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맛 본 사케동(연어 덮밥)의 맛과 부드러움에 감동한 나머지 이틀 연속 연어를 먹기로 결정하고 홍대 주변에서 괜찮은 연어를 판매하는 곳을 검색했습니다. 일본 음식점이 많은 홍대에는 연어 덮밥을 취급하는 곳도 많고, 다른 동네보다 수준도 높은 편이라 눈에 들어오는 곳이 꽤 많더군요.
그 중에서 선택한 곳은 상수역 근처에 있는 히메시야였습니다. 생활의 달인 TV 프로그램에 일본 가정식 달인으로 소개됐던 이력도 그렇지만 다녀오신 분들의 평이 전반적으로 좋더군요. 네이버 블로그에 넘쳐나는 가게 홍보/협찬 후기들을 걸러내고 나니 이 집과 다른 몇 곳 정도가 남았습니다.
오전 열한 시 삼십 분 오픈 시간에 얼추 맞춰 입장했는데, 이미 가게 내부는 절반 이상 찬 상태더군요. 인기 많은 곳이라는 것은 들었지만 생각 이상이었습니다. 사실 1번 손님으로 들어서는 게 조금 민망해서 5분 정도 늦게 들어선 터라 놀랐습니다.
반지층에 위치한 크지 않은 가게에는 역시나 일본 분위기 풍기는 소품들이 놓여 있습니다. 낡은 실내 인테리어가 흡사 일본의 전통 시장에 있는 식당에 온 듯한 인상을 풍깁니다.
처음엔 사케동을 주문할 예정이었지만, 그보다 500원 더 비싼 연어 뱃살 덮밥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뱃살 덮밥을 주문했습니다. 마침 조리대와 가까운 테이블에 앉아서 손질된 연어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 연어를 손으로 들고 뜯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문한 연어 뱃살 덮밥이 나왔습니다. 일반 연어 덮밥보다 기름이 많아서 식감이 더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고 하는데, 상태도 좋아 보이고 밥 위에 올린 모습도 푸짐합니다. 다른 곳에서 먹은 사케동과의 차이라면 밥에 간이 세지 않아서 담백하게 먹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연어에 와사비를 올려서 먹는데, 확실히 입 안에서 녹는 맛이 일반적인 연어 덮밥보다 일품입니다. 뱃살의 힘..! 개인적으로는 500원 추가해서 먹을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벽면에 붙은 민치카츠가 눈에 띄어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하루 4접시 한정이라는 말에 이끌렸거든요. 다진 소고기를 튀긴 것인데, 제가 좋아하는 참치 멘치 카츠같은 담백함과 부드러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짭짤한 간과 튀김의 식감이 맥주 안주로는 무척 좋겠더군요. 아쉽게도 연어만큼의 만족도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만.
연어를 좋아하는 제게 히메시야는 연어 뱃살 덮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입니다. 이 정도면 다른 가게를 더 찾아 헤맬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다음에 연어 생각 나면 또 가 보려고 합니다.
- 후식은 아이스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