK (15인치)
그 외에도 최대 메모리 용량이 16GB에서 32GB로, SSD 용량 역시 최대 4TB로 확장됐습니다. 물론 CTO 옵션이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가격을 지불해야 업그레이드 할 수 있지만, 메모리 같은 경우에는 기존 16GB가 부족하다는 불만을 가진 사용자가 확실히 많기 때문에 32GB 확장 옵션 제공은 반갑습니다. 이 옵션은 DDR4 규격을 채용한 15인치 모델에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더불어 배터리 용량 역시 전보다 늘었습니다. 사용시간 증가를 기대해 볼까요.
늘어난 물리 코어 수와 향상된 성능으로 맥북 프로는 15인치 코어 i9 모델 기준 이전 세대보다 최대 70% 가량 빠른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입니다. 13인치의 경우 듀얼 코어에서 쿼드 코어로 코어 수가 두 배 늘어났기 때문에 이론 상 두 배 가량 향상된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발열과 그에 따른 쓰로틀링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관건이지만요.
그와 함께 애플의 최신 기술들이 몇 가지 적용 됐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트루톤 기술.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통해 이미 검증받은 기술로 장시간 화면을 볼 때 편안한 것이 장점입니다. 그와 함께 밝기와 색 표현 등 전반적인 디스플레이 향상이 이뤄졌습니다.
터치 ID를 탑재한 맥북 프로의 보안 관련 칩도 업데이트 됐습니다. 기존 애플 T1 프로세서의 후속인 애플 T2 칩이 채용됐다고 하네요. 암호화 시스템 강화와 함께 음성 명령 시리 기능 역시 활용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이제 아이폰처럼 '시리야'로 불러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맥북 프로 시리즈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개선된 3세대가 적용됐습니다. 다만 소음을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둔 업데이트라 현재 리콜 이슈가 진행 중인 불량, 오동작은 여전히 우려가 남아있습니다.
새로운 맥북 프로는 홈페이지 제품 등록과 동시에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전파인증 등의 절차 때문에 약 한 달 후부터 구매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가격은 13인치 기본형 모델이 229만원, 15인치 기본형 모델이 299만원으로 2017년 모델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미 홈페이지에 접속해 15인치 CTO 풀옵션을 선택해 보았더니 6699달러가 나오더군요. 자그마치 3200달러의 추가금이 들어가는 4TB SSD 가격의 위엄(?)을 직접 눈으로 경험했습니다.
27인치 5K 아이맥과 12인치 맥북을 사용중인 저는 기동성에서 유리한 12인치 맥북의 후속 제품을 기다리고 있어서 맥북 프로 시리즈에 대한 관심은 덜합니다만, 애플의 새로운 주력 랩톱 시리즈에 적용된 기술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현재로서는 12인치 맥북이 단종되고 13인치의 새로운 울트라 포터블 랩톱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 기대하며 기다려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