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최된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의 주인공은 단연 아이폰, 그중에서도 새로운 대화면 아이폰 iPhone X였지만, 그 외에도 몇몇 신제품 발표가 있었습니다. 애플의 스마트워치 애플 워치의 새 버전 애플 워치 시리즈3도 이날 발표됐죠. 새롭게 추가된 셀룰러 모델과 듀얼 코어 프로세서 등 기존 형태에 성능과 활용성을 증대시킨 새 버전은 애플 워치를 여전히 애플 생태계의 한 축으로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였습니다. 이날 새로운 애플 워치 시리즈3의 몇몇 요소 중 유난히 제 눈에 띄었던 하나는 에르메스 에디션에 탑재된 새로운 워치페이스였습니다. 기존 세 가지 워치 페이스에 로만 인덱스를 응용한 워치페이스 CARRICK이 새롭게 추가됐는데, 이 워치페이스가 기존 에디션 제품에도 적용된다고 해서 정식 배포 전에 베타 펌웨어를 설치해 보았습니다.
9월 20일 배포 예정인 WatchOS 4는 애플 워치 시리즈3 출시에 맞춰 강화된 활동/피트니스 기능과 심박 측정, 애플 뮤직과의 연동, 새로운 워치페이스 추가 등이 이뤄졌습니다. 피트니스 용도로 애플 워치를 사용하는 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많지만 그저 제때 알림을 일러주는 스마트 워치의 기본 기능만 사용하는 저같은 사용자들은 답답한 구동 속도와 배터리 지속 시간 개선이 가장 큰 관심사인데요, 베타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보니 반갑게도 구동 성능과 배터리 효율이 전보다 좋아졌다고 하네요. 제가 사용하는 1세대 워치는 그 수혜를 크게 기대할 수 없지만서도, 처음 구매했을 때보다 훨씬 넉넉해진 배터리 덕에 시계로서의 기본적인 활용은 원활해져 아직 교체 욕심은 들지 않습니다.
새로운 Apple Watch Hermès
애플 워치 시리즈 3 역시 에르메스 에디션이 출시됩니다. 셀룰러 모델로만 출시되는 것이 이전과 다른 점이고 워치 밴드 역시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 보이네요. 셀룰러 모델의 새로운 아이덴티티인 디지털 크라운의 빨간색 표식에 맞춰 워치페이스의 시계바늘 역시 빨간색으로 변경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 에르메스 에디션의 오렌지 색상을 더 좋아해서 워치페이스는 부럽지 않습니다만, 성능이 전보다 훨씬 좋아졌겠죠. 공식 이미지에서 새로운 워치페이스 CARRICK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워치페이스가 기존 애플워치와 시리즈2 버전에도 제공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간밤에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아직 정식 버전이 배포되지 않아 마지막 베타 버전에 해당하는 GM 펌웨어로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베타 프로파일을 워치에 설치하면 OTA로 업데이트가 가능해지는데, 그전에 아이폰의 소프트웨어도 iOS 11로 업데이트 해야해서 시간이 좀 더 걸렸습니다.
- 아이폰도 iOS 11로 업데이트 했어요 -
업데이트는 아이폰의 애플 워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집니다. 베타 프로파일을 설치한 후 재부팅하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watchOS 4 베타 업데이트 알림이 뜨더군요. 업데이트 방법은 간편하지만 늘 그랬듯 워치 OS 업데이트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길게는 두 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했는데, 이날도 업데이트를 실행해 놓고 잠들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새로운 워치 페이스가 씨익 하고 맞이하더군요.
아이폰의 애플워치 앱에서 새롭게 추가된 워치 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Siri 워치페이스와 만화경 워치페이스는 모든 모델에 적용되는 것이며, 에르메스 페이스는 에르메스 에디션에만 적용됩니다. 사실 저 워치 페이스만 유료로 판매하면 더 큰 환영을 받았겠지만, 그렇다면 에디션의 의미가 없겠죠. 제가 에르메스 에디션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도 저 워치페이스였습니다.
이로서 애플 워치 에르메스의 전용 워치페이스는 기존 CLIPPER, CAPE COD, ESPACE 셋에 새로운 CARRICK이 더해져 총 4종이 됐습니다. 물론 인덱스 색상과 형태 등 커스텀이 가능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화면은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기존의 워치페이스가 모두 아라비아 숫자 기반의 인덱스였던 것과 달리 이번 CARRICK은 로만 인덱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적용했을 때 전보다 드레시해보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게 또 그리 딱딱한 로마 숫자 디자인이 아니라 의외로 캐주얼한 느낌이 더 강합니다.
- CARRICK 워치페이스의 커스터마이징 -
LTE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시침과 분침은 전과 동일하게 회색으로 표시되며 초침의 색상 역시 오렌지색입니다. 인덱스 컬러도 회색/오렌지색 두가지로 변경이 가능하고요. 큰 변화 없이 새로운 워치 페이스가 하나 더 생긴 것뿐이지만 이 디자인이 만족스러워서 업데이트한 보람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watchOS 4의 새로운 워치 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토이스토리의 캐릭터가 나오는 워치 페이스는 미키/미니 마우스에 이은 킬러 컨텐츠가 될 것으로 보이고, 사진을 독특하게 변환시켜 기하학 무늬를 만드는 만화경 워치페이스도 패셔너블한 매력으로 스포츠/스테인리스 모델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세 가지로 돌려 사용했던 워치 페이스에 하나가 더 는 것만으로도 애플 워치가 전보다 더 근사해졌습니다. 기분 탓인지 업데이트 성과인지는 몰라도 전보다 동작도 좀 쾌적해진 것 같고 배터리 역시 이제 하루는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으니 시리즈 3에 대한 욕심이 사라집니다.
사용할 땐 큰 감흥이 없으면서도 정작 다른 시계를 착용하면 내심 허전한 스마트워치. 논란이 여전하지만 어느새 웨어러블 디바이스 역시 제법 한자리를 꿰찬 것 같습니다. 다음 버전에서 또 다른 워치페이스를 기대해봐도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