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식사를 초밥으로 정한 날, 일찍 찾아오는 허기에 여섯시가 되자마자 식당을 찾아 왔습니다. 이렇게 스시를 먹는 날은 밥을 먹기 전부터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다녀온 곳은 신설동역 앞에 있는 초밥집 '스시광'입니다. 신설동역 2번 출구 앞 골목길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한적한 골목길 분위기에 식사가 더욱 즐겁습니다. 신설동에는 유독 역사 깊은 맛집이 있는데 이곳도 이름 알려진 집이 될 수 있을지 기대 해봐야 겠네요.
초밥뿐 아니라 생선회, 우동 등 다양한 일본 음식을 파는 곳입니다. 일본 음식점 분위기 물씬 나는 실내에는 바와 테이블 좌석이 있어 원하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바에 앉으면 일식집 온 분위기가 좀 더 날 것 같다는 짝꿍의 말에 주방장님과 마주보는 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문한 메뉴는 이 곳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특초밥'과 왕새우 초밥입니다. 다양한 종류에 주방장님의 솜씨가 더해진 특초밥 세트는 이 곳에서 가장 추천하는 메뉴입니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 나온 샐러드와 죽, 장국입니다. 식전음식에 대한 기대 이상으로 가운데 죽이 맛있었어요. 여쭤보니 사골국물로 맛을 낸 죽이라고 합니다.
기분좋게 식사를 시작합니다.
바 좌석에 앉으면 이렇게 초밥을 쥐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넉넉한 인상의 주방장님은 조밥을 쥘 때 손바닥으로 경쾌한 소리를 내시며 리드미컬하게 초밥을 쥐시더군요.
첫번째 메뉴인 특초밥이 나왔습니다. 총 12개의 초밥은 광어부터 연어, 새우, 참치, 장어에 소고기 초밥까지 종류가 무척 다양합니다. 다른 곳에서도 이런 모듬초밥을 자주 먹는 편인데 비슷한 메뉴 구성이면서도 중간중간 궁금증을 자아내는 초밥들이 보였습니다.
열두개의 초밥을 훑어보는 것만으로 식사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오릅니다. 초밥이 참 예쁘게 생겼습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명이나물을 두른 참치 초밥과 묵은지를 올린 생선 초밥입니다.
새우를 좋아하는 짝꿍이 주문한 왕새우 초밥입니다. 넉넉한 크기의 새우초밥이 접시 가득 놓여있는 것을 보니 왠지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서울의 초밥집들에서 먹은 모듬 초밥은 접시만 다르지 구성도 맛도 대부분 비슷하지만 이 곳의 초밥은 조금씩 주방장의 아이디어가 더해진 것이 좋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광어초밥은 생선살과 함께 지느러미를 밥 위에 올려 식감을 더했고 연어 초밥은 일반적인 양파와 소스를 올린 것과 함께 유자청을 올린 초밥을 추가해 선택하는 즐거움을 줬습니다. 장어초밥과 소고기 초밥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 느낌 때문에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많은 초밥집에 가본것은 아니지만 스시광의 특초밥은 우리가 기대하는 다양한 초밥의 맛에 명이나물과 유자청, 묵은지 등 신선한 시도를 통해 그동안 쉽게 경험하지 못했던 초밥의 맛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종종 저는 팔짱을 끼고 이 초밥의 맛을 음미하기도 했습니다.
신설동역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초밥집, 맛도 좋아서 주변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