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처럼 생기지 않아도 돈처럼 쓸 수 있는 것은 평소보다 더 과감한 선택을 하게 합니다. 안에 채워진 돈을 다 쓴 후에도 왠지 조금 더 가지고 있고 싶은 빨간색 이 선불 카드는 멜버른으로 떠나기 전 금액을 훨씬 웃도는 지출을 하게 했지만 뇌에는 '만원이나 싸게 구매했다'는 흐뭇함만 남았습니다. 운 좋게 생긴 선불 카드가 가져온 작지 않은 힘이었습니다. 더불어 수많은 여행객들처럼 저도 면세점을 이용하는 뿌듯함까지 얻은 괜찮은 경험이었고요.
걱정이 많은 편이라 늘 공항에 일찍 도착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티켓을 받고 수속까지 마친 후에 시계를 보며 자주 남은 시간을 야속해합니다. 꽤 오래 떠돌다 탑승 게이트 앞에 앉아도 아직 한시간 넘게 남았습니다. 이럴때 할 수 있는 것을 꼽는다면 '떠나기 전의 즐거움'을 느껴보는 것이 되겠죠, 그것은 공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되겠고요.
떠나는 즐거움이야 손에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타도타도 신기한 비행기 타는 재미와 산해진미도 아닌데 자다가도 깨서 배가 안 고파도 꼭 챙겨먹는 기내식, 자주 오는 곳이 아니기에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공항 구경까지. 어쩌면 여행은 도착지에 닿기 전 공항에서부터 시작된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에게 이것들보다 더 큰 재미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돈 쓰는 재미.
여행자의 '특권'처럼 되어버린 면세점 쇼핑은 여행 못지 않은 즐거움입니다. 평소에는 비싸서 쉽게 구매하지 못하는 것들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데다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가 한 곳에 보여있으니 비행기 탑승 전 눈요기 하기에도 무척 좋습니다. 때문에 이 '면세점 쇼핑'이 어느새 여행 문화에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 되었고 최근에는 그 비중이 점점 커져가는 기분입니다. 저도 요즘 비행 일정 나오면 인터넷 면세점 사이트부터 들어가게 되니까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여행 기분'에 마음이고 지갑이고 모두 활짝 열려 크게 필요하지 않는 것도 '이 기회에' 구매하기도 합니다. 종종 여행 경비 못지 않은 금액이 이 면세점 쇼핑으로 지출되기도 하고요.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한 저는 면세점 이용법도 잘 모를 정도로 초짜인데다 평소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덕에 주로 떠나기 직전 면세점 페이지의 '3시간 전 샵'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항 탑승동에 있는 면세점을 이용한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시중보다 확실히 '싸다'는 매력 때문에 여행 때마다 빠지지 않고 기웃기웃하고 있죠. 이번 여행에는 공항 탑승동의 롯데 면세점을 이용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주로 술 심부름만 하던 제게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멜버른 여행을 떠난 기간에 마침 롯데 면세점 인천공항 탑승동 그랜드 오픈 기념으로 500달러 이상 구매고객에게 선불카드 1만원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외항사 출국을 위해 이용하는 탑승동에 위치한 롯데 면세점이 있었다는 것을 그동안 알지 못했는데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고 탑승 게이트와도 가까워서 외항사를 이용할 때는 앞으로도 이쪽을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1만원 선불카드는 인천공항점 외에도 소공, 월드타워, 코엑스, 부산점 구매 고객에게도 증정된다고 합니다.
외항사를 이용할 경우 기차를 타고 건너 탑승동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면세점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조금 일찍 넘어가도 충분한 즐길거리가 있다는 것이 반갑습니다.
평소 따분히 탑승 시간만 기다리던 제게 이 1만원 선불카드는 묘한 '활력'을 가져다 줬습니다. 비행기에 타기 전 꼭 써야하는 이 만원을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을지에 대한 즐거운 고민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우선은 121번 게이트가 있는 외항사 탑승동으로 이동해 고민해 보기로 했습니다.
외항사 탑승동에 있는 롯데 면세점 풍경입니다. 기차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자마자 눈 앞 가득 펼쳐지기 때문에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위치에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들 구매하시는 화장품과 향수는 물론 액세서리와 선글라스 패션잡화까지 대부분의 상품이 탑승동 끝에서 끝까지 전 구역에 걸쳐 분포돼 있습니다. 메인 탑승동보다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어 쇼핑하기 쾌적한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선불 카드를 들고 고민하다 액세서리 코너로 향하기로 합니다. 화장품을 비롯한 액체류의 경우 항공사와 국가에 따라 엄격하게 제한되는 경우가 있으니 유의해야한다는 설명을 듣고 과감히 액체와 그 비슷한 것들을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액세서리 코너에 있는 판도라 매장에 갔습니다. 아저씨에게는 '이름만 들어본' 브랜드였는데 운 좋게 생긴 만원 선불카드로 뭔가 의미있는 쇼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팔찌로 이름을 들어본 브랜드인데 생각보다 이런저런 상품들이 많았습니다.
