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의 새로운 세대 아이폰 X. 비싼 가격 때문에 판매량은 많지 않다지만 화제성에서만큼은 2017년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데 이견이 없겠습니다. 얼마 전 제가 주문한 아이폰 X 스페이스 그레이 모델에 이어 같은 날 주문한 친구의 아이폰 X 실버 모델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늦은 시각에 만났습니다. -실은 친구가 꼭 함께 감격을 느끼고 싶다며 저를 유혹했습니다.-
- 신이 난 친구의 개봉기 -
겉으로는 저와 같은 모델을 쓰기 싫다는 이유였지만 실은 이 친구는 그동안 늘 화이트 컬러 기반의 아이폰을 사용했습니다. 아이폰 4S 화이트와 아이폰 6 플러스 골드 모델이 생각 나네요. 이번에도 그는 실버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이번에는 꼭 전면이 검정색인 아이폰을 구매할 것이라고 했는데, 아이폰 X의 경우에는 실버/스페이스 모델 모두 전면 베젤이 검정색이라 취향을 존중받게(?) 됐습니다. 같은 날 주문했음에도 몇 분 차이로 일 주일 이상 늦게 수령한 친구의 설렘을 보며, 일주일 전의 제 호들갑을 떠올렸습니다. 아이폰 X의 패키지 색상은 모두 화이트 색상으로, 상단에 프린트된 제품의 배경 화면 색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X의 두 가지 컬러 - 실버 vs 스페이스 그레이
그동안 네 가지 이상의 컬러 장사로 재미를 봤던 애플이 이번 아이폰 X에서는 매우 보수적으로 오직 두 가지 색상의 모델만을 출시했습니다. 다만 전통적인 블랙/화이트 모델은 아니고 비슷한 느낌의 그레이/실버 라인업입니다. 매년 나오는 스페이스 그레이는 이제 기본 색상이 됐는데, 아이폰 6시리즈부터 후면 전체를 메탈 소재로 마감해 금속 질감을 강조한 그레이 색상로 제작됐던 것과 달리, 이번 아이폰 X는 후면을 유리로 마감해 조명에 따라 회색/검정색으로 다양하게 보이는 뒷면을 갖게 됐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매끄러운 질감과 유광 유리 재질이 이전 시리즈보다는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물론 아이폰 7 시리즈 제트 블랙 모델과 비교하면 얘기가 좀 다르지만.
실버 모델 역시 그동안의 아이폰 실버 모델과 달리 조명에 따라 은색부터 흰색으로도 보입니다. 이점이 과거 아이폰4/4S 시리즈의 유리 마감 & 순백색 뒷면을 기억하는 분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스페이스 그레이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폰 X 전에 출시된 아이폰 8/8 플러스 시리즈의 경우 실버/스페이스 그레이 모델과 함께 골드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아이폰 X도 골드 모델을 발매했으면 인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고가 모델이다 보니 색상 정책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 색상은 특별한 호불호 없이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기도 하고요. 디자인과 화면, 인터페이스에서 이뤄진 큰 변화와는 다소 상반된 모습입니다.
- 전통의 스페이스 그레이 -
- 아이폰 X의 메인 컬러 실버 -
앞면은 모두 블랙
아이폰 X의 전면은 실버/스페이스 그레이 모델이 동일합니다. 물론 사이드 프레임의 색상이 모델에 따라 달라 구분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어디까지나 스크린과 전면 베젤만을 놓고 평가하면 같습니다. 기존 아이폰에 비해 극도로 부피가 줄어든 베젤, 그리고 상단 노치 부분의 색상은 검정입니다. 아이폰 X 출시 전 루머에는 전면 베젤을 흰색으로 두른 아이폰 X 사진도 있었지만, 이른바 '리얼 블랙'이라 불리는 AMOLED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활용하기엔 검정색 전면 베젤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iOS가 노치 부분을 총천연색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빛이 바랬지만요.
진짜 차이는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
사진에서 쉽게 확인되는 아이폰 X 실버/스페이스 모델의 후면 컬러 차이 외에 중요한 차이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품 측면을 두른 프레임의 색상인데, 스테인리스 스틸의 마감을 달리해 차별화를 줬습니다. 실버 모델의 경우 애플 워치 스테인리스 모델과 같은 유광의 밝은 실버 색상으로 마감된 데 반해, 스페이스 그레이 모델은 애플 워치 스페이스 블랙 모델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다만 이름의 차이답게 스페이스 블랙 모델과는 다른 그레이 톤의 색상을 띠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폰 X 색상을 선택할 때 후면 디자인보다 이 프레임의 톤을 상세히 보고 고려하라고 할만큼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스페이스 그레이 모델의 프레임은 본체의 앞,뒤 색상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어두운 톤으로 일체감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고, 실버 모델의 프레임은 그야말로 빛을 받아 반짝반짝하는 것이 보석이나 액세서리의 화려함 못지 않습니다. 때문에 실버 모델의 경우 디자인과 두께가 크게 다름에도 전면 블랙/후면 화이트/측면 실버 조합이 아이폰 3GS 화이트 모델을 연상케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버 모델이 좀 더 화려하고 눈에 띄는 외모를 가졌습니다. 반면 스페이스 그레이 모델은 오랜 세월 기본 컬러로 자리잡으며 인정받은 '통일감' 혹은 '일체감'이 매우 좋아서 취향에 따라 평가가 완전히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동일한 기기가 색상과 마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늘 블랙 계열의 아이폰을 선택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이번에도 스페이스 그레이 모델을 선택했고 전후면과 프레임이 마치 하나의 덩어리처럼 이어지는 일체감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친구의 실버 모델을 보고 잠시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손목에 있는 잔흠집 가득한 애플 워치를 보며 스페이스 그레이가 옳은 선택이었다고 저를 위로합니다. 아, 여성분들의 경우 망설임 없이 실버 모델을 추천합니다.
다음에는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뒷태, 아이폰 7 플러스 제트 블랙과 한 번 비교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