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이전에 온 적이 있습니다, 네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명한 곳인줄 몰랐습니다. 점심 때를 조금 지나 방문하니 손님 하나 없어 '실패다'하며 주문했던 기억이 생생하거든요.
게다가 메뉴판에 있던 사진도 영 별로여서 왠지 여기선 라멘을 먹으면 안될 것 같아 우동을 시켰습니다. 다행히 우동은 괜찮았어요.
후에 검색해보니 이 곳이 홍대에선 꽤나 유명하다는, 게다가 호불호가 강한 라멘 특성을 감안하면 특이하게도 다들 좋은 평을 하시던 곳이더군요.
그래서 홍대 근처에 방문했을 때 들러 보았습니다. 마침 아슬아슬 본격적으로 인파사 몰릴 시간 전에 도착해서 제 몸 하나는 끼울 수 있었죠.
일본풍 물씬 풍기는 소품- 은 구석구석 몇 개가 있습니다. 이런 라멘집이 흔해서 그런지 크게 신기하지는 않습니다.
새 카메라로는 평소에 굳이 찍지 않던 것들을 찍습니다. 기본 반찬 같은 것들이요.
첫 방문에는 역시나 '시그니처 메뉴'를 시키는 게 좋겠다 싶어 나고미 라멘을 시켰습니다.
흔한 돈코츠 라면 비주얼에 위에 미숫가루(?) 같은 것이 올라가 있습니다. 먹어보니 마늘 플레이크더군요.
아지타마고가 반쪽으로 두 개 올라가 있는 게 좋았습니다.
가격은 7000원으로 기억합니다.
일단 보기에는 흔히 보던 '라멘'입니다. 영락없는.
먹으면서 고개를 갸웃갸웃 해봅니다. 맛은 있습니다만 특별한 느낌은 없습니다. 국물이 얼큰하지만 이건 왠지 이 날 비가와서 더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짠 편입니다. 국물을 계속 먹다보니 특유의 개운한 느낌이 조금씩 전해집니다. '아 이래서 맛있다고 하는구나' 중얼거렸습니다.
위에 올린 마늘 플레이크는 느끼할 수 있는 돈코츠 라멘 맛을 잡아줘서 좋았습니다. 다만 이 이상 들어가면 오히려 라멘 맛을 가려버릴 것 같아 마늘 향보다 본래 라멘 맛을 좋아하신다면 조금 덜어내 드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차슈는 아주아주 평이한 편입니다, 두껍지 않고 특별히 녹는 맛도 아니었어요.
이 라멘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면'이었습니다. 면 익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약간 덜 익힌' 면으로 주문하니 씹는 식감이 좋고 밀가루 특유의 먹먹한 느낌이 짠 국물과 잘 어울렸습니다. 면은 1회 무료로 추가할 수 있어서 양도 나쁘지 않았고요.
제게는 이 라멘집이 베스트는 아니지만 다른 라멘에 비해 '호불호'가 덜하다는 평에는 동의합니다. 매우 무난한 라멘이고 느끼함을 싫어하는 분들을 위해 마늘을 추가한 것 역시 대중적으로 먹힐만한 요소입니다.
이제 또 어딜 가 볼까요?
제가 가는 속도보다 라멘집 생기는 속도가 더 빠르네요.