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올림푸스 (Olympus)

올림푸스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 - 야경 & 빛 갈라짐 표현


올림푸스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 렌즈에 관한 짧은 이야기.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렌즈를 사용하던 중 인상적이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올림푸스  카메라로 장노출 촬영을 즐겨 하는 편입니다. 특히 여행때 어디서나 미니 삼각대를 세우고 장노출 촬영을 하며 맥주 한 잔 하는 즐거움은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매력적입니다.


제가 야경 촬영 카메라로 올림푸스 카메라를 선호하는 이유를 꼽아보면,


1. 삼각대를 챙겨야 하는 촬영 특성상, 작고 가벼운 시스템이 유리하고

2. F8 이상의 높은 조리개 값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이 가진 심도 표현의 약점에서 자유로우며

3. 올림푸스 카메라의 경우 M 모드에서 셔터 속도를 타사보다 긴 60초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4. 주변부까지 해상력이 뛰어난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의 장점 역시 장노출 촬영에서도 충분히 발휘되고요.

5. 장노출에 특화된 라이브 타임, 라이브 컴포지트 기능들도 지원합니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은 없군요)



그 외에도 난쟁이 미니 삼각대를 사용해도 틸트/스위블 LCD를 통해 화면을 보기 쉽다는 점도 있지만, 최신 카메라의 대다수가 회전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어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몇몇 단점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큰 것을 꼽자면 야경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렌즈가 드문 것을 첫 손에 꼽습니다. 야간 장노출 촬영의 백미 중 하나인 ‘빛 갈라짐’ 표현을 좋아하는데, 그동안 사용해 본 올림푸스 렌즈들은 아쉽게도 이 표현에서만큼은 제 바람을 충족시켜주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여행 중 촬영한 몇몇 야경 사진들을 꼽아 보았습니다.


- 12-40mm F2.8 PRO 렌즈 (왼쪽) | 40-150mm F2.8 PRO 렌즈 (오른쪽) -


체코 프라하에서 찍은 카렐교의 야경은 올림푸스에서 가장 좋은 PRO 렌즈인 12-40/40-150mm F2.8 PRO 렌즈로 촬영했습니다. 해가 뜨기 전 카렐교로 향하면서 좋은 렌즈를 챙겼다며 내심 뿌듯했지만, 삼각대를 세우면서 '뜨끔’했죠. 야경 촬영에는 줌렌즈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생각이 그제서야 든 것이었습니다. 예상대로 두 개의 PRO 렌즈의 빛 갈라짐 표현은 크기와 모양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 12-100mm F4 PRO 렌즈 (왼쪽) | 17mm F1.8 렌즈 (오른쪽) -


- 12mm F2 렌즈 -


높은 조리개 값과 긴 노출 시간에서 표현되는 빛 갈라짐 형태는 렌즈 구성 특징을 따릅니다. 때문에 직접 사용해 보지 않고는 그 경향을 알기 쉽지 않은데, 재미있는 것은 고가, 고급 렌즈가 반드시 저렴한 렌즈보다 빛을 아름답게 표현하지 못하는 점입니다. 마치 중국산 5만원 짜리 수동 렌즈의 회오리 보케에 우리가 감탄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반드시’라는 건 없어서, 지난해 발매된 새로운 PRO 렌즈 12-100mm F4 PRO 렌즈는 앞서 사용한 두 개의 PRO 렌즈보다 더 아름답게 빛을 표현했습니다. 싱가포르 여행에선 다른 렌즈 없이 12-100mm 렌즈 하나만을 챙겼는데, 다녀와서 이 올인원 렌즈를 최고의 여행용 렌즈로 꼽은 이유 중에는 이 준수한 빛 갈라짐 표현도 한 몫 했습니다.


그럼에도 역시 야경 촬영에는 단렌즈가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응봉산에서 17mm F1.8 렌즈로 촬영한 야경과 다시 한 번 찾은 프라하에서 12mm F2 렌즈로 촬영한 야경은 아름다운 빛 갈라짐 표현 덕분에 좀 더 정돈된 느낌을 줍니다.



[ OM-D E-M10 Mark III + M.ZUIKO DIGITAL ED 17mm F1.2 PRO로 촬영한 이미지 ]




17mm F1.2 PRO 렌즈는 장노출 촬영에 유리한 단렌즈의 특징에 고화질 PRO 렌즈의 장점을 고루 갖춘 렌즈입니다. 처음 17mm F1.2 PRO 렌즈로 한강 야경을 촬영해 보고 생각보다 훨씬 크고 선명한 빛 갈라짐 형태에 놀랐습니다. 최소 조리개 F16이 아닌 F11 정도의 조리개 값을 설정했는데도, 가로등과 조명이 매우 크고 아름다운 모양으로 담겼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조리개 값을 설정해 촬영해 보았습니다.


- OM-D E-M10 Mark III | 17mm | F16 | 6.0s | ISO 400 -


- F1.2 | F2 -

- F2.8 | F4 -

- F5.6 | F8 -

- F11 | F16 -



F4-5.6의 조리개 값까지는 이전에 사용했던 PRO 렌즈들처럼 끝이 넓게 퍼지는 산만한 형태지만 F8 촬영부터 끝이 예리하게 다듬어집니다. 이후 F16까지 그 형태가 유지된 채 크기가 더 커지는 형태입니다. 9매의 원형 조리개를 사용하기 때문에 빛 갈라짐이 18갈래로 표현됩니다. -조리개 날 수가 짝수면 동수, 홀수면 2배 수로 표현된다죠 - 빛 갈라짐의 크기는 F16 최소 조리개 촬영에서 가장 크지만, 회절 현상 등으로 해상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F14 내외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17mm F1.2 PRO 렌즈의 빛갈라짐은 제가 사용해 본 어떤 렌즈보다 크고 또렷한 형태를 띠었습니다. 그동안 여행마다 올림푸스 카메라로 야경 장노출 촬영을 하며 느꼈던 약간의 갈증이 이 렌즈를 통해 해소되는 기분입니다. 오히려 근거리 조명의 경우 빛 갈라짐의 크기가 너무 커서 장면을 방해할 정도라 이 점은 유의해야겠습니다.



"밤을 읽는 렌즈"


드디어, 마음에 드는 야경 촬영용 렌즈를 찾았습니다. 앞으로 올림푸스 카메라로 야경을 촬영해야 한다면 단연 17mm F1.2 PRO 렌즈를 선택하게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가 가장 선호하는 17mm 초점거리의 렌즈니 이 렌즈는 앞으로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올림푸스 렌즈가 될 것 같군요. 올림푸스의 PRO 단렌즈 시리즈는 F1.2 조리개 값과 광학 성능 외에도 보케 표현 같은 표현력에 신경을 쓴 것을 내세웠는데, 45mm F1.2 PRO 렌즈의 크고 깨끗한 보케, 17mm F1.2 PRO 렌즈의 아름다운 빛 갈라짐 표현을 보면 그 자신감에 일견 수긍하게 됩니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