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카메라의 시대는 이제 그 명맥만 겨우 유지할 정도로 저물어가고 있지만 '레트로 스타일'이라는 이름 아래 디자인과 이미지 톤, 인터페이스 등 그 시절의 카메라를 연상 시키는 제품들은 오히려 필름->디지털 과도기 시대보다 더 활발하게 발매되고 있고,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 레트로 스타일을 좋아해서, 현재 주로 사용하는 두 대의 카메라 라이카 M-P와 올림푸스 PEN-F 역시 클래식 디자인을 채용한 제품입니다. 누구나 스마트폰 속 고화질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는 요즘엔 디지털 카메라라는 것이 기록보다는 취미 또는 사치의 도구처럼 여겨지고 있기도 한데, 그 변화의 일환인지 최근에는 아예 필름 카메라와 필름을 어렵게 구해 그만의 톤과 표현을 즐기는 사용자들이 전보다 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하는 신제품은 필름 카메라는 아니지만 정확히 앞서 말한 사용자 층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야시카(Yashica)는 필름 카메라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익숙한 이름입니다. -혹자는 '동양의 라이카'로 부르기도 하지만 공감이 되지는 않습니다.-
현재도 야시카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야시카의 신제품이 나온다는 소식은 몹시 놀랍고 반가울 것입니다. 최근 킥스타터에 소개된 새로운 야시카 카메라는 디지필름(Digifilm)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고 나왔습니다. 촬영과 저장은 철저한 디지털 방식이지만, 사용자 경험에서는 '야시카'라는 브랜드에서 기대하는 필름 카메라의 그것을 느낌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필름 모양을 본딴 카트리지 형태를 카메라에 삽입해 각각의 아날로그 필터 효과가 적용된 결과물을 얻는 시스템입니다.
- 공개된 디지필름(Digifilm) -
야시카 Digifilm 카메라는 지난해부터 킥스타터를 통해 제품의 개요와 성능, 결과물을 공개하고 펀딩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프로토타입 제품의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기존 야시카 필름 카메라의 디자인을 최대한 재현하려고 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실버 프레임과 검정 볼커나이트로 이뤄진 전형적인 디자인은 물론 뷰 파인더와 수광부 디테일, 아날로그 다이얼은 물론 필름 놉의 형태까지 디지털 카메라에서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구현한 것이 눈에 띕니다. 사진상으로는 정말 필름 카메라처럼 보입니다.
킥스타터 펀딩 당시 야시카 디지필름 카메라는 2018년 4월 발매 예정이었지만 사정상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사에서 발표한 카메라와 시스템의 사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1 / 3.2 인치 CMOS 센서
14 메가 픽셀 사진
내장 뷰 파인더
35mm F2.8 렌즈
1m~무한대 최소 초점 거리
5 단계 셔터 속도 (1s, 1 / 30s, 1 / 60s, 1 / 250s, 1 / 500s)
SD 카드 저장 장치 (wifi 카드 호환)
데이터 전송을 위한 마이크로 USB 연결
삼각대 홀
2 x AA 배터리 사용
digiFilm ™으로 제어되는 이미지 시스템
크기 100 x 64 x 28 mm
카메라의 크기에 비해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1/3.2인치로 턱없이 작은 것이 무엇보다 아쉽습니다. 한 마디로 현재 스마트폰 카메라의 결과물보다 낫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셈입니다. 아이디어는 흥미로웠지만 이미지 센서 성능을 통해 유추할 때 빛 좋은 디지털 토이 카메라로 극소수만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디어에 비해 구현된 실제 제품의 사양이 무척 아쉽습니다.
한편 현재 이 제품은 킥스타터 펀딩을 통해 예약 구매가 가능하며 가격은 카메라와 4종의 디지필름을 포함한 KICKSTARTER COMBO 기준 171달러입니다.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선뜻 구매하기는 망설여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