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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 (Typ 240)
이 카메라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척 간단하지만 매우 어렵기도 합니다. 적잖은 사람이 한번쯤 꿈꾸는 빨간 로고의 클래식한 카메라. 이렇게 단 한 줄로 설명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으로도 걸출한 작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현재에 이 크고 무거운 카메라는 별 기능도 없이 과거 종군 기자들이 만들어준 이름값을 바닥까지 긁어 팔아먹고 있는 '자본주의 욕망의 심볼’이라 해도 크게 반박할 말이 없습니다. 현재도 이 카메라를 이름보다 가격으로 기억하는 분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말이죠.
하지만 이것은 여전히 아주 인기 있는 카메라이며 그 가치는 단순히 '장사치의 기술’로 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도 이 카메라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입니다. 혹 이들이 이러한 ‘실체 없는 가치'에 대해 좀 더 깊이 이야기하고 싶은 상대를 발견하게 되면, 이 무거운 쇳덩이를 책임지고 있는 ‘포토그래퍼’ 즉 ‘나'에 대한 이야기가 필연적으로 꺼내어 펼쳐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듣기에 무척 길고 지루 한데다 잘 참는다 해도 결국 결론을 내는 데 실패 합니다.
‘그래서 이 카메라가 왜 좋다는 거야?'
이 카메라를 어느정도 알게됐다 싶을때 평가하고 싶어 미루고 미뤘던 것이 일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카메라는 제게 무척 낯선 카메라이고 쉽게 제게 속을 내보이지 않는 물건입니다. 사용할수록 결국 이 카메라를 제가 길들일 수 없을 것 같아 현재까지 느낀 이 사진기의 가치에 대해 설익은 평가를 해보려 합니다.
깡통 카메라의 오만함 혹은 뻔뻔함에 대해
‘깡통’이라는 말이 딱 알맞습니다. 그나마 단단하고 예쁜 황동 껍데기에 별볼 것 없는 카메라의 그야말로 기본적인 기능만 넣어 만들어진 카메라가 라이카 M입니다. 2400만 화소 35mm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 1953년부터 생산된 수십종의 라이카 M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M 마운트 시스템. 라이카 M (Typ 262) 출시로 이제 한 페이지 전 제품이 된 라이카 M (Typ 240)이 가진 장점은 이 둘 뿐입니다. 오랫동안 고수했던 ‘필름’이 ‘디지털 이미지 센서’로 바뀐 것 외에는 22년 전 출시된 M7과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 너를 처음 만난 날 -
- Summicron-M 35mm ASPH 렌즈와 -
- Summilux-M 50mm ASPH 렌즈와 -
- Elmarit-M 28mm pre-ASPH 렌즈와 -
LEICA M Typ 240의 주요 사양을 살펴보면,
- 디지털 Rangefinder 카메라
- LEICA MAX 2400만 화소 CMOS 센서
- LEICA MAX 2400만 화소 CMOS 센서
- 노출 제어 A / M
- ISO 200 ~ ISO 6400 (확장 ISO 100 지원)
- ISO 200 ~ ISO 6400 (확장 ISO 100 지원)
- 1/4000 - 60초, 동조 속도 1/180초
- 3fps 연속촬영
- 3fps 연속촬영
- 1920 x 1080 동영상 촬영
- 3인치 92만 화소 TFT LCD
- 노출 보정 -3 EV ~ +3 EV
- 노출 보정 -3 EV ~ +3 EV
- 139 X 42 X 80mm
- 680g
- 680g
M8/M9에 이은 세번째 디지털 M 시리즈로서 센서 기술의 발전으로 고화소 도입, 고감도 이미지 품질의 향상이 이뤄졌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 한정된 M 시스템 안에서의 얘기일 뿐 ISO 3200의 고감도 이미지는 손바닥만한 콤팩트 카메라보다 못할 때도 많습니다. LCD를 이용한 라이브 뷰 촬영이나 있으나 마나한 Full HD 동영상 기능은 오히려 ‘M 시스템의 품격을 훼손 시킨다’는 거센 반발을 받아 최신 제품에선 다시 삭제 되는 수모를 겪었고 Wi-Fi 무선 통신이나 터치 스크린같은 최신 기능은 이제 감히 추가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초라함을 ‘본질에 대한 질문’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한 라이카의 뻔뻔함에 박수를 보냅니다. 고성능 센서와 편의 기능을 넣는다고 그 본질이 손상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본질은 사진기가 아닌 사진가 안에 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 빈약함이 '얼마 남지 않은 것'들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분명히 겪었습니다. 이 카메라로는 필터 효과나 파노라마 사진을 찍을 생각을 감히 해 보지도 않았고, 스마트폰과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열악한 JPG 이미지 덕분(?)에 필름 인화 못지 않은 RAW 보정 과정을 거쳐야 사진 한 장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가격을 생각하면 정말 오만하기 짝이 없지만 이제는 그 답답함과 기다림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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