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방 샀습니다.
에코백을 주로 매기 시작 하면서 가방 욕심이 없어졌는데, 가끔 여행을 가게 되면 카메라며 잡다한 소지품 등을 넣고 가볍게 맬 가방이 필요했거든요.
그래서 작년 홍콩 여행 때 캉골의 힙색을 구매했고(http://mistyfriday.kr/2530), 그동안 잘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해리스 트위드 슬링백에 큰 불만이 없음에도 새 가방을 구매한 이유는 음,
갖고 싶었습니다.
투미의 Alpha Bravo 라인, 모델명은 Monterey Sling 입니다. 색상은 히코리, 발틱블루, 에스프레소 등이 대표적이며 제가 구매한 색상은 카모플라쥬 패턴이 들어간 카모(Camo) 모델입니다.
지난해 디자인과 소재가 소폭 변경되면서 새롭게 추가된 색상입니다. 히코리 모델을 구매할 계획이었습니다만 신모델이기도 하고 평소 카모 패턴을 좋아하는데다 밝은 탄(Tan) 색상 택과의 조화가 마음에 들어서 이 모델을 구입하게 됐죠.
역시나 이렇게 간편하게 매는 가방입니다. 투미 가방은 아주아주 큰 보따리 '르준(Alpha Bravo Lejeune)' 백팩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여행짐 쌀때나.
저같은 덩치가 매기에도 많이 작지 않아 좋습니다.
- 연쇄 할인마 모드 발동 -
간만에 면세점 사이트를 샅샅이 뒤져가며 적립금을 모으고 또 모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대 할인 적용을 받아 냈습니다.
원치 않는 회원 가입이며 어플리케이션 설치 등, 험난한 시간이었어요. 그렇게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후쿠오카로 출발-
아침 비행기라 공항에서 밤을 샜는데, 이 가방 때문에 아침이 더 기대 됐습니다.
여행용 가방이므로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뜯어서 열어 봅니다.
투미 특유의 짱짱한 소재 그리고 생각보다 튀지 않는, 중후한 카모플라쥬 패턴이 눈에 띕니다. 더불어 네임택의 산뜻한 색상까지도요.
크기는 생각한 것보다 좀 더 작았습니다. 제원상 크기는 37 x 25.5 x 12.75 cm 입니다. 크기가 사실 가장 중요했는데, 요즘 쓰는 맥북 12인치를 수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거든요.
그래서 포장을 풀자마자 맥북을 넣어 보았습니다. 다행히 맞춤인듯 딱 들어갔어요.
투미의 방탄 나일론 재질을 처음엔 무척 싫어했습니다. 나일론 재질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가 매우 낮았던 데다 비싼 가격대비 제가 본 가방들이 죄다 '아저씨' 가방 같았던 탓도 있고요.
르준 백팩을 통해 이 생각이 조금 바뀌었고, 특유의 내구성과 기능성 때문에 요즘은 매우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카모 패턴은 가방 전체에 적용돼 있는데 아무래도 가방이 작고 지퍼 좌/우 소재가 검정색 나일론 벨트로 되어 있어 카모 패턴이 많이 튀지 않습니다.
투미 가방답게 지퍼는 매우 튼튼합니다.
좌 우로 주머니가 두개 있습니다. 작은 주머니는 내부 포켓이 나뉘어 있는 소지품 주머니, 쉽게 여닫을 수 있는만큼 가장 자주 사용하는 주머니가 될 것 같습니다. 큰 주머니는 내부에 방수천이 적용돼 있어 우산을 넣기 좋은 사이즈입니다. 요즘은 물과 차를 넣은 텀블러를 넣고 다니는데 크기가 맞춤처럼 딱 맞아 유용합니다.
둥글게 모양이 잡혀있는 가방의 내부는 가방 크기에 비해 넉넉한 편입니다. 웬만한 크로스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납 능력.
안에는 지퍼로 지류, 서류 등의 중요 소지품을 좀 더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주머니가 하나 더 마련돼 있습니다.
스트랩은 사진처럼 Y자 형태인데 사실 여기서 많이 실망했습니다. 가방 전체 완성도에 비해 스트랩 체결 방식이며 착용감이 무척 떨어집니다.
리뉴얼 되기 전 구형 버전은 가죽을 덧대 착용자의 목을 보호했는데 신형 제품은 타이트하게 매면 스트랩에 목이 쓸려 매우 불편합니다.
물론 길이 조절은 가능합니다.
네임택에 이니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르준 백팩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추가 네임택도 하나 더 들어있어 반가웠습니다.
참, 가방 아랫쪽에 가방을 덧대 내구성이 구형보다 조금 더 좋아졌다고 하네요. 물론 디자인 상으로도 가죽을 덧댄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여행 보따리가 된 르준 백팩과 크기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별 차이가 나지 않아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두 가방의 크기 차이는 매우 큽니다.
특히 두께 때문에 르준 백팩은 채우다보면 그야말로 '거대'해지거든요. 슬링백은 부담없이 맬 수 있는 크기입니다. 여성이 매도 무리가 없습니다.
일본 여행간 내내 이 가방에 카메라와 여권, 지갑, 배터리 등 소지품을 넣고 다녔는데 생각보다 크기가 넉넉했고 특히 크로스백에 비해 활동이 자유로운 슬링백의 장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아, 비도 몇 번 맞았는데 소재 덕분인지 소지품이 젖거나 가방 모양이 망가지는 등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반신반의한 구매였지만 생각보다 무척 마음에 들어서 서울에서도 종종 가지고 다닙니다. -오늘도- 특히 12인치 맥북을 들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이 가방도 르준만큼 오래, 질리지 않고 사용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에 이니셜을 뭘로 새길지 고민을 해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