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만으로 제 가슴을 설레게 하는 저 빨간 로고. 이건 제 것이 아니지만 선물하는 즐거움 때문에 괜히 상자만 봐도 흐뭇합니다. 짝꿍의 라이카 D-LUX Typ 109용 케이스를 주문했습니다.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녀는 카메라보다 케이스가 마음에 들어 그 카메라를 선택했다고 하더군요. 다름 아닌 이 전용 레더 케이스가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D-LUX 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상자를 열면 보기만 해도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부드러운 코냑 색상의 가죽 덩어리(?)가 눈에 띕니다. 동그란 원통 마개 위에는 제가 더없이 사랑하는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막상 실물을 보니 제가 더 욕심이 날 정도입니다. -나는 카메라도 없는데-
라이카 D-LUX 시리즈는 Typ 109를 통해 이름뿐 아니라 기존 1/1.7" 이미지 센서의 똑딱이 틀을 벗어 던지고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의 하이엔드 카메라로 격상 됐는데요, 향상된 화질과 성능만큼 본체 크기와 무게도 기존 시리즈에 비해 증가했습니다. 때문에 기존 D-LUX 케이스를 사용할 수 없어 새롭게 전용 케이스가 출시됐습니다. 물론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그 디자인은 그대로, 크기만 커졌습니다.
아, 혹시 이 케이스의 주인 라이카 D-LUX typ 109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제 지난 포스팅을 보시면 참고가 되실 거예요.
D-LUX Typ109 용 레더 케이스를 처음 받아 보았을 때 이전 케이스보다 상당히 커진 외형에 놀랐습니다. 하지만 크기가 커진만큼 소위 간지(?) 역시 기존 케이스를 압도합니다.
전작격인 D-LUX6와 전용 케이스, 시리즈는 바뀌었지만 사용자 경험을 그대로 제공하는 것은 충분히 칭찬할만 합니다.
부드러운 가죽과 매력적인 코냑 색상은 사진으로 볼 때보다 실물이 훨씬 매력적입니다. 사실 사진과 실물과의 괴리를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인데 이 케이스만큼은 가죽 품질과 특유의 색상에 반하게 되더군요. 돌출된 렌즈 덮개 부분에는 라이카 로고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카메라 전체를 보호하는 캐링 케이스 형태로 가방 안에 넣을 때 카메라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하프 케이스와 비교할 때의 장점입니다. 이 순수한 코냑 컬러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만 가죽 특성상 시간이 지나며 진하게 태닝되면 지금보다 더 멋진 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여행과 일상에 카메라를 휴대하기 쉽도록 스트랩이 함께 제공됩니다. 여성분들이 이 케이스를 크로스로 매면 그렇게 매력적이더라고요. 좌측 고리를 통해 연결되는 형태로 길이 조절도 가능합니다. 연결부가 그래도 꽤 튼튼해 보이죠?
내부는 카메라 손상을 방지하도록 부드러운 스웨이드 소재로 되어 있습니다. 부드러운 감촉이 손을 대어 보아도 참 좋습니다. 하얀 색상은 사용하면서 점점 때가 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깥 가죽이야 태닝되면 더 멋지겠지만 안쪽은 스웨이드 재질에 색상까지 너무 환해서 때가 타면 그리 예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은 눈으로도 그 보드랍고 포근한 질감이 느껴지는 속살을 감상하도록 합니다. 안쪽은 돌출된 뷰파인더에 맞게 카메라를 단단히 고정하는 틀이 덧대져 있습니다.
짝꿍은 카메라보다 이 케이스를 더 마음에 들어했고 그건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쓰는 카메라는 이런 매력적인 케이스가 없어 이렇게 대리만족 해 봅니다. -라이카는 Q 케이스 안 만들고 뭐하냐-
나중에 짝꿍의 소감과 케이스 체결 사진, 그리고 시간이 지나 태닝된 모습 등을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에 살다 살다 카메라보다 케이스가 더 마음에 드는 건 처음이에요.
장착사진 - 1, 역시 잘 어울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