사실은 지나가던 길에 롯데면세점 내에 있는 이 판도라 매장을 보고 짝꿍이 맘에 든다고 했던 반지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들어간 매장에서 어렴풋한 기억 속의 그 반지를 찾는데 적지 않게 애를 먹었고 그 다음엔 반지 사이즈를 추측 하느라 또 한바탕 땀을 흘렸습니다. 외국어로 대화하는 것보다 힘들었던 여성 액세서리 구매를 나름 무사히 마치며 가지고 있던 만원 선불카드를 내밀었습니다. 현금과 동일하게 만원 할인을 받았고 나머지 금액을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분명 선불카드 금액의 몇배를 결제했는데도 선불카드의 착시 효과인지 꼭 공짜로 받아든 묘한 기분과 함께.
- 만원 선불카드가 진짜로 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
- 너무나도 기뻐 손이 떨렸다고 합니다 -
그렇게 선불카드 덕분에 구매를 결정하고 저렴하게 구매한 판도라의 반지는 혹여 여행가방 속에서 종이 가방 구겨질까 조심히 챙겼고 마침 귀국 다음날인 3월 14일 화이트 데이에 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두 세번을 끼웠다 빼는 추태(?)에도 짝꿍은 기분 좋은 웃음으로 받아줬고 결과적으로 만원 선불카드는 3월의 평화를 가져다 줬습니다. 고급 브랜드들이 넘치는 면세점에서 만원 선불카드는 생각하기에 따라 큰 가치가 없어 보일수도 있지만 이렇게 활용하기에 따라 금액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인터넷 면세점만 이용하던 제게 빨간색 만원짜리 카드가 가져다 준 즐거운 고민과 선물을 고르는 설렘, 여행에서 돌아와 전하는 행복 그리고 그 후의 미소와 평화까지. 멜버른 여행의 시작 전과 끝 다음에 있던 또 하나의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외항사를 이용하는 분들은 4월 14일까지 진행되는 만원 선불카드 증정 이벤트를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아아, 면세점이 이토록 좋은 곳이었군요.
[감각적인 도시 멜버른, 첫 여행기 전체보기]
#1 호주 멜버른 여행의 첫번째 준비물 소개, 올림푸스 OM-D E-M10 Mark II
#2 떠나기 전 밤에 적는 이야기, 멜버른 여행 D-Day
#3 감각적인 도시 멜버른, 여행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4.1 떠날 준비 첫번째, 멘도자 STAR-LITE 23" 캐리어 가방
#4.2 떠나기 직전, 롯데면세점 선불카드로 구매한 선물
#4.3 멜버른 여행을 위해 준비해 본 포켓 와이파이 (와이드 모바일)
#5 올림푸스 E-M10 Mark II로 담은 멜버른, 그 시선의 평가
#6 첫날,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기까지 (호주 여행 간단 정보)
#7 첫 멜버른 여행의 추억을 담은 3분 30초 동영상
#8 멜버른 여행의 시작과 끝, 페더레이션 광장 (Federation Sqaure)
#9 멜버른의 커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디그레이브 스트리트(Degraves Street)
#10 멜버른의 대표적인 축제,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 (Food & Wine Festival)
#11 먹고만 오기에도 짧은 멜버른 여행 (먹거리 소개)
#12 누군가에겐 인생의 버킷 리스트, 호주 그레이트 오션 워크
#12.2 그레이트 오션로드 그리고 로치아드 협곡 (Loch Ard Gorge)
#13 그레이트 오션로드 12사도상 (12 Apostles), 하늘 위에서 본 호주의 대자연
#14 올림푸스 터프 카메라 TG-870으로 담은 호주 패들보드 체험
#15 지구 남반구 최고의 전망대, 멜버른 유레카 스카이덱 88 (Eureka Skydeck 88)
#16 '미사거리'로 유명한 멜버른 예술거리 호시어 레인(Hosier Lane)
#18 금빛 시대로의 시간 여행, 소버린 힐 (Sovereign Hill)
올림푸스한국 ㈜ http://www.olympus.co.kr/imaging
호주정부관광청 http://www.australia.com/ko-kr
호주빅토리아주관광청 http://kr.visitmelbourne.com
롯데면세점 www.lottedfs.com
'이 포스팅은 올림푸스한국㈜, 호주정부관광청, 호주빅토리아주관광청, 롯데면세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